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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를 구인하는 공고를 보는 건 재미있다. 다른 직군과 달리 디자이너 구인 공고는 추상적인 경우가 많은데, 가끔은 진짜 어떤 사람을 구하고 싶을까 의심이 들 때가 있다.

그래서...

 

그냥 솔직하게 쓰면 안 되나 싶다.

 


"우리는 디자이너가 없는 팀입니다. 디자이너와 함께 일해본 경험은 적지만, 제품에 좋은 디자이너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제품을 더 좋게 보이게 하고, 더 많은 사람이 편리하고 즐겁게 사용하길 원합니다. 그래서 이 일을 함께 하실 디자이너를 구하고 싶습니다.

저와 팀원들은 제품의 주요 콘텐츠를 기반으로 미니멀하고 모던한 디자인을 원하는 편이지만, 함께 일하면서 더 나은 디자인을 제안해주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비주얼 디자인 외에 제품을 제작하는 전반적인 환경에 참여하 실 수 있으며,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주시는 분을 환영합니다.

 

우리는 수집한 사용자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고 UX 디자인 프로세스 중에서 Mockup에 많은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1~2주 단위로 빠르게 Mockup을 제작하고 실제 서비스에 적용하실 수 있는 디자이너가 필요합니다. 제품을 설명하고 SNS로 홍보하거나 마케팅 활동을 도와주실 수 있는 분이라면 더욱 좋습니다. 신생 기업이기 때문에 디자인 외의 일이 생길 수 있고, 전에는 해보지 못한 일을 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스타트업에서 일해보신 분은 우대하며, 이전 직장에서 얻은 경험을 존중합니다. 경력보다는 경험의 질과 자질을 중요하기 생각하기 때문에 디자이너로 성장하길 원하는 신입도 지원 가능합니다.


디자인 작업에 필요한 장비와 툴, 환경을 제공합니다. 팀원들은 모두 Mac을 사용합니다. iMac이 아닌 Macbook을 대신드릴 수 있습니다. 주로 사용하는 툴은 스케치이며, 원하시는 툴의 라이선스를 구입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넓은 책상과 편안한 의자, 따뜻한 커피와 차, 간식이 항상 준비되어 있습니다. 늦게 까지 일하실 경우, 식사 비용을 드리고 원하실 때 휴가를 제출하실 수 있습니다. "

 


 

훌룡하다고 생각되는 구인 공고(발견하는대로 추가 예정)
Brantist  링크
- 왓챠의 구인 링크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디자이너가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모른다. 낮은 수준에서 그림을 만들어주는 사람, 포토샵 잘 하는 사람 정도의 이해이고, 높은 수준에서는 애플의 디자이너 조너선 아이브다. 이러한 극도의 괴리는 이상한 디자이너 구인 공고를 내게 한다.

 

앱, 웹의 UI/UX 디자인

보통 이렇게 시작한다. 디자인 공고에서 가장 먼저 쓰는 것이 가장 필요하고 중요한 일이다. 그런데 웹과 앱의 UI는 의아하다. 웹디자인과 앱 디자인은 플랫폼으로 나눌 수도 있지만, 주로 웹사이트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개하거나 브랜딩 하기 위해 사용되고, 앱은 좀 더 기능적인 부분을 수행한다. 이것만 봐서는 웹과 앱의 2가지 플랫폼으로 서비스를 하는 회사인지, 앱 디자인을 하면서 가끔씩 웹사이트 디자인도 하는 건지 알 수 없다. UI와 UX를 묶어서 구인하는 것은 이제는 상투적인 표현이라 따로 언급하진 않겠다.

 

이런 조건에 만일 경력 / 신입 무관이라는 조건이 붙으면 더욱 난처하다. 툴이나 개념이 빠르게 변하고 새로운 일을 하는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아마도 신입과 경력의 차이는 적을 수 있지만, 신입이 주요 대상이고 함께 일할 사람이 없다면, 경력직만 구하는 것이 적절하다.

 

사용자 조사, 테스트를 통한 제품 개선, 경쟁사 서비스 UX/UI 조사 분석 및 디자인 업무

UX 디자이너를 구할 때는 UX 디자이너, 아닐 경우는 디자이너를 구한다고 하거나 '우대조건'으로 이야기하면 된다. 하루 혹은 일주일 단위 업무에서 이 업무의 비중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회사는 끊임없이 뭔가를 벤치마킹하고 있다는 뜻이다. 많은 정보를 모으는 회사는 의사결정이 느리다. 정보를 모으고 수납하고 분석하는데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그 시간이 늘어날 수 있다.

따라서 디자인하는 사람과 분석하는 사람을 분리하고 의사소통 방안을 고민하는 것이 좋지만, 내부적으로 이 차이를 인지하지 못하면, 업무의 우선순위가 모호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고, 현재 팀원 중에 누군가 이 업무를 하고 있거나 이 업무에 피로를 느끼고 있을 수 있다. 역시 우대조건에 포함될 내용이다.

