Χ

추천 검색어

최근 검색어


인생은 고민과 선택의 연속이라는 말을 믿지 않았다.
고등학교 3학년을 마치며 대학 합격증을 갖고 있던 나는 남들보다 일찍 수능을 포기했다.
10월 정도에 대학 수시 발표에서 합격을 확인하고 더 이상의 대학 입시 스트레스는 받고 싶지 않아서,
수능 공부는 거의 놨다. 수험표로 할인 혜택을 받으려고 그리고 인생에서 수능은 한 번이라도 봐야 하는 경험으로
수능을 봤다. 그리고 결과는 처참했다. 수시로 대학 가기를 정말 잘했다.

그런데 과거 19살, 낭랑 19세의 선택과 결정을 지금 28살인 나는 미치도록 후회하고 있다.
공부하다가 죽지 않는데, 죽을 지경이 되도록 공부를 열심히 하지도 않았는데, 왜 그때는 그런 선택에 만족했을까?

인생을 살면서 대학을 가면 나는 모든 고민과 선택이 다 끝나는 줄로만 굳게 믿었다.
그저 대학생이 되면 모든 것을 다 내 마음대로 하고 인생도 마음처럼 쉽게 흘러갈 것만 같았다.

대학생이 되고 또 다른 신세계가 열렸다. 이건 마치 다시 태어나서 세상을 처음부터 새로 사는 기분이었다.
낯선 수업방식, 자유에 가려진 압박, 각 지역에서 모인 낯선 학생들까지 모든 것이 새로웠다.

대학을 다니면서 졸업을 하고 취업을 하면 인생이 끝난 것처럼 후련할 줄 알았다.
그런데 대학교 밖을 나와 정말 어디에 소속되지 않고 독립돼서 이 사회에서 살아남기란 힘들다.

이제는 교수님도 없고 나의 술주정을 받아주는 동기들도 내 곁에 없다.

취업을 하고 이직, 퇴사를 고민하는 직장인들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어렵게 얻은 직장인데 왜 그만두고 싶어 할까?
백수보다 월급 받는 직장이 훨씬 낫지 않을까?

그런 의아스러움으로 살다가 이제야 느꼈다.

직장인이 된 지 7개월인 지금 이 시점에서 나의 머릿속에 퇴사, 이직, 환승 이직
이 세 단어로 가득하다.





1. 취업을 하면 또다시 취업을 하지 않을 줄 알았다.


어리석은 생각이었다. 평생직장이 없는 요즘 시대에서 한 번 취업하면 한 직장에서 뼈를 묻어야겠다는 생각은 철이 없었다.

취준생일 때는 제발 어떤 회사든 들어가고 싶었다. 그 회사를 다니게 되면 이 몸이 뼈만 남을 때까지 헌신하며 오래 다니려고 했다.

끝없는 구직을 향한 여행이 꽤 고된 기억으로 남아 지금도 백수일 때 느꼈던 정신적 고통과 부담감, 그리고 불안감이 두렵다.



회사를 다니는 지금은 뼈를 묻기 전에 이 몸이 박살이 나버릴 것 같다. 당장 1년이라도 채워서 퇴직금은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이다.

취업을 하면 취업 걱정은 안 할 것 같았던 나의 과거의 미숙함이 참 미성숙했다.

직장을 다니면서 이직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나도 퇴근을 하고 자격증을 준비하고 이력서를 업데이트하면서 또 다른 취업준비생이

되어보려 했지만 퇴근하고 집에 오면 아무것도 하기 싫다.



2. 정말 이 길이 내가 가야 하는 길이 맞는가?

어쩌다 보니 이 회사에 입사했다. 전공과 전혀 관련 없는 일을 하면서 느끼는 점은 정말 대학은 취업을 위한 곳이 아니라 몇 천만 원짜리 종이 졸업장 하나

얻기 위한 곳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다녔던 학교가 지방의 사립대라서 그런 걸까? 대학을 나와서 느낀 대학 졸업장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오히려 고졸이지만 혹은 전문대를 나왔지만 현재 나보다 좋은 조건에서 일하는 또래를 보면 꽤 큰 현타가 온다.

