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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커리어독립플랜 출간 이후, 삼성그룹 공채 출신 헤드헌터로 활동을 하고 있고 몇 개의 유튜브 채널에서 제의를 받아 촬영하고 있다. 촬영하는 시간들은 아주 재미있었고, 유익했으며, 몇 주후에 영상이 업로드 되면 많은 분들이 자신의 경력관리에 있어서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되어 보람찬 작업이기도 했다. 인터뷰 형식을 띈 한 촬영 중에 이루어진 대화에는 “왜 그 어렵다는 삼성에 입사하고 난 후 그만 두었는지”에 대한 질문이 있었고, “삼성에서는 얼마나 근무하셨어요?” 라는 대화가 이어졌다.

 

“3년 정도 근무했어요.”  
 “아. 3년이면 딱 그만 두고 싶을 때네요.” 

 

 

통상적으로 사람들이 “3년이 딱 위기의 시점인데 그때 못 버티고 퇴사 하셨네요.” 라고 하는 것은 암묵적으로 그 곳에서 계속 지내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을 가정하는 데에서 나오는 문장일 것이다. 그곳에서 힘들더라도, 위기가 오더라도 버티는 것이 더 낫다는 가정 하에서 나온 말이라는 것이다. 커리어독립플랜에서 언급했던 바와 같이 우리는 위기의 때가 왔을 때 비로소 독립을 하거나, 어떤 다른 결정을 하게 되지만, 그러한 결정을 하기 전 더욱 중요한 것은 일단 버티는 것에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은 진실일 것이다. 버티는 것은 중요하다. 변화도 중요하지만 일단은 우선 버텨봐야 한다. 왜냐면 우리는 한계가 왔을 때 자신을 한번 더 밀어붙여봄으로써 무언가 돌파구를 마련하게 되기 때문이다. 변화는 임계치를 지나야지 온다. 더 이상 못할 것 같은 그 시점을 버티고 지남으로써 우리는 과거와는 다른 자신이 될 수 있게 된다. 그럼으로 버티는 것은 필요하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버티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사실도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위기의 때, 힘든 때, 매너리즘에 빠져 허우적댈 때 우리는 버티는 것 외에 무언가 확실한 다른 것이 필요한 시즌이 분명이 있다. 지금 힘들다는 사실은 지금 상황과 다른 상황이 필요하다는 무언가의 계시일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 몸이 아플 때 통증이 있는 것은 치료가 필요하다는 뜻인 것이고, 몸의 고통을 그대로 방치하고 버티고 견디는 것이 능사가 아닌 것과 같은 이치이다. 

 

무언가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서 세상은 꼭 우리에게 그 시그널을 보낸다. 그것은 상황적인 위기일 수도 있고, 우리 마음에 스멀스멀 올라오는 변화의 욕구, 이직의 욕구, 독립의 욕구 일수도 있다. 우리 몸에 음식이 필요할 때, 우리 몸에서는 내게 배가 고프다는 시그널을 보내서 음식을 섭취하게 한다. 마찬가지로 우리 몸에 단백질이 필요할 때 우리는 고기를 먹고 싶다고 느낀다. 우리가 먹은 음식이 느끼하다고 느낄 때는 우리 몸에서 채소가 필요하고, 더 상큼한 음식이 필요할 때인 것이다. 이러한 시그널을 무시하고 넘기고, 버티게 되면 우리 몸은 망가진다. 

 

우리의 커리어도 마찬가지이다. 우리의 커리어에 변화가 필요할 때, 그것은 우리에게 정황상 시그널을 보내고, 우리의 몸과 마음에 어떤 욕구를 만들어 낸다. 이것을 버팀으로써 더 이상의 고통과 욕구가 없게끔 할 수도 있지만, 만약 그러한 방안이 효과가 없다면 그때는 정말 다른 선택을 해야 한다. 딱 변화에 대한 생각이 올라올 때, 그것이 3년 이든, 5년 이든 그때는 그런 생각을 하는 나 자신을 탓하지 말고, 내게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그 방법을 도모해 봐야 한다. 

