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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인터뷰를 거절하기까지의 오락가락했던 마음


채용 공고 이메일을 받았다.

 

마케팅을 해서 그런지, 평소 좋아하고 자주 이용하는 서비스의 경우에는 이메일 광고 수신동의를 해놓고 내용을 살펴보곤 한다. 그런데 서비스에 대한 내용이 아닌 채용 공고에 대한 이메일이 한 외국계 스타트업으로부터 왔다. 페이스북/링크드인 페이지/회사 홈페이지가 아닌 이메일을 통한 채용공고는 처음이었다. 신기했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에 맞는 지원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이메일을 통해 바로 지원을 했다. 며칠 후, 답장이 왔다.

 

Thank you so much for applying for the position here at ABC Company!

We really like your profile and would love for you to move on to the next step in our hiring process. The next step is a written exercise available at this link:

 

'really like your profile'이라는 말이 얼마나 진짜인지 알 수 없지만, 이메일을 받았을 때 오늘도 어김없이 김칫국 드링킹을 실컷 했다. 정말 기분이 좋았다. 이력서 제출 후, 다음 프로세스는 이메일에 안내된 것처럼 한 시간 정도 과제를 하는 것이었다. 서비스와 서비스 정책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각 케이스 별로 이메일을 작성하는 것과 해당 직무 또는 서비스에 제안하고 싶은 것을 아이데이션 해서 제출하는 것이었다. 과제는 언제나 그렇듯 최선을 다했지만, 마지막 문제로 다가갈수록 마음은 괜히 급해졌다.

 


 

We were very impressed by your answers and would love to set up a call with you!

 

이쯤 되면 칭찬을 잘해주는 착한 리크루팅 팀인 것 같다. 과제 합격을 알리며, 이메일을 통해 인터뷰 예상 질문에 대한 상세한 내용이 워드 파일로 제공되었다. 생각하고 준비해야 하는 내용이 상당히 많았다. 이렇게 인터뷰 질문을 제공한 기업은 두 번째였는데, 인터뷰할 내용의 개요를 주는 방식도 지원자가 차분하게 인터뷰를 준비할 수 있어 좋은 것 같다. 글래스도어를 참고해서 다른 지원자들이 받았던 질문도 모아서 답변을 준비했으며, Terms of Service까지 읽을 정도로 구석구석 살펴봤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이패드의 마인드맵 앱을 이용해서 서비스 전반적으로 마인드맵을 그리며 생각을 정리해나갔다.

 

마인드 노드 (MindNode)

 

 

구글 미트(=행아웃)로 인터뷰하기

 

지난번에도 구글 미트로 인터뷰를 진행한 적이 있어서, 이번에는 긴장감이 덜했다. 지정된 시간에 Invitation에 전달받은 링크로 입장해서 기다렸다. 몇 분 후, 지원한 직무를 담당하고 있는 실무자가 등장했고, 면접을 진행했다. 면접은 60분 동안 영어로 진행되었고, 특정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한 질문이 주를 이루었다.

 

- 자기소개
- 왜 ABC 회사가 자신에게 적합한 회사인지
- ABC 서비스의 장점과 단점
- 여러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약 4-5가지)
- 입사 후 세 달 안에 자신이 바꾸고 싶은 것
- 질문 시간

   

 

여러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에 대해 대답하는 것이 중요한 질문이었던 것 같은데, 그동안 했던 직무경험에 기반해서 그 상황에서 조건을 나누고 조건별로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해 답변을 했다. 질문이나 상황이 잘 이해가 가지 않는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질문을 해서 상황을 구체적으로 만들고 대응 방안을 제시했다.

 

 

최종 인터뷰 이메일이 오다

부족한 면도 많았지만 인터뷰를 패스하고 최종 인터뷰 일정을 정하기 위한 메일이 왔다. 그러나 지난 면접을 마치고 나서 고민이 되었던 부분은 채용 공고에 있는 내용과 실제 인터뷰를 하면서 알게 된 직무가 처음 지원할 때 생각한 것과 차이가 꽤 컸다는 것이었다. 지금까지처럼 열심히 마지막 인터뷰를 준비하면 최종 합격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입사 전부터 이렇게 고민이 된다면 가지 않아야 하는 걸까 마음이 오락가락했다.

 

 

결국, 오랜 고민 끝에 최종 인터뷰를 거절했다.

 

 

글을 쓰는 지금은 그 때로부터 몇 달이 지났고, 그때 끝까지 해볼 걸 그랬나 하는 후회가 되려는 순간들이 있었다. 코로나 시대에 최종 인터뷰를 거절하는 바보는 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입사 전부터 갈까 말까 머뭇거리는 회사는 내가 들어가서 후회할 것이라는 걸 안다. 아쉽지만, 다른 기회를 찾아보기로 했다.

 

 

 

앞으로 가는 길을 응원한다는 회신을 받았다
마음이 따뜻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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