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을 시작하기 전에 ]
코로나 19로 인해서 우리에게 집이라는 공간의 개념이 바뀌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정도로 시작되던 현상이 정해진 시간에만 외부 활동을 허락하는 단계로 강화되었다.
급기야 몇 주간의 시간 동안 외출이 금지되는 (Lock-down) 조치가 취해지는 국가들도 생겨났다.
코로나로 인해서 여행 자제, 5인 이상 모임 자제 등으로 인해서 외식, 서비스업 등의 소비 활동은 급락했다.
그런 와중에도 오히려 코로나로 인해서 급성장한 회사들이 있다.
그중에 하나가 넷플릭스이다. 코로나로 인해서 변화된 우리 삶은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익숙하지 않았던 유료 결제 구독 서비스는 이제 우리 문화의 일부분으로 자리 잡았다.
코로나로 인한 달라진 시회 변화와 유료 구독 시스템을 전 세계로 확산시킨 넷플릭스는 어느 날 한 순간 하늘에서 뚝 떨어진 비즈니스 모델인지 아니면 성공이 예견된 사업이었는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
그럼 넷플릭스는 어떻게 코로나 환경에도 불구하고 지속 성장할 수 있었는지 알아보자.
< 넷플릭스 매출과 영업이익 > (출처 : 매일경제 )
Ⅰ. 넷플릭스의 창업자와 탄생 과정
[ 넷플릭스의 창업자 ]
- 헤이스팅스와 랜돌프
넷플릭스의 현재 CEO 리드 헤이스팅스는 보스턴에서 태어나 보든 대학교에서 수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1983년부터 2년간 미국 평화봉사단 소속으로 아프리카 스와질란드의 고등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쳤다.
미국으로 귀국한 후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석사 학위를 받았다.
< 넷플릭스 CEO 리드 헤이스팅스 > (출처 : 구글 이미지)
졸업 후 헤이스팅스는 어댑티브 테크놀로지사에서 일하며 소프트웨어 디버깅 도구를 발명했다. (디버깅 : 오류 수정)
어댑티브 테크놀로지사를 그만둔 헤이스팅스는 1991년 소프트웨어 디버깅 전문 기업 ‘퓨어 소프트웨어’를 창업했다.
퓨어 소프트웨어는 빠르게 성장했고, 1996년 말 '아트리아'라는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을 인수 합병하면서 '퓨어 아트리아'를 설립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합병 전 아트리아에서 제품 마케팅을 담당했던 마크 랜돌프를 퓨어 아트리아의 마케팅 책임자로 임명했다.
1997년 8월, 넷플릭스 창업 몇 주 전에 헤이스팅스는 퓨어 아트리아를 5억 8,500만 달러에 매각했다.
< Netflix 공동 창업자 마크 랜돌프 > (출처 : 구글 이미지)
넷플릭스의 초대 CEO였던 마크 랜돌프는 1981년 뉴욕의 해밀턴 대학교를 졸업하고 우편으로 음악 악보를 파는 뉴욕의 음악회사 체리 레인 뮤직에서 사무직을 맡았다.
그는 소규모 우편 주문 운영을 담당했는데, 음악 악보 카탈로그를 우편으로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다양한 방법을 고안했다.
랜돌프는 맡은 업무를 통해 고객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고객의 관심 사항과 구매 행동을 추적하기 위해서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그는 체리 레인의 우편주문 처리 시스템을 위한 프로그램을 설계했고, 제품을 출시하기 전에 성공 여부를 테스트하기 위한 소프트웨어도 개발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퓨어 소프트웨어사의 CEO였던 헤이스팅스가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아트리아를 인수 합병해 퓨어 아트리아를 설립하면서였다.
헤이스팅스가 퓨어 아트리아를 매각하고 다른 비즈니스를 구상하면는 4개월 동안 헤이스팅스와 랜돌프는 함께 출퇴근을 하면서 어떤 비즈니스를 창업할지에 대한 논의를 했다.
이를 통해 인터넷 시대에는 온라인으로 비디오를 신청하고 우편으로 배송하는 비즈니스 모델에 전망이 있다고 생각했다. 넷플릭스는 이렇게 싹을 틔우게 되었다.
넷플릭스가 1998년 4월에 출범하고 랜돌프가 넷플릭스의 초대 CEO를 맡았지만 1999년에는 헤이스팅스가 CEO가 되었다.
2002년 넷플릭스가 성공적으로 상장된 후, 랜돌프는 자신의 지식과 기술이 성숙된 기업의 경영보다는 도전과 창의성이 요구되는 스타트업에 더 적합하다고 생각해 2003년 넷플릭스를 떠났다.
헤이스팅스가 랜돌프를 만나 넷플릭스를 창업하기까지의 과정을 보면 만나기 전부터 각각 스타트업을 만들고 인수 합병에 대한 경험을 한 것으로 미루어보아 두 사람의 도전적인 면이 넷플릭스 탄생과 성장의 밑거름이 되어준 것으로 보인다.
