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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유튜브 속 영상에서 전현무의 '스타특강쇼'를 접했다.

 

꽤나 시간이 흘렀지만 본인이 아나운서가 되기 위한 일련의 과정을 '전현무'스럽게 풀어내며 청중을 휘어잡고 있었다. 나 또한 자연스럽게 그 순간에 매료되어 집중하고 있었다.

 

면접관이 물었다.

 

"본인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은 무엇인가요?"

 

저는 개그콘서트를 좋아합니다.

 

"공부하면서 힘든 시절, 늦게 공부를 마치고 어묵을 먹기 위해 들른 포장마차에서 조그마한 흑백 TV를 보며 해맑게 웃고 있는 주인아주머니를 마주했고 TV 속 '개그콘서트'가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제 자신도 무엇이 되었든 간에 저 작은 상자 속에서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뻔하지 않게' 표현하였고 아나운서 면접에서는 ‘처음’ 일정도로 파격이었다.


신입사원 시절 그룹 연수 및 자사 교육을 마치고 현업에 배치되었다. 그리고 3개월의 시간 동안 현업의 가장 기본이자 기초인 OJT를 진행했다.

OJT를 진행하면서 이전 선배들의 발자취를 살펴보았다. 내가 교육받은 내용과 그들이 풀어낸 내용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되려 너무도 닮았기에 부담으로 느껴졌다. 완료보고 날짜는 빠르게 다가오고 있었다.

 

수많은 선배들이 발표한 이 결과물을 나는 어떻게 하면 나의 색깔을 온전히 드러내면서 표출할 수 있을 것인가.

 

고민의 고민을 거듭했다.


나 자신을 반추했다.


대학생 시절, 나는 문화마케팅 연합동아리 활동을 했었고 그 속에서 다양한 사람과 조우하며 마케팅에 대한 공부를 했었다. 마케팅 속 스토리텔링을 접하게 되었다.

 

공대생인 나에게는 적지 않은 충격의 연속이었다. 신선한 파격이었다. 그 여운은 지속적으로 변화하며 나 자신을 성장시켰다.

 

반도체 덕후를 의미하는 ‘반덕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나 자신을  투영시켰고 그가 3달 동안 떠난 반도체 여행이라는 콘셉트의 스토리텔링으로 OJT 완료보고서를 작성하였다. 중간중간 빈틈을 채우기 위한 재미요소도 가미했다.

 

하지만 신입사원의 패기를 온전히 표출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여겨졌다.

 

또 다른 ‘뻔하지 않음’이 필요했다.


나는 한때 영화 배급일을 하고 싶다는 꿈을 꾸었다. 그리고 전 세계를 누비며 세상의 다양한 사람과 영화로 소통하고 싶었다. 소통을 위한 기본은 ‘언어’였고 전 세계 영화의 중심인 할리우드 진출을 위해서는 영어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했다.

 

영어를 잘하고 싶었고 조금은 다르게 접근했다.

 

우연한 기회로 지원한 ‘한국문화 선생님’이라는 타이틀의 인턴을 합격해 캐나다 공립학교에서 초중고 학생들에게 6개월 동안 다양한 한국문화를 가르치며 영어실력을 키웠다.

 

나 홀로 완전히 영어로 고립된 환경에서 영어로 수업을 진행해야 하는 부담감과 압박을 느끼며 하루하루를 보냈지만 그 고통과 인내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극복했고 고스란히 영어실력 향상으로 연결했다.

 

결과적으로 '영어'와 '스토리텔링' 기법을 통해 나의 신입사원 OJT 결과 발표를 진행했다.

 

나만의 뻔하지 않음은 과연 통했을까.

 


어느 월요일,

 

오랜만에 파트 회식을 진행했다.
술을 한잔, 두 잔 기울이며 이런저런 진솔한 이야기들이 오고 갔다.

 

잠시 바람 쐴 겸 나온 자리에서 내가 좋아하는 선배에게 나의 신입사원 시절 이야기를 들었다.

 

나만의 뻔하지 않음의 여운이 현재도 진행 중이었다.

 

결과적으로 정답은 나 자신한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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