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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야근이 잦은가요?


경력직 팀원을 충원하기 위한 면접 자리. 팀장님은 면접자들에게 회사나 팀에 궁금한 것이 있으면 질문하라고 했고, 면접자 열 명 중 여덟은 '야근이 많은지'를 물었습니다.

야근에 지친 직장인들이 얼마나 많은지 새삼 느낍니다. 정해진 시간만큼 일하고 그만큼의 보상을 받는 게 회사와 직원 사이의 약속인데 말이죠.

물론 불가피한 야근이 이따금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하는 일이니, 아무리 잘한다 해도 매번 데드라인에 딱 맞춰 끝낼 수 없기도 하고, 어떨 때는 예상치 못한 이슈와 변수가 생기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문자 그대로 '이따금'이어야 합니다. 기약 없이 계속되는 야근은 참는 게 아닙니다. 방법을 찾아야죠. [직장인의 유형별 야근 탈출법]을 살펴봅니다.





1. 남보다 업무량이 많은 능력캐


타 팀원들보다 업무량이 많은 경우입니다. 보통은 일을 잘해서 발생하는 불상사입니다.
윗사람들은 잘하는 사람에게 떡 하나 아니 일 하나 더 주는 습성이 있거든요.

일 잘하고 좋은 성과를 낸다면, 결국은 본인에게 이롭게 돌아오긴 합니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저녁 없는 나날을 보낼 수는 없지요.

야근이 기약 없이 계속되어 괴로운 능력캐라면, 본인의 업무량을 팀장에게 은근히 어필할 것을 권합니다. 핵심은 '은근히'입니다.
불만을 늘어놓는 느낌이 들지 않게, '나 지금 일 많아요~'를 은근슬쩍 드러내야 합니다.
가령 충분히 많은 일을 하고 있는데 또 새로운 업무를 주는 상황이라면, '아 그럼 지금 하고 있는 ooo보고서 작성과 ㅁㅁ이벤트 문안 작성 건은 홀딩하고 이것부터 할까요?'라고 묻는 식입니다.
짜증은 최대한 숨깁시다. 해맑게, 밝은 톤으로 묻습니다.

눈치와 염치가 있는 팀장이라면 업무 분장을 다시 하든, 충원을 하든, 하다 못해 다른 보상안을 찾아주든 할 겁니다.
문제는 눈치가 없거나 염치가 없는 팀장입니다. 눈치가 없는 팀장에게는 그냥 까놓고(but 예의를 갖춰) 이야기합시다.
'팀장님, 제 역량으로 a, b, c를 동시에 처리하기가 다소 버겁습니다. 혹시 업무량이나 방식을 조금 조정할 수 있을까요?'라고요.
염치가 없는 팀장이라면? 업무 불균형을 알고도 자기 편하려고 그냥 둘 겁니다. 호소를 해도 받아주지 않을 거고요.
더 좋은 리더를 찾아 부서 이동을 하거나 능력을 살려 이직을 합시다.



2. 계획한 대로만 실천하는 프로계획러


한 주 동안 해야 할 일을 일(日) 단위로 균등히 쪼개어 나름의 스케줄을 정하고 실천하는 프로계획러. 얼핏 야근과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이들 중에도 헤비 야근러가 있습니다.

왜일까요? 일단 직장인의 일주일은 생각한 대로만 흘러가지 않습니다. 중간중간 새로운 업무가 추가로 주어지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갑자기 떨어진 일을 처리하느라 기존의 계획은 흐트러지고, 결국 야근을 하는 거죠.

이러한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려면, 하루 정도는 비워두고 계획할 것을 권합니다. 그러면 갑자기 떨어지는 일을 처리할 여유가 생깁니다.
새롭게 주어지는 일이 없어 하루의 자유가 생긴다면, 자료를 조사하거나 레퍼런스를 수집하는 데 할애하세요. 다음 일을 빠르게 잘할 수 있는 추진력을 얻게 됩니다.

하나 더, 일을 줄 세우듯 정렬하여 계획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기도 합니다. a업무는 월요일, b업무는 화요일, c업무는 수~금요일 이런 식의 계획이요.
일 중에는 고민과 영감을 켜켜이 쌓아가며 해야 하는 것도 있습니다. 콘셉트나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것부터 시작해 조금씩 그림을 얹어가며 기획해야 하는 일들 말이죠.
이런 건 한 자리에서 몰아서 해내기 쉽지 않습니다. 머릿속에 담아두고서, 다른 일을 하는 중간중간 혹은 회사를 오가면서 문득문득 떠올려 고민해야 합니다.
영감은 의외의 장소에서, 의외의 장면을 보며 생겨나기도 합니다. 지하철역 스크린도어에 적힌 시 한 구절이 광고 카피나 콘셉트를 떠올리게 할 때도 있지요.
이런 종류의 일을 책상에 앉아 단번에 몰아서 하려니, 좋은 생각은 떠오르지 않고 시간만 갑니다. 결국 야근으로 이어지고요.

업무 계획을 세울 때는 일의 성격을 고려하세요. 단번에 처리할 수 있는 일과 고민을 쌓아가며 하는 일은 다르게 접근해야 합니다



3. 매번 '다시' 하느라 야근하는 재도전러


정해진 시간 안에 할 수 있는 일임에도, 상급자의 '다시' 하라는 지시 때문에 매번 오버 타임으로 일하게 되는 유형입니다.
다시 하는 과정이 숙련도를 높여주기도 하지만, 매번 반복된다면 시키는 사람과 하는 사람 둘 다에게 시간 낭비일 뿐입니다.

