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왜 대졸자 미취업자가 많아졌고 취업난이란 말이 생겼을까요?
제가 생각한 첫 번째 이유는 대졸자가 필요이상으로 많다는 것이고 대졸이 더 이상 고학력자라는 기준도 희미해 지고 있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2016년에는 고등학교 졸업생 수와 전국 대학의 신입생 정원수가 거의 비슷해 진다고 하니 앞으로 대졸자 미취업 현상은 쉽게 좋아지지 않을것 같습니다.
또다른 이유는 나라는 작은데 인구는 많고 그러다보니 경쟁이 심화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와 반대로 캐나다는 한국보다 나라는 100배 정도로 크고 인구는 한국 보다 훨씬 적습니다. 물론 캐나다 면적 중 쓸모 없는 땅도 있기 때문에 그것을 제한다고 해도 한국보다 수십배 더 크다는 것이죠. (캐나다 면적 세계 2위 9,984,670㎢, 캐나다 인구 34,834,841명/ 한국 면적 세계 109위 99,720㎢, 인구 51,378,174명.) 나라가 크다보니 천연자연도 풍부하고요. 물론 이곳도 실업률은 높은 편입니다. 하지만 한국 처럼 대졸 미취업자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될 만큼은 아닙니다. 구인 구직 시 그나마 캐나다 사람들에게서는 여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나라는 크고 인구는 적은 캐나다를 한국과 조금 더 비교해 보겠습니다.
해외 취업을 위해서는 어떤 스펙이 필요할까요? 참 어려운 질문입니다. 그 이유는 아래 내용들을 보면 알 수 있을 거예요.
스펙 그리고 면접
제가 현재 캐나다에서 살고 있고 미국, 호주, 캐나다에서 면접을 수십번 본 경험에 의하면 적어도 언급한 세 나라에서는 사람을 스펙으로만 평가하지는 안습니다. 사람의 태도, 경력, 경험, 책임감, 성실도, 잠재력, 상황판단력, 문제해결 능력, 대인관계 능력 등을 더 중요시 합니다.
그것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면접 시간과 면접 방법입니다. 보통 면접이 있기 전에 전화 인터뷰로 10분, 20분 정도 대화를 나누어봅니다. 그것을 통과 하면 면접 날짜를 잡게 돼죠. 면접 시간은 최소 30분에서 1시간. 그것도 2차, 3차, 4차까지 있는 곳도 있고요. 면접 방식 또한 단답형이 아닌 상황판단력, 문제해결 능력을 볼 수 있도록 어떠한 과제나 상황이 주어지고 그것에 대해 설명하거나 해결하는 방법을 면접관들이 듣습니다. 그 사람이 어떤사람이고 그 사람의 생각과, 경력과 경험을 알려면 최소한 이 정도의 시간은 필요하지 않을까요?
한국에서 제가 면접을 보았던 경험이 생각이 납니다. 어렵게 서류 전형에 통과하고 난 후 5명 지원자들이 면접관 앞에 앉았습니다. 주어진 시간은 한 사람 앞에 5분 미만. 5명 인터뷰에 총 15분도 걸리지 안고 5명씩 그룹이 된 지원자들이 그 뒤로도 15분 간격으로 모두 자신의 인터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렇게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 3분에서 5분, 그리고 당락이 결정 됩니다.
그런 인터뷰에서 합격하는 분들은 도대체 어떻게 준비하시는 거죠? 저는 늘 떨어졌기 때문에 그 분들이 대단한것 같습니다. 그 짧은 시간에 무엇을 어떻게 보여 주어야 하나... 그런데 더 서글픈건 그런 회사들이 대기업도 아니었다는 것... (대기업은 일찌 감치 필기 전형에서 떨어지더군요.) 지방대 출신에, 토익 점수도 그냥 그렇고, 필기 시험은 얼마나 어려운지... 그렇다고 딱히 잘하는 것도 없으며 가진 것이라고는 나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열정과 충만한 자신감 그리고 성실함, 그것 뿐이었습니다.