 

브랜딩 & 콘셉트 디자인

브랜딩은 2016~2017년 간의 주요 키워드이다. 대부분의 시작하는 회사는 디자이너가 주도하는 브랜딩을 잘 모른다. 디자이너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만들지 않는다. 프리미엄이나 럭셔리한 브랜드는 사용되는 인력의 숙련도와 원자재, 철학, 역사와 시간이 만들어낸다. 회사가 제조업이 아니라 IT 서비스를 한다면, 신뢰, 안정, 믿음, 공감, 즐거움이 주요  가치가 되는 경우가 많다. 브랜딩이 필요하다면, 구인공고에 자사의 가치, 철학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을 것이다. 콘셉트 디자인은 디자인 프로세스에 많이 있는 절차이므로 별도로 기재하지 않아도 되지만, 별도로 쓰여 있다면 업무 절차가 복잡하다는 것을 암시한다.

 

GUI을 논리적으로 구현하는...

'UI 디자이너를 구합니다.', 'UI/UX 디자이너'라고 했다면, 용어를 통일하는 것이 좋다. 중요한 건 논리적이라는 말인데, UX 설계를 논리적으로 하면 된다. 하지만 설계를 할 때 논리적으로 설계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디자인은 감성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UI 디자인은 논리적 수단을 사용해서 사용자에게 감성적으로 접근을 한다.

 

MAC 사용, 혹은 스케치, 인비전, 재플린, 포토샵 등등 당신이 들어보지 못했거나, 이름만 들어본 툴 사용

아무 상관없다. 불과 1~2주의 적응기간만 거치면 된다. 포토샵 책이 아주 오랫동안 서점에서 팔리면서 모든 툴이 책을 통해 배워야 하는 어려운 기술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최근 나온 툴은 매우 편하다. 뭔가 만들겠다는 의지만 있으면 된다. 익숙하지 않을 뿐이다.

오랫동안 왜 맥을 쓴다는 것, 그리고 디자이너에게 맥을 준다는 점을 강조하는 공고를 많이 봐왔는데, 의미가 없다. 모든 조건이 맞는데, '이 회사는 맥을 쓰는군. 나는 윈도우만 쓰기로 맹세했으니 지원하지 말아야겠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없고, '맥을 쓰다니, 나는 윈도우만 써왔는데, 이 기회에 나에게 맥을 사용할 기회를 주시다니.' 하면서 즐거워할 사람도 없다.(즐거워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Wireframe, User Journey Map, User Research, Persona, Mockup..

UX 디자이너 구한다고 하면 된다.

 

우리는 이런 팀입니다. 이런 사람을 원합니다.

밝고 긍정적이며, 일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
믿지 못하겠지만, 실제로 이런 사람이 있다. 일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은 대부분 밝고 긍정적이다. 하지만 이런 것은 면접을 통해서 알 수 있는 사항이므로 구인공고에 낸다는 것은 불합리한 일이 많다는 메시지를 전할 뿐이다.

어떤 일이던, 내게 맡겨진 이상, 스스로 끝까지 해내는 사람
하지만, '어떤 일'이던 이라는 말은 당신이 어떤 전문성을 갖고 있더라도 나는 그 전문성을 활용하는 일은 시키지 않겠다는 의미일 수 있다.

논리적으로 상대를 이해시키고 끝까지 토론하는 사람
'팀 내부에 다른 사람을 이해하거나 다른 의견을 잘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이 있다.'는 경고이다.

실수를 잘 인정하는 사람
아마 일을 시작하면, 의도하지 않게 실수를 인정할 일이 많아질 것이다.

스타트업 경력 있으신 분.
신입을 구한다면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해야 한다. '경력직인 경우, 스타트업 경험을 우대합니다.'가 성의 있는 표현이다.

 

이런 경우는, '좋은 디자이너' 구하길 원하는 것보다 '맘에 드는 디자이너' 구하는 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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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트렌드메이커

Dinto 딘토 Dinto는 deeply into를 뜻하며 '깊이'에 대한 우리의 열망을 상징합니다. 깊이 없는 아름다움은 장식에 불과하다고 믿습니다. 우리는 매 순간 감응하며 나만의 철학과 아름다움을 쌓아가는 여성을 찬미하며 고전문학에서 영감을 받은 컬러로 여성의 삶을 다채로이 채색하고자 합니다. 전과는 다른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는 그런 글처럼 딘토가 하나의 계기가 되기를, 안목을 넓히고 격을 높여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 핀 더 푸드 our phillosophy 배부른 영양결핍과 고달픈 자기관리에 지쳐버린 현대인들에게 생기와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당신의 삶을 가볍게 그리고 즐겁게 핀더푸드가 제안하는 건강한 다이어트&이너뷰티의 시작 our promise 더 간편한 더 맛있는 더 효과적인 경험을 위한 핀더푸드 내 몸을 위한 거니까, 자연주의 착한 성분으로 HACCP&GMP의 엄격한 품질관리로 다양하고 트렌디한 식이요법을 약속합니다. our vision 바쁜 일상 속, 더 이상의 수고를 보탤 필요는 없기에 우리가 당신의 예쁨과 멋짐, 건강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방법을 제안합니다. 더 확실하고, 더 맛있고, 더 간편한 제품개발을 위해 끝없이 연구합니다. 고된 자기관리에 지친 당신을 위해, 핀더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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