대학 졸업장이 성공의 기준은 아니지만, 늘 어른들은 좋은 대학을 나와야 성공한다고 가르쳐왔다.



하지만 지금 세상은 대학 졸업장이 전부는 아니다. 이미 무궁무진한 취업 시장에서 그만큼 다양한 능력자들이 많다.



나는 우연한 기회로 무역업을 하게 되었다. 이 직업을 갖기 위해서 간절히 바라지도 않았으며, 수십 개의 이력서를 뿌리지도 않았다.

정말 좋은 기회로 운이 좋아서 집 근처의 제조업 사무직으로 무역업을 하게 되었다.

따라서, 내가 이 직업을 계속하면서 얻는 것이 무엇이고 더욱 발전시켜야 할 나의 능력이 무엇인지 계획도 열정도 없다.



이 회사를 다니면서 경력을 쌓고 또 다른 무역업으로 이직을 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 일을 하면서 성취감을 얻지 못해서 그런 걸까?

업무에 대한 흥미도가 없고, 그냥 정말 돈 벌기 위해서 하는 일이다. 모든 직장인들이 다 먹고살기 위해서 일을 한다고 말한다.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일 vs 내가 해야 돼서 하는 일은 대하는 태도부터 다르다.







3. 그렇다면 뭘 하고 싶은데?

백수, 취준생일 때도 했던 고민이다. 하고 싶은 일이 없다. 차라리 하고 싶은 일이 있었다면, 그 일을 이뤄내기 위해서 어떤 경로로든 그 일을 달성하려는 목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것에 도전했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나는 뚜렷하게 하고 싶은 일도 없고 하고 싶었던 일도 없다.

미래가 밝고 앞으로가 기대되는 이 나라의 청년인데, 내가 생각하는 나의 미래는 어둡다.

우렁차고 활기차게 거창하지 않더라도 원하는 미래, 추구하는 앞날을 위해서 열심히 사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나는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의욕도 없고 미래에 대한 희망감도 없다.

회사를 다니면서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서 그런 걸까?



회사를 몇 살까지 다닐 수 있으며, 이 회사를 그만두면 어떤 회사를 다니게 될 것이며, 다음 회사는 지금 보다 얼마나 좋을 것이며

회사를 다니기 싫다면 뭘 하면서 돈을 벌 것이며, 공무원 시험을 준비할 것이라면 공부할 의지와 에너지가 있는지



자꾸 고민만 하고 실천은 안 한다. 고민하는 시간에 실천하고 행동으로 옮겼다면 이미 나는 퇴사하고 다른 직장을 다니고 있겠지?



4. 나이는 먹어가는데 경력은 늘어나지 않는다.

사회생활을 일찍 시작한 편이라고 생각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정규직이 아닌 인턴으로 여러 군데 회사를 돌아다녔다.

27살의 나이로 한국에서 첫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 느낀 점은 생각보다 나이는 중요하지 않았다.

또래의 친구들은 대학을 졸업 후 바로 취업을 해서 벌써 대리라는 직급을 달고 있다. 이 말은 연봉도 나보다 높다는 뜻이다.

100세 시대에 남들보다 1,2년 정도 늦으면 어떠냐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내 또래의 친구들이 나보다 앞서가는 것을 느끼는 순간

뒤쳐지는 느낌에 불안감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다.



최소 3년이라는 경력이 있어야 어떤 회사를 가든 내세울 수 있는 나의 스킬이 있는데, 나는 현재 경력이라 말할 근거가 전혀 없다.

나이는 점점 늘어나는데, 이렇게 또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곳으로 가기 위해 취업 시장에서 허덕이면 경력은 언제 쌓아지려나?



요즘 젊은 사람들은 끈기가 없다며 맞지 않는 회사를 그만두는 사람들을 비난한다.

그런데 나는 본인과 맞지 않는 회사에서 빨리 발 빼서 다른 회사를 찾는 사람들의 용기가 부럽다.