그러니 한국에서 취업하기 보다는 해외에서 취업하는 것이 저에게는 더 유리하고 더 나은 스펙이 되었을 수도 있겠죠. ^^;;
졸업을 앞둔 학생 분들, 취준생 여러분들, 사회 초년생 여러분들, 나이가 찼다고 걱정하면서도 어디로 가야할지 갈피를 못 잡고 있다고 고민하시는 분들 용기 내세요. 한국에서 쏟는 열정을 가지고 더 넓은 세계에서 노력해 보세요. 밑 바닥부터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맨땅에 헤딩해 본다는 마음이라면 무엇이 두렵겠습니까?
학점
미국, 캐나다, 호주에서 이력서를 보내고 면접을 볼때 단 한번도 학위 증명서나 성적증명서를 요구한 곳이 없었습니다. 이력서에 있는 모든 내용을 신뢰하는 것이고 일단 졸업을 하면 성적은 중요치 않습니다. 물론, 기술직이나 전문직은 자격증이나 학위가 매우 중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말하는 일이란, 보통 사무직 업무를 말합니다.
캐나다에서 재무 수업을 들었을때 학생들이 모두 힘들어 했습니다. 그런데 다른 과목들을 모두 A 학점을 받았다는 똑똑한 학생도 그 수업에서 좋은 학점을 받는 것 보다 그 수업을 통과 했는지 못했는지를 더욱 중요시 생각하더라고요. 그 이유는 졸업하면 점수는 그다지 중요하지 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F학점 받는 학생들도 수두룩 하다는 얘기. 그럼 다시 공부해야합니다. 아니면 졸업을 못하거나. 물론 장학금을 받는 다면 나중에 이력으로 도움이 많이 되겠지만 장학금 받을 정도 안되면 어느 정도 공부를 잘했는지 보여줄 수도 없고 보여 줄 필요도 없는 것이죠.
학벌
학벌 보다는 그 사람의 능력을 더 중요시 합니다. 제가 경험한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제가 캐나다에서 처음 일한 곳은 컨테이너 물류 회사에서 물류 코디네이터로 일을 했습니다. 수입과 수출로 나뉘어서 메너지를 포함해 7명 이었습니다. 그런데 아마도 학벌은 제가 제일 높았을 듯. 제가 그곳에서 수입된 컨테이너를 담당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제가 수입 업무 경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 처럼 처음 부터 오프스 잡으로 바로 들어 온것이 아니고 현장에서 몇 년 근무를 하다가 오피스로 들어 온 직원도 2명 있었습니다. 현장 근무라는 것이 작업복 입고 컨테이너 입고, 출고, 하역, 관리 등등. 컨테이너는 특성상 창고에 넣지 않기 때문에 사시사철 야외에서 활동해야 하고 많이 걷는 일입니다. 육체적으로 힘이 든 일이지만 그에 반해 보수는 사무직 보다 매우 적습니다. 현장에서 열심히 근무를 한 직원들이었고 그것이 인정되어 사무직 업무로 지원을 했을 때 바로 뽑혔다고 들었습니다.
