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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도 안 되는 타임라인을 주고 일을 끝내라는 지시가 있었다. 그 배경에 대해 문의를 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글로벌에서 하래.”였다. 과거 꼰대 문화가 넘쳐났던 회사를 다닐 때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사장님이 하라고 하면 하는 것이었는데 외국계 회사에서 입을 다물게 하는 최고의 방어법은 “글로벌 디렉션(direction : 지시)입니다.”인 것이다. 사실 그럴싸해 보이지만 큰 차이는 없는 꼰대 문화이다.

 

몇천 명이 근무하는 곳이기 때문에 글로벌의 방향성을 전파해주는 팀이 당연히 존재한다. 물론 그들이 영어만 잘해서 그 자리에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대부분은 자신의 주요 업무가 무엇인지 인지하지 못한 채 일을 하는 것 같다. 이유에 대한 설명 없이 글로벌에서 그렇게 하라고 합니다라고 하면 우리는 입을 다문다.

 

이건 내가 하라고 지시하는 게 아니라 저 위에 너희가 쳐다도 못 보는 높으신 분들의 결정이니 그냥 입 다물고 일하지라고 하는 사람들에게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겠는가.

 

 

또 하나의 문제는 그 방향성을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이해해서 잘못 전파하는 경우에도 생긴다. 무식한 사람이 신념을 가지는 것보다 무서운 게 없다는 것을 느낄 때가 있는데 더 심각한 것은 자신들이 유리한 방식으로 재해석해서 top down을 해 버리는 경우는 참을 수 없다. 이 사람 저 사람 이야기를 다 듣고 결정하고 수정하고, 그러기에는 관리가 어려우니 결국 위에서 찍어 누르는 방식이 편하지만 명색에 외국계 회사니 꼰대 짓은 못하겠고 그냥 자신의 방식대로 지시하고 명목은 “글로벌 디렉션” 이 되는 것이다.

 

외국계 회사의 입사를 희망하는 많은 지원자들이 기대하는 소통의 자유는 결국 얼마나 현명하고 귀가 열려있는 담당자를 만나느냐에 따라 이룰 수 있는 꿈이 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아쉽게도 직원의 수가 늘어나면 통제가 힘들어지고 결국 모든 사람들의 인풋을 가지고 일을 진행하면 결정을 하는 사람이 없어지게 되니 회사가 성장하고 규모가 커지면 소통의 부재는 생겨날 수밖에 없다. 다만 내가 바라는 바는 앞서 말했듯이 “무식한데 신념을 가진” 사람과 일하지 않는 것, 그리고 글로벌 지시라고 했을때 적어도 직원들이 받게 되는 영향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 보고 다른 방법에 대한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유연성이 있는 사람을 만나길 기대하는 것 뿐이다.

평소에 잔다르크처럼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할 말 다 하는 성격이지만 나 역시 글로벌 디렉션이라는 말에는 입을 다문다. 그리고 무식한데 신념을 가진 사람과는 되도록 업무접촉을 하지 않으려고 피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나는 나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니, 쓸데없는데 에너지 쏟지 말자. 요즘 내가 정신승리를 할 때 하는 혼잣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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