 

 

사실 이런 변화의 시그널이 올 때 많은 사람들은 변화를 선택하기 보다는 “나는 흔들리지 않는 사람” 이라는 자부심으로 그 자리에서 버티는 것을 선택한다. 실은 변화의 두려움을 마주하는 대신에, 변화의 시그널을 무시하고 그대로 그 자리에서 버티는 것이 더 수월하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이때 그 자리에서 버티는 것을 선택하는 것보다, 변화의 두려움을 당당하게 마주하는 것을 선택한다면 어쩌면 우리는 더 나은 발전의 가능성을 조우하게 된다. 우리의 뇌는 단기적으로는 안정을 추구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의미, 발전, 도전, 새로움 등을 더 가치 있게 여길 것이기 때문이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를 역임했던 하워드 스티븐슨은 

“사람들은 늘 같은 일을 하기 때문에 성장이 없는 것” 

이라고 말하면서

 “20년간 경험을 쌓는 것과 일년의 경험을 20년간 반복하는 것과는 다르다.”

 고 했다. 우리는 과연 한 직장에서 10년, 20년간 재직하면서 10년 20년의 경험을 쌓고 있을까, 아니면 그저 일년의 경험을 10년, 20년 동안 반복하고 있을까? 

 

매일 같은 데이트를 수년간 반복했던 것과, 각종 이벤트와 낯선 곳으로의 여행이 가득했던 2년간의 연애를 비교한다면 과연 시간이 흐른 후 우리의 가슴 속에 어떤 연애의 기억이 더 진하게 남을까? 혹 매일의 데이트를 반복했던 수년간의 기억은 다만 한 줄의 “우리가 매일 같이 밥을 먹었음” 의 문장으로 요약되는 것은 아닐까? 

 

나는 삼성을 그만두고 공부를 하기로 선택하면서, 그 이후로 펼쳐질 숱한 두려움들을 온몸으로 마주하는 것 또한 동시에 선택한 셈이었다. 하지만 이후 석사 박사 과정을 진행하고, 대학교 강단에서 전공과 교양을 강의하며 대학생들을 만나고, 각종 기업 공공기관에서 경영컨설팅을 진행하고, 또 지금 헤드헌터로 일하면서 돌아보면, 지금의 내 경력들은 내가 삼성을 그만두지 않았다면 겪을 경력과는 차원이 다른 성질의 것이었다. 물론 지금까지 삼성을 계속 다니면서 얻을 수 있었던 경험의 가치도 절대 얕지는 않을 것이다. 결국 선택의 문제이지만 나는 1년의 경험을 10년, 20년 반복하는 것보다, 10년, 20년간 서로 연관은 있지만 다른, 보다 다채로운 경험을 하는 것을 선택한 것이다. 

 

 

그리고 보다 중요한 사실은 삼성에서 3년 정도 일할 때는 “내 꿈이 정말 회사원 이었을까?” 라는 정체성의 고민을 계속했지만, 지금 헤드헌터로 일하면서는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대한민국 기업과 직장인들에게 도움을 주는 일을 한다는 생각에 헤드헌터로서의 더 나은 미래를 모색하게 된다는 것에 있을 것이다. 

 

정말 자신의 일, 자신의 소명에 맞는 일을 만난다면 그 위기라는 3년, 5년, 10년의 시점에서도 더욱 동기가 샘솟는다는 사실을 몸소 체험하게 될 것이다. 더 열심히 해보고 싶은 마음. 더 잘해보고 싶은 마음. 더욱 가치를 찾고 싶은 마음. 만약 열심히 일을 하는 중의 어떤 시점에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면 그것은 지금의 일과 연관된 어떤 것일 테고, 아마 경력이 방계로 확장되는 형태를 띌 것이다. 판이하게 다른 성격의 경력이 아니라, 조금씩 변화를 주어 발전해 가는 형태. 

 

나는 내가 일을 하는 동안의 3년의 시점이든, 5년, 10년의 시점이든 앞으로도 버티거나 변화하거나 하는 결정의 시점에서, 행복보다는 의미를 추구하고, 안정보다는 새로움을 추구하며, 보수 보다는 보람을 중시하는 선택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김경옥 컨설턴트

現 커리어앤스카우트 헤드헌터·커리어코치

前 삼성SDS 경영기획팀 근무 (삼성그룹 대졸 공채 47기)

    서울 주요 대학 경제학·무역학·경영학 강의

    성균관대 공학사·경영학석사·경제학박사 수료

저서: 커리어독립플랜 (2020.09.10, 김경옥 저) 


 

커리어독립플랜 (2020.09.10,  김경옥 저) 

http://www.yes24.com/Product/Goods/91888197

커리어 독립 플랜

이 책은 나의 커리어를 빛나게 하는 4가지로드맵으로서 취업의기술_스토리텔링, 슬기로운 직장생활 방법, 헤드헌터가 알려주는 이직의 기술 그리고 전문가로서의 독립을 위한 커리어독립 플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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