학벌은 제가 높지만 대우는 거의 같았을 거예요. 아마도 저보다 더 좋았을것 같기도 합니다. 그 사람들은 회사에서 하는 일도 저 보다 더 많았고, 근무 년수도 저보다 더 높았으니까요. 저는 그 당시 물류 업무는 처음 해보았습니다. 그 두 명 모두 야간에는 학교를 다녔습니다. 열심히 사는 사람은 뭐가 달라도 이렇게 다릅니다. (캐나다에서는 성인이 되면 독립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학비를 벌어가면서 공부하는 직장인 학생들이 많습니다. 회사가 아니더라도 아르바이트를 많이 하고요. )
그 2명은 고졸 출신 저는 대학원 출신이지만 그런것이 중요치 않았습니다. 현재 맡은 업무를 잘 하는 것이 더 중요했고, 그 사람들이 현장에서 배우며 익힌 것들이 인정되었기 때문에 저도 그것이 더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사람들은 관련 용어들에 익숙했고, 함께 일하는 현장직원 오피스 직원들과 유대관계가 있었으면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저보다 더 빠르게 잘 처리해 나갈 수 있는 노련미도 있었습니다. 물론 제가 더 오래 일을 했다면 또 다른 얘기가 되었겠지만 그 때는 임신으로 인해 몸이 매우 안 좋았고, 장기적으로 볼때 순발력을 요하는 직종이라는 점에서 저의 성격과는 너무도 맞지 않았습니다. 그만 두길 잘한것 같아요. ^^
어쨌든 학벌 보다는 그 사람의 능력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학벌은 없어도 기술이 있으면 캐나다에서는 고연봉 직업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건설 현장, 목공, 용접, 전기 등등. 이런 분들은 일하는 시간도 자유롭고 일자리도 많아서 부인들이 선호하는 직업이라고 하더군요. ㅋㅋ
제가 미국에서 친하게 지내던 필리핀계 아저씨는 건축현장에서 일하다가 기술도 생기고 고객도 생겨서 프리랜서로 이것 저것 고쳐주고 만들어 주는 일 하면서 일년에 3~4 개월 씩은 필리핀에서 여행하고 골프치고 미국으로 돌아 옵니다. 미국에 집 두 채 필리핀에 콘도 한채.
캐나다에서 전기가 나갔는데 사람 부르면 거의 100불입니다. 그 정도의 일은 한국에서 저희 아버지가 직접 다 하셨던 일인데... 어쨌든 저희 집 전구가 나갔는데 전구를 갈아 끼워도 불이 들어오지 않아서 상황이어서 전기 아저씨를 부르고 깍아서 80불에 고쳤습니다. 홈디포에서 전기 상자같은 거 하나 사서 끼우고 같은 색끼리 전선 연결시키고 전구 달면 끝. 어쨌든, 그런거 80불이나 주고 고친다고 남편한테 투덜거리니 케네디언 남자 친구들이 놀러 왔을때 물어 봅니다. “너희들 그런거 해본적있어?” 제가 더욱 황당했던것은 이 남자들이 모두 그런 일은 위험하다고 그냥 돈 주고 한답니다. 헐... 다음에는 전기 내려 놓고 제가 하려고요. -.-
그런데 이곳 사람들이 이렇습니다. 조금만 고장나면 돈 많이 주고 사람 부르거나 아니면 아예 이런 쪽에 취미를 붙이고 창고에 온갖 사용 도구들을 다 갖추어 놓고 잘 고치고 잘 만드는 사람이거나. 영어로는 잘 고치고 만드는 사람을 핸디 맨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이곳에서 태어난 캐나다 친구 얘기가 캐나다에는 생각보다 핸디 맨 많이 없다고 합니다. 그 말은 다시 말해, 수요는 많은데 그것을 할 사람은 적으니 인건비 높은 나라에서 부르는 것이 값이 되는 현상들이 나오는 것이죠.
저희 집에 오신 전기 아저씨에게 이 직업 좋은지 물어 보았습니다. 자신은 너무 만족한다고 자기 시간도 많고 다른 일도 함께 하면서 할 수 있어서 좋다고 합니다. 이민와서 무슨일을 할까 해서 전기를 배운것이 매우 잘한 것 같다고. 제 미국 친구 중 한 명도 20대 때 이것 저것 여러가지 일을 해보다가 30대 때 전기일을 공사현장에서 조금씩 배우며 익혔는데 이제는 아예 그곳으로 진로를 바꾸었습니다. 그 일을 만족하여 다른 친구도 이직을 권하더라고요.
그럼 한국과 비교해 볼까요.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현장에서 기술 쌓아서 고연봉 될 수 있는 확률 얼마나 있을까요? 아니면 현장에서 기술 쌓고 경력 쌓아서 늦게 입사한 대졸 신입사원 보다 더 빨리 승진하거나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될까요?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도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미국이나 캐나다는 학벌 보다는 실력, 능력, 경력이 더 우선 시 되는 나라인것 같습니다.
