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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금 외국계 부동산 투자회사에 다니고 있습니다. 외국에서 학위를 딴 것도 아니고 해외에서 길게 유학을 가본 경험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외국계 회사를 잘 다니고 있습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누구나 다 알만한 프로젝트인 IFC Seoul의 자산관리자로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부동산 자산관리에 대한 책 <한국 부자들의 오피스 빌딩 투자법>을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너무나도 평범한 제가 어떻게 이 곳에서 일하게 되었고 책도 쓰게 되었는지 저도 가끔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곤 합니다. 그래도 혹시 다른 저와 같은 길을 가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까 하는 마음에 제가 지나온 길들을 살펴봤습니다.

특별하지도 않은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평범한 사람도 어떻게 하면 좀 더 나은 곳에서 일을 할 수 있는지 궁금하신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짧은 글을 통해 저와 같은 고민과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게 조금은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단편적으로는 영어를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고민하는 분들에게 실마리를 제공해 줄 수도 있을 것이고 어떻게 보면 자기계발에 대한 방법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저는 아직까지도 이 부분에 있어서는 계속 진행형입니다. 어제 부족했던 것을 오늘 채우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스스로 크게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것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노력을 하는게 정답일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겪은 작은 경험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 나의 슬픈 흙수저 스펙 

처음 부동산 업계를 알고  호기심에 지원했을 때는 정말 무모했습니다. 그 당시 저는 지금으로 말하는 소위 흙수저 스펙이었습니다. 저를 폄하하는 것은 아니고 그냥 말하자면 그 정도로 크게 내세울 만한게 없었습니다. 지원한 곳은 부동산 관련 회사였는데 전공은 국제통상이었습니다. 말이 좋아 국제통상학과이지 그냥 무역학과였습니다. 그렇다고 학점이 좋은 것도 아니었습니다. 졸업 학점은 열심히 계절학기를 통해 매꾼 3.4점이었습니다. 그랬던 것은 대학교에 입학하고 나서 연속으로 3번이나 학사 경고를 받으며 일반적인 학생들의 수준 밑을 맴돌고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학교에 가지 않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매일 나갔으나 수업에 들어가는 날이 적었을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별게 없는 상황이었지만 무역영어, 국제무역사, MOUS 자격증, 토익 865점 등 안간힘을 써서 뭐라도 이력서에 써보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자기 소개서도 성심 성의껏 저의 성실함을 강조할 수 있도록 준비를 했습니다. 그리고 어느날 우연히 웹써핑을 하다가 찾게된 부동산 자산관리 회사의 구직광고를 보게 되었고 이런 신기한 직업도 있구나 하고 지원을 했습니다. 

그리고는 운좋게 면접까지 보게 되었습니다. 2명을 뽑는 자리에 10명의 면접자들 중에서 당당하게 비전공자 2명이 합격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그곳에서 부동산 회사에서 첫 사회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왜 저를 뽑으셨냐고 담당자 분께 여쭤 봤습니다. 부동산 회사에는 부동산 전공자들이 많은데 이 번에 신규 프로젝트를 시작하는데 새로운 시각을 가진 사람이 필요했고 그래서 비전공자인 저도 운좋게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 외국계 회사에 들어가는 법

새롭게 시작하는 프로젝트는 외국계 부동산 펀드가 투자한 전국의 38개 부동산을 관리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때 처음으로 외국계 회사와 함께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소위 말하는 갑이 펀드를 운영하는 외국계 회사였고 저는 국내회사 소속의 을이었습니다. 

그리고 일을 하다 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슷한 일을 하고 있는데 저 분들은 나보다 더 좋은 환경과 연봉을 받으면서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때 느꼈습니다.나도 언젠가는 외국계 회사에 가야 겠다라는 마음을 먹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그게 ‘외국계 회사에 들어가는 방법’이었습니다. 외국계 회사에 들어가야 겠다고 다짐을 했고 그 생각이 마음 한켠에 계속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그 뒤로 이직을 해서 부동산자산운용사에서 근무를 하던 와중에 외국계 회사에 면접을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게 지금 일하고 있는 IFC를 운영하는 외국계 부동산 자산관리 회사였던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내가 외국계 회사에 갈 수 있는 영어 실력일까 하고 고사를 했지만 인터뷰를 하면서 도전해 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계속 하다보니 IFC 프로젝트에 합류를 하게 되었습니다. 

■ 점수가 아닌 진짜 영어 공부

입사를 하고 나서 적응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사장님도 외국인이고 팀을 담당하는 전무님도 외국인이었습니다. 어떤 식으로든 영어를 하는 환경이 된 것입니다. 그리고 서류나 이메일은 영어로 된 것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그 당시 외국계 회사 사람들만이 갖고 다닌다는 블랙베리 핸드폰을 받았지만 실시간으로 날아오는 이메일 읽기도 바빴지 여유를 즐길만할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그 때 생각을 했습니다. 실전 영어가 필요하다. 토익 점수는 정말 아무 소용이 없구나를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그리고 나서 최대한 영어에 나를 노출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일부러 검색 싸이트도 Yahoo나 Google 같은 해외 싸이트로 해놓기도 하고 영문 웹싸이트에 자주 접속했습니다. 물론 눈에 잘 들어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좀 익숙해 지라고 노력을 해봤습니다.

