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 멤버십 '슈퍼세이브'를 잇는 두 번째 프로모션 '티몬 데이'가 좋은 결과를 내고 있습니다. 티몬은 매주 월요일 자정부터 1시간 간격으로 24시간 내내 인기상품을 한정 수량으로 판매합니다. 00:00시에 오픈되는 첫 제품은 아이폰 XS 64G로 799,000원(공식가 137만 원)로 무려 57만원이나 할인했죠. (2019년 1월 28일 기준)
생수를 사려고 티몬을 들어간 저도 어느새 기웃기웃.. 호기심이 생기면서도 '왜 월요일일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객관적인 자료들을 찾아가며 정리해 보았습니다. 마지막에는 '티몬 데이'의 결과도 있으니, 순서대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월요일은 온라인 쇼핑하는 날
티몬은 월요일 매출이 16.3%로 가장 높습니다. 이어서 수(16.1%)-화(15.9%)-목(15.2%)-금(13.3%)-토요일(11.1%) 순이죠. 티몬만 그럴까요? 11번가도 월요일 매출이 19%로 가장 높습니다. 리타겟팅 광고 솔루션을 제공하는 크리테오의 보고서는 어떨까요? 디바이스(스마트폰, 태블릿, 데스크탑)유형별 분석 역시 월요일 유입량이 가장 높습니다.
육아용품과 가전제품을 가장 많이 산다고 해요. 주말 동안 다 쓴 물티슈, 기저귀, 분유를 월요일에 주문하기 때문이라는군요. 육아용품 특성상 빨리 소비되고 부피도 크기 때문에 실제로도 온라인 구매가 훨씬 낫습니다. 특정 브랜드의 남아용 대형 기저귀가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1박스(42매)에 25,800원입니다.(개당 614원) 반면 온라인에서는 108매에 38,000원(개당 359원)에 무료배송입니다. 바람 쐴 겸 나가는 게 아니라면 온라인 구매는 필수입니다.
가전제품은 쇼루밍족의 증가가 주요 원인입니다. 쇼루밍(showrooming)은 오프라인에서 제품을 체험한 뒤, 온라인에서 구매하는 소비 형태입니다. 고관여 제품에서 쇼루밍 방식이 이미 필수인데요. 실제로 대형가전은 월요일의 매출 카테고리 중 상위권에 속해 있습니다. 주말에 백화점이나 전용 매장을 가서 직접 본 뒤, 월요일이 되면 온라인 최저가로 결제하는 방식인 거죠.
월요병 극복을 위해 쇼핑하기도 합니다. 성인의 70% 이상은 매주 월요병을 겪는다고 합니다.(성인 3,494명 대상, 잡코리아) 특히 직장인의 그렇다 비율은 80.7%로 가장 높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월요일 출근 자체를 스트레스로 받아들이는 거죠. 저 역시 월요병 때문에 쇼핑을 한 적이 있는데요. 결제하면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 소확행이 인기를 끈 이유인 것 같습니다.
#2. 모바일 쇼핑을 즐기는 30대 여성
티몬 데이의 메인 타겟은 30대 여성입니다. 정확히는, 월요일 밤에 쇼핑을 즐기는 30대 여성들을 티몬으로 끌어들이는 게 목적이죠. 사람들은 잠들기 전(오후 9시~자정)과 오전 시간(아침 9시~정오)에 온라인 쇼핑을 가장 많이 합니다. 특히 밤 11시~ 자정시간대는 흔히 말하는 골든아워입니다. 다른 시간대보다 평균 1.8배 많은 결제가 이뤄집니다
보통 사람들은 월요일 이 시간대에 혼자만의 여유를 즐깁니다. 나 혼자 쇼핑하기 딱 좋은 시간이죠. 그래서 30대 여성이 가장 많이 결제를 합니다. 28일의 첫 상품(자정)은 아이폰 XS 64G이며, 마지막 상품(저녁 23시)은 최신형 LG 통돌이 세탁기입니다. 두 제품 모두 30대 여성의 모바일 검색량이 가장 높습니다.