성별
이것은 정말 길게 설명할 필요도 없는 부분입니다. 남자이기 때문에 여자이기 때문에 일터에서 차별이나 대우가 달라 지지 않습니다. 이 부분이 가능한 이유는 육아 책임을 부부가 함께 나누고 사회와 문화가 그것을 인정해 주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한국에 있는 회사에서 여자직원을 기피하는 이유가 충분히 있잖아요. 출산, 육아, 가사 등등.
미국에서도 캐나다에서도 제가 신기하게 보았던 것이 학교에서 아이가 아프면 부모에게 아이를 데리고 가라고 연락이 옵니다. 마땅히 맡길 곳이 없는 사람들은 회사로 데리고 옵니다. 학교에서는 다른 아이들을 위해서 격리 시키는 것이고 회사에서는 그것을 이해해 줍니다.
만 10세(12세??) 이하의 어린이는 집에서 혼자 있을 수 없는 것이 법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회사로 데리고 와서 회사 빈자리나 자신의 사무실 혹은 자신의 옆자리에 아이를 앉혀놓고 업무를 봅니다. 상상이 되세요? 회사에서도 그 정도는 이해해 주는 겁니다. 아이가 소란을 피우는 것도 아니고 업무에 큰 지장을 주는 것도 아니니까요. 아이는 부모의 일터를 볼 수 있고 동료들을 만나 볼 수 있고 또한 공부 안하고 잠시 놀수 있는 시간도 되는것이죠.
물론 아이가 진짜 아픈 것이면 당연히 병원을 데리고 갑니다. 업무 시간을 빼는것도 눈치 볼것 없이 자유로운 편입니다. 대신 업무에 지장이나 차질이 없어야 한다는 조건이 따르기는 하죠. 그런데 그건 당연한 것 아니겠어요? 이런 일들이 꼭 여자만의 일이 아니고 남자 여자 모두 같습니다. 남자 직원이 데리고 온 적도 보았고 여자 직원이 데리고 온적도 보았습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일 할 때 이런 상황들을 모든 회사에서 보았습니다.
캐나다는 육아 휴직이 1년이며 아이를 출산한 후 50주 동안은 평균 급여의 50% 혹은 주당 400불 정도씩 받게 됩니다. 일을 하지 않아도 돈을 받고 세금도 낼 필요 없기 때문에 일을 하지 않고 아이를 집에서 돌보며 쉴 수 있는 기간입니다. 이것도 남편이 사용할 수 있고 부인이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나누어서 사용할 수도 있고요. 예를 들어 아이 아빠가 반년 쉬고 육아 수당 받고 나머지 반년은 엄마가 받고... 집안 일도 나누어 합니다. 대신 여자들이 직장에 다니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이곳 여자들도 남편들이 집안일 안 도와 준다고 불평하지만 제가 보았을 때는 거의 55대 45 비율 정도로 보여요. ㅋㅋ
이런 이유들 때문에 여자라는 이유로, 출산 때문에, 육아 때문에, 일찍 퇴근해야 하거나 아이를 돌봐야 하거나 제사가 있거나... 기타 등등의 이유로 여자 직원을 기피하는 현상이 거의 없고 성별 차이로 인한 차별이나 불이익을 받는 상황도 있기 어려운것 같습니다.
단, 이것도 극히 주관적인 저의 생각이며 경험일 수는 있습니다. 제가 일한 곳은 미국에서 한 곳 캐나다에서 두 곳이니까요. 캐나다에 인종차별이 있는 지 없는 지에 대한 문제 처럼 어떤 회사에서는 남녀 차별이 있을 수도 있겠죠. 아니면 인종차별이나.
그런데 캐나다에서 구직 학원에 다닐 때 학원 선생님이 그러시더군요. 혹시라도 면접을 봤는데 그런 느낌을 받거나 대우를 받게 된다면 증거를 가지고 신고하거나 증거가 없다면 그냥 무시하고 그런 곳에 가서 일 안하면 된다. ㅋㅋ정답 입니다. 일할 곳은 많은데 왜 그런곳 가서 차별 받고 마음 고생 합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