[ 넷플릭스 탄생 과정 ]
- 넷플릭스가 탄생하게 된 배경
넷플릭스(NETFLIX)는 인터넷(Net)과 영화(Flicks)를 합성한 이름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넷플릭스는 영화를 인터넷으로 주문해서 보게끔 하겠다는 의미로 시작된 기업이다.
넷플릭스는 소비자들이 대여점을 직접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개선하고자 하는 것에서 출발했다.
초기의 넷플릭스는 인터넷으로 DVD를 주문, 이후에 우편을 통해 DVD를 주고받는 형태의 비즈니스로 소비자가 대여점을 방문할 필요가 없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넷플릭스는 원하는 DVD를 봉투에 넣어 우편으로 발송했는데 이때에 봉투 색이 빨간색이어서 빨간 봉투 엔터테인먼트(Red Envelope Entertainment)로 불리기도 했었다.
< Netflix DVD 배송 우편 봉투 예시 > (출처 : 구글 이미지)
단지 우편을 통해 DVD를 주고받는 것에만 집중한 것이 아니다.
넷플릭스는 대여할 때마다 비용이 발생하지 않게 사용자로부터 유로 가입을 유도하고 별도의 추가 금액이 없이 DVD를 대여해주는 서비스였다.
기존의 대여점은 가입료가 없는 대신 DVD를 대여할 때 비용이 발생하지만 넷플릭스는 월 정액 구독료를 받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로 시작했다.
이용자들은 PC를 통해 빌리고 싶은 DVD 목록을 넷플릭스에 신청하여 원하는 만큼의 영화를 우편으로 받아볼 수 있었다.
이용자가 반납한 DVD가 넷플릭스에 도착하면 다음 영화가 배송되는 식으로 대여와 반납이 이루어졌다.
이용자는 매월 일정한 금액을 지불하고 자신의 상황에 맞게 대여기간을 조절할 수 있었다.
빨리 다음 영화를 보고 싶은 이용자는 그만큼 반납을 빨리 하면 되었고, 그렇지 않은 이용자는 자신의 리듬에 따라 반납을 하면 됐다.
이는 넷플릭스 입장에서도 긍정적이었다. 이용자가 DVD 반납을 늦게 하면 그만큼 발송하는 양이 줄어 배송비가 절약되었고, 반납이 빠르면 DVD 회전율이 높아져 비즈니스 모델이 원활하게 가동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 넷플릭스의 초기 경쟁 구도
넷플릭스가 온라인 DVD 우편 구독 서비스 사업 시작했을 때 시기상조라는 평가가 많았다.
“인터넷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았음”
“DVD 영화 생태계의 부족, DVD 영화 타이틀과 재생할 DVD 플레이어의 보급률이 적었음”
“비디오 대여 시장에 이미 강력한 경쟁자가 있음”
이런 난관을 극복하고 넷플릭스가 성공을 이루게 된 것에는 기술의 발전이 한몫을 했다.
사업 초기 우려했던 인터넷 인프라와 DVD 환경은 빠른 속도로 개선되었다.
2001년에는 미국 가구의 50퍼센트가 인터넷 접속을 하였고 인터넷 속도 역시 빨라지고 있었다.
DVD 플레이어 또한 수요 증가에 힘입어 가격도 1천 달러에서 절반 수준으로 하락했고 영화사들도 DVD로 영화를 출시해 2006년에는 미국 가정의 81퍼센트가 DVD 플레이어를 소유하게 되었다.
< DVD 플레이어 > (출처 : 구글 이미지)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서 넷플릭스는 사업의 확장을 이어나갈 수 있었지만 근본적으로는 기술의 발전을 예견했기에 넷플릭스는 과감한 투자를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인터넷 인프라와 DVD 환경 개선은 기술의 발달로 인해서 해결이 되었지만 경쟁자를 극복하는 것은 넷플릭스가 해결해야 할 과제였다.
넷플릭스가 비디오 대여 사업을 시작했을 때 이미 ‘블록버스터’라는 세계 최대의 비디오 대여점이 존재했다.
블록버스터는 1985년에 창업해 전성기인 2004년에는 25개국에 9천 개의 비디오 대여점을 보유, 연매출 51억 달러를 기록한 세계 최대의 비디오 대여점이었다.
미국에서는 어디서나 쉽게 블록버스터 매장을 찾아볼 수 있었고 경쟁사에 비해 압도적인 가맹점 수로 시장을 주도해 온 상태였다.
< 미국 블록버스터 대여점 > (출처 : 구글 이미지)
블록버스터는 충분한 가맹점 수로 어디서나 쉽게 매장을 방문하게 하는 식으로 고객을 유도했다.
고객이 비디오를 반납하지 않으면 이를 다른 고객에게 빌려줄 수 없기 때문에 강력한 연체료 제도로 DVD의 빠른 순환도 유도했다.
그러나 고객들의 가장 큰 불만은 오프라인 대여점에서의 DVD 픽업과 반납, 그리고 연체료 문제였다.