그리고 영어 듣기도 많이 하면 좋을 것 같아서 출퇴근시 듣던 인기 가요 모음인 ‘멜론 100’ 도 과감하게 바꿨습니다. 영어 오디오북이나 영어 포트캐스트를 듣기 시작했습니다. 출퇴근 시간이 왕복 2시간인데 그 시간에 뭐라도 들으면 좋을 것 같았습니다. 저는 지하철을 주로 이용하는데 책을 가끔 보는데 이어폰을 끼고 있으면 적당히 소음 차단도 되고 영어를 배경음 처럼 생각하게 되서 나중에는 큰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지금도 이렇게 다니는데 이런 것도 지나고 나니 상당한 효과가 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우선 영여의 속도에 적응을 하게 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 외국계 회사에 있어보니

또 하나 외국계 회사에 있다보니 영어를 무조건 해야하는 때가 반드시 생기게 됩니다. 제가 일하는 부서의 전무님은 매주 월요일 아침에 팀원들과 함께 금주에 해야 할 일을 함께 공유하는 회의를 합니다. 한명씩 돌아가면서 자신의 일을 말을 하는 것입니다. 물론 영어로 해야 합니다. 이렇게 매주 영어를 조금이라도 해야 하다 보니 조금 더 영어를 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매주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생각만큼 실천을 하지는 못했지만 국내회사에 다니는 사람보다는 좀 더 노력을 할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외국계 회사에 있어보니 영어를 아주 잘하시는 분도 계시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도 상당수 있습니다. 그런 분들을 잘 살펴보면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뛰어나거나 본업에 있어서 확실한 무기를 가지신 실력자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영어만 잘한다고 외국계 회사에 다니는게 아니다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심지어 어떤 분은 문법이나 발음은 말도 않되는데 충분히 역량을 발휘하면서 일을 하는 경우도 봤습니다. 그렇지만 언제나 당당하게 업무를 하고 계셨습니다. 영어는 단지 수단이지 업무를 하는데 궁극적 목적이 아니구나 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 사람은 적응하게 되어있다.

돌이켜 보면 지난 5년 동안 저에게는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영어 이메일 쓰기가 너무 어려웠고 대화를 하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은 그때보다 훨씬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사람은 어떤 환경에서든 적응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 영어가 두려워서 이직 제안을 거절했으면 지금의 변화는 없었을 것입니다. 가장 좋은 동기 부여는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환경에 처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저도 회사라는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야 하는 곳이 영어를 써야하기 때문에 큰 동기부여가 되었던게 사실입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이 여러 가지 두려움과 생각 때문에 외국계 회사를 직업 선택에서 제외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누구나 다 들어가기만 한다면 일을 할 수 있고 죽으라는 법은 없습니다. 오히려 그런 환경에 나를 시험에 보는 것도 한 번 쯤은 경험해 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돈 주고 영어 학원도 다니는데 외국계 회사를 영어 학원이라고 생각하면 조금 위안이 될 수 도 있을 것입니다.

게다가 비전공자이고 유학도 다녀오지 못한 저는 남들보다 좀 더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자극제가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남들보다 부족하니 조금 더 노력해야 겠다는 생각이었지만 나중에는 스스로에게 만족을 해야 겠다는 생각으로 점차 바뀌게 되었습니다. 

■ 그래서 결국 영어책도 출판해 봤다.

영어를 잘 하는 사람들은 영어에 대한 필요성과 중요성을 잘 느끼지 못합니다. 저같이 영어를 못하는 사람들이 훨씬 더 영어에 대한 갈증이 있게 마련입니다. 부동산 업무를 하다 보니 관련 전문 용어를 사용해야 하는데 국내 부동산 서적 중에는 부동산 영어에 대한 설명을 친절하게 해주는 책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업무에서 사용하던 용어들을 정리해서 <부동산 자산관리 영문 용어 사전>이라는 책도 출판을 해봤습니다. 

영어도 원어민 수준이 아니고 부동산 비전공자가 어떻게 그런 책을 썼냐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거꾸로 생각해 보면 정말 필요한 사람은 저 같은 사람입니다. 앞서 말했듯 영어를 잘 하는 사람은 큰 불편이 없기 때문입니다. 책도 준비하고 부동산 영어 공부도 함께 하고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책의 감수가 필요했는데 우연히 만나게 된 외국인 친구로 부터 도움까지 받는 행운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 ‘그냥 한 번 해보자.’ 로 시작한 일들

앞서 말한 것들은 살펴보면 모든 게 ‘그냥 한 번 해보자’ 라는 가벼운 마음에서 부터 출발을 했습니다. 생각한 것을 죽이 되는 밥이 되는 하다 보니 여러가지 길이 보이고 해결되지 않을 것만 같았던 일들도 풀어 나갈 수 있었습니다. 

마음만 먹고 있거나 나중에 준비가 되면 해봐야지 라고 생각한다면 그게 언젠가 될지 기약할 수 없습니다. 여러분들도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는 일이 있다면 그냥 한 번 뭐라도 해보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그런 작은 실천들이 모이면 자신에게 변화가 분명히 일어날 수 있습니다. 

결론을 말씀드리면 제가 흙수저 스펙으로 5년간 외국계 회사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그런 작은 실천들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마음속으로 생각했던 일들은 이뤄내기 위해서 조금씩 실천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자기를 변화시킬 수 있는 작은 실천을 지금 당장 실행으로 옮겨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저 처럼 부동산 업계에 들어오시고 싶으신 분들은<부동산 취업, 앞으로 기대되는 3가지 이유> 포스팅을 읽어 보시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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