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는 코로나 상황이 많이 안정화되고 있다. 어제 싱가포르 정부에서는 현재 50%의 재택근무를 앞으로는 전체 인원의 75%의 인력까지 일터 복귀를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감염 위험 때문에 2개의 조로 나뉘어서 교대로 출근하는 것도 더 이상 디폴트가 아니라고 했다. 이 소식을 반가워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재택근무를 선호하던 직장인들에겐 마냥 좋은 소식만은 아닌 것 같다.
뉴노멀 시대가 다가왔고, 이에 따라서 일에 대한 생각도 코로나 이전에 비해 다양해졌다. 밥벌이에 대한 개념에 대해 예전보다 조금 다른 시각에서 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냥 열심히 하루하루 회사 다니며 성실하게 살아가는 것도 좋지만, 점점 고용안정성이 희미해지는 현실을 보며 나만이 제공할 수 있는 가치를 조직 내에서가 아닌, 바깥에서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도 궁금해진다. 회사를 때려치울 용기는 없지만, 그렇다고 평생 회사에서 안정된 직장이 보장된 것 같지도 않은, 하나의 길에 대한 확신을 갖기 어려운 분위기가 코로나 이후 더 심해진 것 같다.
언젠가는 나만의 브랜드로 멋지게 사업을 하는 이상적인 꿈을 떠올려보다가도 아직은 먹고사니즘, 다시 말해 생계유지 밥벌이에 충실해야 하는 그저 평범한 직장인일 뿐. 현재의 모습은 노동자와 사업가 그 중간 어딘가를 항상 맴돈다. 그러던 와중 쟈스민 언니가 클럽하우스에서 오늘 한 방송, 노동자의 삶 vs 사업가의 삶에 대한 주제는 제목부터 나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이미 커리어 콘텐츠라는 키워드로 언니만의 길을 만들어가고 있는 이야기도 궁금했다.
항상 사업이라는 건 대단한 사람들만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조직의 배경을 뒤로하고 나만의 브랜드로 세상에 없는 무엇인가를 창조한다는 것. 마치 아무것도 없는 흰 도화지에 나만의 아이디어를 스케치해 나가는 것처럼 신나고 설레는 일임과 동시에 조금이라도 실수를 하게 되면 그 누구도 아닌 내가 한 일에 대한 결과이기에 부담이 되기도 하고 많이 신경이 쓰이는 일이기도 하다.
한때는 MBA를 하고 나면 경영 전반에 걸쳐 더 자신감 있게 나만의 사업을 시작할 수 있게 될 줄 알았다. 하지만 아는 것이 많아질수록 사업이란 더 만만치 않다는 것을 느껴서 오히려 두려움이 커져버렸다. 역시 사업이란 리스크를 감수하고 과감하게 베팅을 할 수 있는 배짱이란 타고난 특별한 사람만 하는 것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사업이란 호기심을 떨쳐버릴 수 없는 미지의 세계인 것 같다.
오늘 클럽하우스에서 이야기를 들으면서 공감하던 내용도 있었지만,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던 이런저런 좋은 이야기들도 있어서 짧게 정리해본다.
1) 세상에 제공할 수 있는 나만의 가치란?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해보기 전, 만약 소비자로부터 댓가를 받는다고 생각하고 내가 세상에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있을지 생각해보자. 예를 들어 단돈 만원이라고 하더라도 만약 이렇게 금전적인 댓가를 받는다고 가정했을 때 자신 있게 제공할 수 있는 스킬이 어떤 것이 있을지 생각해보는 것. 이것저것 여러 개 할 필요 없이 하나의 키워드로 선택과 집중해서 시작하면 된다.
2) 벤치마크 세우기
그동안 쌓아놓은 탄탄한 콘텐츠가 없는 경우, 한마디로 듣보잡이라고 생각되어 막막한 경우가 있다. 이럴 땐 이미 그 주제로 성공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계신 분의 프로그램을 들어보고 벤치마킹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똑같이 베껴서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서비스의 어떤 부분이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는지 관찰해보고, 나만의 차별화된 스타일로 녹여내도록 연구하는 것이다.
3) 고객층을 뾰족하게 하기
세상에 모든 사람들을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기보다는, 분명하게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확신이 드는, 내가 잘 아는 소비자 층을 뾰족하게 타겟팅하는 것이 더 낫다는 것. 아무리 레드오션이라고 하더라도 분명히 틈새시장은 있기 마련이다. 이미 제공되는 서비스들이라고 생각되더라도, 고객층을 뾰족하게 만들면 그 사이에서 여전히 프리미엄 마켓은 존재한다.
4) 타임라인 정해 보기
바쁜 회사일에 치이다 보면 나만의 프로젝트는 항상 후순위로 밀리기 마련인데, 그렇게 하루 이틀 밀리다 보면 어느새 일 년이 지나가 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나만의 사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목표 이외에도 데드라인을 정해서 일정 기간 내로 작은 목표들을 완성해나가는 추진력이 필요하다.
5) 시장 테스팅 하기 (파일럿 프로그램, 베타 서비스)
서비스를 팔기 전에 시장에서 수요가 있는지 테스트해보는 것.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런칭하기 전에 프리 세일즈의 형태로 아웃라인을 그려보고 과연 이런 서비스를 제공할 가치가 있는지, 시장의 반응을 먼저 보는 것이 좋다. 이렇게 테스팅을 하게 되면 힘들게 서비스 런칭했는데 막상 사는 사람이 없는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고, 실제 니즈가 있는 서비스를 준비하는 것이기에 시간과 노력이라는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나만의 브랜딩을 시장에 론칭한다는 건 설레고 신나는 일이기도 하지만, 그와 동시에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용기 있게 개척해 나가는 것에 대한 무게감과 부담감 역시 만만치 않은것 같다.
그 외에도 사업가의 삶에 대한 환상을 갖지 않아야 한다는 것.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경제적, 시간적 자유가 사업가라는 라벨을 붙인다고 해서 저절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그 이면에는 보이지 않는 노력들이 있다는 것도 느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작은 것이라도 일단 시도해보는 실행력. 아무리 전략을 많이 알고 있어도, 이론을 많이 알고 있어 봤자 안 하면 그냥 생각에만 그칠 뿐이기 때문이다. 이론 뿐만 아니라 실제 사업을 하고 있는 분들의 생생한 경험담도 들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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