이런 유형이라면, 일을 끝까지 다 해서 가져가지 말고, 중간에 가져가서 상급자의 의견을 물으세요.
'이대로 계속해도 되는지, 아니면 다른 방향으로 틀어야 하는지'를 묻는 겁니다. 핵심은 생각하고 있는 방향을 명확하게 설명하는 데 있습니다.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알아야 상급자가 판단하고 '고 오어 스탑'을 정할 수 있으니까요.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면 결국 '무슨 말인지 모르겠으니, 일단 다 해서 가져와'라는 답변을 들을 겁니다.
설명만 듣고도 상급자가 머릿속에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하세요. 자신이 없다면, 주위 동료나 친구에게 먼저 연습해 보세요.

여러 번 '다시' 하라는 피드백을 들으면 자존감이 떨어지고 보고에 두려움을 느낍니다.
중간보고는커녕 보고의 순간을 최대한 미루고 싶어 지죠. 하지만 혼자 끙끙 앓는다고 달라지는 건 없습니다.
치열하고 집요하게 물어 힌트를 얻어내는 것도 일을 잘하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4. 야근할 때 집중이 잘 된다는 습관성 야근러

업무 시간에는 여유를 부리다 남들이 퇴근하기 시작하면 각 잡고 일하기 시작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야근이 습관이 된 유형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나는 이상하게 야근할 때 집중이 더 잘 되더라'라고 말합니다. 일리가 있긴 합니다.
전날 야근하면 피로가 누적되어 다음 날 아침에는 집중이 잘 안 되니까요. 정신 차리고 일할 때쯤이면 이미 야근 타임이고요.

이 패턴에서 탈출하고 싶다면 본인의 의지가 중요합니다. 남들 일하는 시간에 집중해 일하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작은 것부터 바꿔 보세요.
가령 출근 직후의 루틴을 바꿔 봅니다. 자리 정리하고 커피 사 오고 담배 타임 갖고... 버려지던 시간이 많았다면 그것부터 고칩니다.
'출근 후 10분 내로 업무 모드에 돌입하기' 등 규칙을 정하는 겁니다.
'점심시간 끝나기 10분 전에 자리로 돌아와 업무 준비하기', '25분 집중해서 일하고 5분 쉬기(뽀모도로 활용)'처럼 집중력을 높이기 위한 규칙도 좋습니다.

업무를 쪼개서 조금씩 목표를 세워가며 하는 방법도 효과적입니다. 어렵고 부담스러운 업무일수록 미루는 게 사람의 심리거든요.
30장짜리 보고서를 작성하는 일이라면 엄두가 안 나서 시작조차 못하게 되는 거죠. 그럼 일단 '오늘 5시까지 5장은 무조건 쓴다'처럼 작은 목표를 세우는 겁니다.
그리고 다 되면 다시 5장, 또 5장... 그렇게 일을 끝내는 겁니다. 야근하지 않고요.

습관이 무섭다는 말은 괜히 나온 게 아닙니다. 습관처럼 오늘도 야근각을 잡고 있다면 꼭 끊어내시길 기원합니다.


5. 모든 업무에 120% 힘을 쏟는 파워워커

모든 일이 하나 같이 다 중할 수는 없습니다.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할 일이 있다면, 효율적으로 빨리 처리해야 하는 일도 있습니다.
이 구분을 잘하지 못해 모든 일에 120% 진심이고 모든 일에 120%의 힘을 쏟으면, 당연히 야근이 뒤따릅니다.
회사일은 열심히 <<<<<< 효율적으로 잘!! 입니다. 열심히 하는 건 내 일기장에만 남지 다른 데는 안 남습니다.

뭐든 열심히 하다 보니, 메일이나 메신저 작성 시에도 열과 성, 그리고 예의를 다하는 사람들도 있는데요.
메일이나 메신저는 일을 하기 위한 수단이지 그 자체가 일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메일에는 상대에게 전해야 할 사항, 상대가 해주어야 할 액션과 기한만 포함되면 끝입니다.
이런 표현 괜찮을까 인사말은 어떻게 할까 그런 고민하지 마세요. 상대는 그다지 신경 쓰지 않으니까요.


6. 분위기 때문에 야근하는 눈치러


마지막으로 의리나 분위기 때문에 야근한다는 유형입니다. 회사마다 사정이 다르고 상급자마다 분위기가 달라서 섣불리 말하기는 힘들지만, 저는 이건 선택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회사와의 의리와 저녁 있는 삶 중에서요. 찍힐까 봐 걱정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제 경험상 회사에서는 일 잘하는 사람이 최고입니다.
결국 '사람 좋은' 직원보다 '능력 있는' 직원을 찾게 되거든요. 지금의 야근이 의미나 가치가 있는 것인지 잘 따져 보세요.



(요약)

[직장인 유형별 야근 탈출법]

1. 남보다 일이 많아 야근: 팀장에게 은근히 어필할 것("하고 있는 a업무, b업무는 홀딩하고 지금 시키신 c업무부터 할까요?")

2. 계획대로만 일하다 야근: 하루 정도 비우고 계획할 것 & 단번에 할 일과 고민을 쌓으며 할 일 구분할 것

3. 매번 다시 하느라 야근: 끝까지 하지 말고, 중간보고해서 방향을 체크할 것

4. 야근할 때 집중이 잘 돼서 야근: 업무 시간에 집중하는 습관 기를 것(루틴 바꾸기, 업무를 작은 단위로 쪼개서 클리어하기)

5. 모든 일에 힘을 쏟느라 야근: 중한 일이 아닌 것은 빠르게 처리하는 습관 기를 것

6. 분위기 때문에 야근: 회사와의 의리 vs 저녁 있는 삶 중 선택할 것



(사족)

'나는 무조건 1번 유형이다'라고 생각하지 맙시다. 자기 객관화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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