내가 좀 더 빨리 나와 맞는 회사를 만났더라면, 나의 커리어는 성장하고 있었을까?








5. 자꾸 비교를 하게 되잖아



회사를 나만 다니는 것이 아니다. 내 친구도 다니고, 내 대학 동기도 다니고, 내 고등학교 때 짝꿍도 회사를 다닌다.

이제 20대 후반을 달려가는 나의 지인들은 학교가 아닌 회사를 다닌다. 그렇다면 만나게 되면 하는 이야기는 주로 회사 이야기다.

그렇다 보면 나와 다른 회사를 다니는 사람들의 직장 이야기를 들으면서 비교를 하게 된다.



연봉이 얼마인지, 회사에서 받는 복지가 뭔지, 회사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들은 어떤 사람인지

경력은 몇 년부터인지, 이직은 어떻게 했는지, 이직한 회사는 얼마나 좋은지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이 있다 보니 현재 내가 다니는 회사가 턱없이 볼품이 없어 보인다.

사람은 누구나 현재 있는 곳보다 더 좋은 곳, 더 나은 곳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끊임없이 달려간다.

그런데 나는 달리기는커녕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



현실에 안주하는 것이 가장 나쁜 것이라고 한다.

나는 그렇게 내가 지금 걷고 있는 이 길에서 좋은 점만 찾으면서 합리화를 한다.



조금 더 걸어가면 더 많은 열매가 있는 나무들이 모여있는데, 그저 사과 한 개가 달려있는 나무를 보고 좋아라 한다.






누구나 이직, 퇴사, 환승 이직을 앞두고 고민하고 선택하고 결정하고 후회한다.

직장인이라면 한 회사에서 평균적으로 몇 년을 일해야 오래 일하느냐의 기준도 이제는 너무 달라졌다.

평생직장, 평생 집이 없다는 말처럼 이제는 다양하게 변화하는 취업시장에서 나와 맞는 회사를 빠르게 찾아서, 성장하고 더 나은 곳으로 가는 능력이 필요하다.



처음부터 나와 잘 맞는 회사를 만나게 된다면 좋지만, 나와 맞지 않는 회사를 식별하고 벗어나는 것도 필요하다.



모든 직장인들이 나처럼 고민하고 있겠지?



내일은 오늘보다 더 많은 실천을 하길 바라며 출근을 위해 자러 갑니다.



직장인 분들 파이팅!


리버님 글 더보러 가기


더보기

기업 탐색하기 🔍

플랫팜

주식회사 플랫팜은 2017년 인포뱅크로부터 시드라운드 투자 유치와 R&D 자금 연계를 기점으로, SBA 서울혁신챌린지에서 최우수상, 베트남 글로벌 컨퍼런스 SURF 컴피티션 우승을 하였습니다. 그 이듬해인 2018년에 삼성벤처투자로부터 전략 투자를 유치하여 지속적인 플랫폼 개발을 거듭하였고, 2019년 삼성전자와 기술 제휴를 통해 당사 이모티콘 플랫폼인 `모히톡(mojitok)` 서비스를 갤럭시 스마트폰에 연동하여 연 3억 대의 기기에 탑재되어 출시되고 있습니다. 또한 자회사인 베트남 법인 Zookiz에서는 신한그룹 퓨처스랩의 프로그램 지원에 힘입어 베트남 최대 플랫폼 VNG zalo와의 파트너십 등 동남아시아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는 중입니다. 2020년 상반기에는 구글 <Tenor> 검색서비스 콘텐츠 파트너십 체결, 국제 AI학회 <ACL> SocialNLP 챌린지 1위, 2020 Kocca 스타트업콘 최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2021년에는 Facebook 그룹의 Whatsapp 메신저와 콘텐츠 공급 계약을 맺는 한 편, 동남아시아 최대 사무용품 전문 업체 Thien Long과 캐릭터 라이선스 계약을 맺으며 글로벌 마켓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올해까지 누적 투자액 50억원을 달성하며 높은 기술력과 디자인 상품성의 융합을 통해 세계 무대로 확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IT/정보통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