올해로 사장이 된지 10년차를 맞는다.
아주 어릴 적부터 막연히 나는 사장이 되겠구나 생각했다. 대학 졸업 후 몇몇 직장을 경험하고 서른초반에 좋은 기회를 얻어 창업했다. 물흐르듯 자연스러웠다. 사무실을 얻고 직원을 구하는 일 이외 대부분은 직장에서 하던 일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래서 거의 흔들림없이 매일을 직장생활을 할때와 똑같이 성실하게 일만 했다. 그렇게 3년쯤 되던 어느 날 출근길에 문득 하늘이 정말 파랗고 나뭇잎 사이로 햇살이 반짝거렸고 이 모든 것이 온전히 나를 위한 것이라고 확신했다. 하얀색 중형 외제차를 타고 비록 전세집이었지만 서울에 있는 번듯한 30평짜리 아파트 주차장을 빠져나와 내 사무실을 향해 가고 있는 나는 서른의 나 보다 얼마나 많이 발전했고, 얼마나 성공했는가. 이 모든 게 진짜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는 것을 온 몸으로 실감했고 믿을 수 없을만큼 행복했다. 그 순간이 내가 기억하는 꿈이 이루어진 순간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을 잊고 말았다. 막연하게 스무살쯤 사업가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하고 10여년만에 진짜 사업가가 되었는데 그 다음엔 무엇을 이룰지 내 스스로에게 묻지 않았다. 바로 그 순간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내 인생이 충만하다고 느꼈는데 그 시기에 무엇을 도전했다면 분명히 성공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이후로 빵빵하게 부풀었던 풍선에서 바람이 빠지듯이 천천히 에너지가 소진되어 갔다.
여전히 나는 하늘이 유난히 파랗고 나뭇잎이 반짝거리던 날 출근하던 그 회사에 출근한다.
사무실을 이전했고 다른 직원들이 의자를 채우고 있지만 그날의 그 회사와 조금도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여전히 인력난에 허덕이고 그러면서도 계약 수주에 목마르고 안정과는 거리가 멀다. 이제 새로운 성공기를 만들 시간이다. 새로 시작하기에는 사실 과하게 좋은 조건이 아닌가.
성공한 사람들은 모두가 성공한 후에 과거를 회상하며 성공 후기를 쓴다.
오히려 나는 그 이후가 궁금하다. 그렇게 본인이 원하던 것을 얻은 이후의 삶은 어땠는지, 다른 무엇에 도전했는지 지금 이 순간 그들은 무엇을 결심하는지. 그래서 정직하게 나의 매일을 기록해보기로 했다. 내 작은 성공을 그들의 성공과 견주는 것이 아니다. 단지 나는 내가 바라던 소박한 것을 이룬 후 무지의 상태로 10년을 보냈고 그 이후의 삶이 더없이 행복했지만 다시 한번 그 파란 하늘과 반짝이는 나뭇잎의 순간을 느끼고 싶을 뿐이다.
변화하려면 행동하라고 했던가.
다른 10년을 살 에너지를 충전하기 위해 내가 도전하는 과제는 300일의 실천을 하고 300일의 기록을 남기는 일이다. 누군가의 성공담을 후기로 전해듣는 것보다 라이브로 생중계된다면 더 호감가지 않을까. 누구나 성공하고 나면 작은 실패들은 쉽게 잊는다. 하지만 작은 실패들이 그들의 성공을 가능하게 했을 것이다. 누군가 독자가 있다면 매일 실시간으로 나의 실패담을 엿보기 바란다. 어떻게 실패하고 어떻게 또 일어나는지.
바로 지금 이 순간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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