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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은 얼마나 멋진 말인가?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 그래 내가 아픈 건 내가 청춘이어서...라고 생각 (또는 착각?)을 하면서 한 편으로 마음을 다잡아보았던 적이 있다.

 

다만, 시대를 잘못 타고난 탓일까?

이 멋진 말을 내뱉은 저자는 자신의 이름대로 난도질을 당하고 있다.

 

위로의 글이지만, 어쩌면 청춘에게 모든 책임이 있는 것처럼 느껴지고, 이미 모든 것을 누린 '기성세대'의 말이 어쩌면 진실되게 다가가지 못한 모양이다.

 

사람들은, '아프면 환자지...'라는 말로 응수한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은 대리에게 참 잘 어울린다."

 

그런데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나의 대리 시절도 함께 떠올랐던 건 어쩌면 직장 생활에서 '청춘'에 해당하는 시기가 바로 '대리'의  그때와 무척이나 어울리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 무식하게 비교해보자.

군대에 이등병 < 일병 < 상병 < 병장의 직급이 있고, 이는 재미있게도 신입사원 < 대리 < 과/차장 < 부장의 순서와 역할에 매우 부합된다.

 

군대에서 '일병'은 우스갯소리로 '일하는 병사'라 불리며, 모든 작업과 업무에  동원된다.

만약 공동 업무가 발생해서 각 소대에서 1명 씩을  지원받아야 한다면, 물어볼 필요도 없이 그 1명은 각 소대의 일병 중 한 명이 된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대리'라는 직급은 신입사원보다는 성숙하고, 과/차장보다는 영민(?)하다고 판단되어 많은 일들이 주어진다.

신입 사원이  어리바리하고, 과/차장이 좀 더 큼직한 일을 하며, 부장이 관리/감독과 의사 결정을 한다면, 대리는 이 모든 것을 동시에 하는 존재다.

 

"회사의 전략은 '대리'로부터!
그리고 그 전략 보고서도 '대리'가..."

 

돌아보면, 대리 때 정말 일이 많았다. 모든 실무는 대리의 몫이고, 또 그러면서 전략도 짜야한다. 어설프게 짠 전략은 과/차장을 지나 부장으로 올라가며 다듬어진다. 

즉, 모든 시작은 대리로부터  시작된다.

 

더불어 사원보다는 좀 더 큰 눈으로 회사의 내부/ 외부를 바라보며 다음 진로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대략, 입사 3~5년 차 되는 대리들 중에 대학원 진학이나 부서이동, 또는 MBA나 유학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은 사람... 음... 손???

 

아마 90% 이상이 이러한 고민을 해봤으리라 확신한다.

나도 그랬고, 내 주위의 동기나 선/후배 모두 거쳐간 과정이다.

 

"대리는 위대한 존재다.
다만, 질풍노도의 시기만 이겨낸다면."

 

이러하기에, 난 대리가 회사에서 가장 값어치 있고 위대한 존재라 믿는다.

사원 때 내가 생각한 직장 생활과는 너무 달라 사표를 맘에 품고 있을 때, 나를 버티게 해 준 것은 바로 '대리'까지만이라도 달고 그만두자는 생각이었다.

 

그저 그 자리에서 주저 앉으면 이도 저도 안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다른 곳으로 가더라도 '대리'는 달아야 나도 할 말이 있을 것 같았다.

 

결론적으로 보면, '대리'를 달 때까지 버틴 것은 잘한 일이라 생각한다.

대리에 이르러 접해본 업무는 참으로 많기는 했지만, 그래도 그 속에서 보람을 찾을 수 있었다.

스스로 청춘이라 생각하고, 회사를 짊어지고 나아가는 존재라는 낭만적인 생각(또는 착각?)이 들었던 때도 바로  그때였다.

 

그리고 그 에너지로 그 다음을 이어나가고 있다.

 

다만, 대리 때 유혹은 정말 많아서 청춘 이전에 겪어야 하는 '질풍노도의 시기'가 다시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서 이야기 한대로, 이게 맞는 길인지에 대한 회의로  이것저것을 알아보고, 늦은 건 아닐까 하는 조바심에 다른 곳도 기웃 거리고, 헤드헌터 전화를 받았다는 동기의 지나가는 말에 민감한 반응이 일어난다.

 

"그래서 아프니까 '대리'고, '대리'라서 아프다."

 

싸잡아서 일반화를 만들려는 의도는 아니지만, 대리는 대부분 결혼하기 전이나 아니면 결혼의 직후에 있는 젊은 일꾼들이다. 그래서 열정도 있고 책임도 있고,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으며 더 단단해진 존재다.

 

야근은 필수이고, 퇴근은 조건부 옵션 그리고 성장의 정체 안에서 기성세대보다는 보다 어두운 앞날을 맞이하며 오늘도 '대리'들은 그 열정을 불태운다.

 

사원이나 과/차장, 부장도 각자의 사정과 스토리가 어찌 업겠냐 마는, '대리'란 존재는 이처럼 많은 일을 해나감과 동시에, 그보다 더 큰 고민과 걱정/ 불안으로 오늘도 아픈 존재가 아닐까 한다.

 

아프니까 대리고, 대리니까 아프고.

'청춘'이라는 말로 모든 것이 이겨지고 해결되는 것이 아닌 세상에, '대리'는 직장이라는 작은 세상에서 청춘을 담당하며 오늘도 내일도 자의든 타의든 아플 것이다.

 

"아프니까 청춘이고 대리야. 그런데 그 아픈 시간을 잘 이겨내면, 보다 좋은 날을 맞이할 수 있을 거야. 그러니 힘내..."라는 위로가 충분히 마음에 다가올 수 있는 세상은 올 수 있을까?

 

Epilogue

 

바로  지난달, 대리를 목전에 앞두고 퇴사하는 후배에게 바로 위와 같은 말을 할 수 없었다.

말릴 수도 없었고, 말릴만한 논리나 비전을 주지 못했다.

 

그래서 나도 많이 아팠다. 어쩌면 아프다는 것은 비단 청춘과 대리에 국한된 말은 아닌 듯한다.

과연 아프지 않은 사람은 대체 누굴까? 같은 이 하늘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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