두 번째 골든아워(오전 9시~12시) 타겟도 30대 여성입니다. 아침 9시에 공개되는 제품은 여성들이 선호하는 브랜드의 여행용 캐리어입니다. 10시에는 유명 화장품 브랜드의 팩트이며, 11시에는 커피 프랜차이즈의 아메리카노 쿠폰입니다. 역시 여성의 모바일 검색량이 남성보다 높습니다. 티몬 데이의 라인업은 철저하게 모바일 쇼핑을 가장 많이 하는 30대 여성에 맞춤화 되어 있습니다.
#3. (충동)구매율이 가장 높은 모바일 앱
모바일 쇼핑은 다른 채널에 비해 충동 구매율이 매우 높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4개 구매 채널(모바일, 홈쇼핑, 오프라인, PC)중 모바일의 충동 구매율은 44.7%입니다. 경험 없음을 제외한 나머지 3개 채널의 평균은 13.5%에 불과합니다.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가 모바일 쇼핑에서 충동구매를 한 경험이 있다는 건, 그만큼 모바일의 구매 경쟁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가야 할 게 있습니다. 또 다른 비대면 채널인 PC는 가장 낮은 충동구매율(11.7%)을 기록했습니다. 온라인 쇼핑채널이 무조건 오프라인보다 효율이 좋은 게 아닌 걸 보여줍니다. 온라인 몰을 운영하거나 담당하신다면 PC와 모바일의 구매 경험은 다르다는 점을 인지하고, 그에 맞는 전략을 따로 잡으셔야 합니다.
7주간 티몬, 쿠팡, 위메프의 구매 패턴을 분석한 자료도 있습니다. 모바일 앱에서의 구매율은 PC보다 3.2배 높았습니다. 전체 방문자 중 주문/결제 페이지까지 연결된 비율이 PC는 평균 9.9%였습니다. 모바일 앱은 32.1% 였죠. 이는 PC와 모바일에서 느끼는 쇼핑 만족도가 많이 다름을 보여줍니다. 각 채널의 이용 시간대/목적의 차이가 3배 이상의 다른 결과로 나타난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티몬이 월요일에 승부수를 던진 이유를 알아보았습니다. 사실 티몬 데이는 블랙프라이데이 같은 연례행사급으로 봐도 될 만큼 강력한 프로모션입니다. 그럼에도 매주 월요일 진행하는 이유는 아래 정리한 내용에 나와있습니다.
1. 사람들은 월요일에 온라인 쇼핑을 많이 한다.
2. 모바일 쇼핑은 잠 자기 전/오전 시간이 핵심
3. 모바일 쇼핑의 핵심 타겟은 30대 여성
4. 모바일 앱에서의 (충동)구매율은 매우 강력하다
월요일에 강력한 프로모션을 계속 진행해서 사람들을 티몬 앱으로 유입시켜요. 이게 누적되면 "월요일 쇼핑=티몬" 인지도가 생겨요. 매 정각을 기다리다가 1~2번 충동구매를 합니다. 그게 몇 번 반복되면 나중에는 화요일에도 오다가, 그냥 심심하면 티몬을 들어갑니다. 자주 올 것 같으니 유료 멤버십을 결제합니다. 이제는 티몬에서 장을 봅니다.
이런 레퍼토리가 티몬이 설계한 퍼널 아닐까요? 물론 "월요일 쇼핑=티몬" 트렌드를 만들려면 많은 리소스가 필요합니다. 인기 제품을 조달하고 효과적인 광고도 꾸준히 해야겠죠. 그렇다면 지금까지의 결과는 어떨까요? 티몬 데이가 시작된 12월 3일에는 역대 신기록을 세웠다네요. 평균 일 매출 대비 102% 증가, 구매건수 140% 증가, 방문자수/페이지뷰 역시 119%, 140% 상승했습니다.
장기적으로도 봤을 때도 아직은 그린라이트 입니다. 티몬 데이 당일 매출은 지난해(2018) 일평균 매출보다 47% 상승, 2017년 일평균 매출과 비교 시 78% 이상 증가했습니다. 구매고객 수도 2018년 일평균 구매고객보다 2배 이상, 평균 구매건수는 약 2.5배 상승했습니다. 아직까지는 결과가 좋다고 볼 수 있는데요. 2019년의 월요일은 아직 많이 남았으니 계속 지켜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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