넷플릭스는 이런 고객들의 주장에 귀를 기울여 매장 방문을 통한 대여/반납의 번거로움과 연체료의 부담을 동시 없애줌으로 사업 초기 경쟁사를 따돌리고 온라인 대여업을 성공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넷플릭스가 출시되고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블록버스터도 변화를 꾀하려고 하였지만 자신들이 보유한 주요 수입원인 대여 매장을 통한 전통적인 사업구조 재편을 하기에는 이미 너무 거대해져 있었다.
하지만 넷플릭스가 2002년 성공적으로 IPO를 진행하자 블록버스터도 넷플릭스와 유사한 월정액 기반의 서비스인 ‘블록버스터 프리덤 패스’를 출시했다.
블록버스터의 프리덤 패스도 연체료 없이 월 20달러를 내면 DVD가 반환될 때마다 새 영화를 고르게 해 주었지만 DVD를 대여 매장에서 빌릴 수 있다는 것은 유지했다.
하지만 당시 넷플릭스의 최대 강점인 연체료가 없다는 부분을 동일시하는 것만으로도 넷플릭스는 타격을 입게 되었다.
하지만 블록버스터 역시 연체료가 총매출의 16%를 차지하고 있었다는 점과 신규 서비스 추진으로 인해 매출이 잠식되는 것, 여기에 마케팅 비용을 합하면 엄청난 도전이었다.
그만큼 넷플릭스로 인해 촉발된 시장의 변화가 자신들에게 불리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한 셈이다.
넷플릭스의 DVD 무료 우편 배송 서비스는 기존 서비스의 불만을 기반으로 태동된 서비스로 고객을 유입할 만한 이유가 충분했다. 여기에 인터넷과 DVD 산업의 기술 발달이 미래를 이끌 것이라는 것을 예견한 헤이스팅스의 안목이 합쳐서 사업 초기 성공적인 시작을 할 수 있었다.
[ Insight ]
컴퓨터의 보급과 저장장치의 발달(비디오테이프 & DVD)로 인해서 1990년대 초반부터 비디오테이프의 수요가 급감하기 시작했다.
인터넷으로 동영상을 다운로드해서 하드웨어에 저장하거나 CD로 만들어서 동영상을 보는 일이 비일비재해졌다.
비디오 대여점을 방문하는 일이 줄어들었고 시간이 지나 비디오테이프의 자연스러운 소멸과 함께 비디오 대여점은 역사 속으로 사라져 갔다.
여기서 그친 것이 아니다.
인터넷 속도가 점차적으로 빨라지면서 동영상을 다운로드하지 않고도 실시간으로 재생할 수 있을 정도의 인프라가 갖춰지면서 DVD 타이틀도 더 이상 설 자리가 없어졌다.
이제는 언제 어디서나 자신이 원하는 곳에서 별다른 저장공간 없이 원하는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넷플릭스는 이런 기술 트렌드의 변화와 흐름을 정확하게 짚어냈다.
넷플릭스 창업자의 면면을 살펴보면 이들이 어떻게 이런 기술적인 트렌드에 빠르게 변화하는 회사를 만들어냈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헤이스팅스는 수학을 전공했고 랜돌프는 우편배달 서비스 사무직으로서의 경험을 기반으로 넷플릭스를 탄생시켰다.
그들이 주목한 것은 기술의 발전 방향과 현재 비즈니스 모델이 소비자들에게 주는 불편함에 주목했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법을 고안해냈다.
매장을 직접 방문해서 상품을 구매 혹은 대여하거나 반납하는 행위를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어떻게 하면 개선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했다.
그리고 그것을 뒷받침할 만한 기술력이 준비되는 것인가에 대한 예측을 바탕으로 도전했다.
초기 넷플릭스의 비즈니스 모델은 고객들에게 인터넷으로 주문을 받아 우편배달로 대여와 반납의 서비스를 제공해서 대여점 방문으로 인한 시간 소비를 없애주고 연체료로 발생할 수 있는 불만 제거였으나 이제는 IT기업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엔터테인먼트 업계 전체를 뒤흔들고 있다.
그리고 나아가 넷플릭스는 단순히 콘텐츠를 배포하는 회사에만 머무르지 않고 구독자가 축적해 주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성공이 보증된 콘텐츠 제작까지도 나서고 있다.
어떻게 이런 발전이 가능했는지 넷플릭스의 성장과정과 핵심 기술에 대해서도 지속해서 알아가 보도록 하자.
- 2편 : '넷플릭스의 성장과정과 핵심 기술'로 이어집니다.
참고 서적 : DX 코드 (지은이 : 강정우), 넷플릭스, 뉴미디어 시대의 극장 (지은이: 강수환), 넷플릭스 인사이트 (지은이: 이호수), 넷플릭스의 시대 (코리 바커, 마이크 비아트로 스키 외 지음), 진격의 넷플릭스 (지은이 : 유레카 편집부), 경영을 넷플릭스 하다(지은이 : 이학연), 넷플릭스 성장의 비밀 파워풀 (지은이 : 패티 맥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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