Ⅱ. 넷플릭스의 성장 과정과 핵심 기술
[ 우편배달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로 진화 ]
넷플릭스는 영화 대여 산업을 오프라인 방문에서 인터넷 우편 구독 서비스로 변화시켜서 초기 정착에는 성공했지만 다양한 개선점이 산재했다.
DVD 우편 서비스의 단점은 DVD를 봉투에 넣어 우편으로 배송 반환하면서 발생하는 파손 문제와 우편 요금이었다.
DVD가 가벼워서 우편으로 보내고 받기는 쉽지만 봉투가 찢어지거나 DVD가 파손될 위험이 있어서 포장을 견고하게 만들어야 했다.
파손된 DVD를 보충하기 위한 비용도 적지 않았으며, 또 DVD가 배송 중에 도난당하기도 했다.
고객이 반납할 때에도 패키징 역시 용이해야 하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
비디오테이프가 DVD로 전환되면서 우편 배송 서비스가 편리해지기는 했지만 DVD 시장 역시 2006년 이후 하향세로 접어들 것으로 분석되었고 기술의 진화 방향을 고려해보면 DVD 대여 산업 역시 미래의 주축이 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았다.
또, 블록버스터와의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DVD 우편 구독 대여 사업도 구독료는 낮아지고 우편 배송료는 유지되면서 매출 하락과 손익 감소도 우려되는 시점이었다.
여기에 고객들은 인터넷 서비스에 만족했지만 우편배달을 기다리는 것보다 원하는 비디오를 즉시 볼 수 있기를 바라는 Needs도 생겨났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넷플릭스는 스트리밍 서비스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 넷플릭스 성장과정 > (출처 : NEWSPIM)
스트리밍 서비스가 제공된다면 고객은 즉시 비디오를 볼 수 있게 되어 좋고, 콘텐츠 제공자는 불법 다운로드의 불안감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고객과 콘텐츠 제공자 양쪽 모두 스트리밍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고객과 콘텐츠 제공자 모두에게 새로운 서비스가 필요함을 인지한 넷플릭스는 스트리밍 시장에 뛰어들게 된 것이다.
[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것을 보여준다 ]
먼저 기존 TV 방식의 한계에 대해서 짚어보자.
기존 TV 시청은 방송 사업자가 일방적으로 편성해 놓은 프로그램을 정해진 시간에 보는 것이었다.
TV 프로그램은 스케줄에 따라 제공되므로 시청자는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프로그램을 볼뿐 다른 선택권이 없다. 이를 ‘선형(linear) TV’라고 한다.
< TV 편성표 예시 > (출처 : 구글 이미지)
여기에 TV 방송 초기에는 몇 개의 채널밖에 없어 시청자들은 제한된 선택권으로 방송을 시청해야 했다.
1990년대에 케이블 TV와 위성방송 서비스가 제공되자 수백 개의 채널이 생겨났지만 오히려 더 많은 채널로 인해서 시청자들은 원하는 콘텐츠를 찾기 위해 채널을 앞뒤로 돌려야 했다.
일방적으로 정해진 프로그램만을 시청하는 선형 TV 환경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고객의 목소리는 커졌지만 방송국이나 콘텐츠 공급자 중심인 시장에서 이러한 고객의 목소리는 전달되지 않았고, 고객들이 겪는 불편함은 오랜 기간 동안 개선되지 않았다.
또한 프로그램 중간에 TV 방송 사업자 수입의 근간인 광고가 삽입되어 이를 보는 인내도 필요했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개인 일정이 다양해짐에 따라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졌고 기존 TV 방송을 서비스 제공자 중심에서 사용자 중심으로 변경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사용자, 즉 시청자 중심의 콘텐츠 소비문화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서 ‘OTT (Over The Top) 서비스’ 인터넷을 통해 드라마나 영화 등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스트리밍 서비스가 시작되고 확산이 가속화되었다.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는 콘텐츠를 다운로드해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온라인 소스에서 콘텐츠 데이터를 받아서 재생하는 것이다.
즉, 네트워크에 연결되는 순간부터 사용자가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로 인해 자신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원하는 디바이스를 통해볼 수 있게 되었다.
넷플릭스는 인터넷 TV가 선형 TV를 대체할 것으로 예측했고 2007년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했고 이 혁신이 넷플릭스를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업계 리더로 발돋움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게 해 주었다.
[ 넷플릭스는 당신이 원하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
넷플릭스는 사업 초기부터 데이터 처리 능력의 중요성을 알았다.
넷플릭스 직원 수가 약 7천 명인데 그중 400명이 데이터 전문가인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이들의 사명은 필요한 데이터를 적기에, 적절한 포맷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데이터는 어디에나 있다(Data is everywhere) 철학을 실천하는 것이다.
넷플릭스는 왜 이렇게 데이터에 목을 매다는 것일까?
이유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알고 그것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가치이기 때문이다.
개인화 또는 맞춤형 서비스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의 모든 기업의 숙제이다.
소비자들에게 일관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획일화된 소비를 요구하는 시대는 지났다.
콘텐츠 소비도 마찬가지다.
넷플릭스는 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객들에게 콘텐츠를 추천하는 시네 매치(cinematch) 시스템을 보유하고 이를 지속 발전시켜서 하이브리드 추천 시스템으로 만들어 냈다.
< NETFLIX 메인 화면, 인기 콘텐츠, 시청 중인 콘텐츠, 뜨는 콘텐츠로 구분된다 > (출처 : 구글 이미지)
넷플릭스는 구독자와 그들이 소비한 시청시간을 데이터로 축적해 분석해 나갔고 알고리즘으로 구체화시켜 구독자들에게 콘텐츠를 추천하고 있다.
자체 보유 알고리즘의 개선을 위해 넷플릭스 프라이즈 (NetflixPrize) 대회를 열어 시네 매치 알고리즘의 예측력(특정한 영화에 대해 고객이 몇 개의 별 평점을 매길 것인지 예측하는 능력)을 10% 이상 뛰어넘는 개발자에게 100만 달러를 상금으로 주고 있다.
< NETFLIX PRIZE 대회 우승자 > (출처 : 구글 이미지)
예를 들어 한 영화를 두고 유사한 고객이 평가해도 금요일 저녁과 월요일 저녁의 평가가 다르다는 것, 영화를 최근에 봤는가 아니면 과거에 봤는가?
저녁 시간 대에 자주 시청되는 영화의 장르, 주말에 가장 많이 시청하는 시간대와 연령층에 따른 소비 시간 선호도, 어디까지 보고 멈춤을 했는지 다시 재생해서 보는 구간은 어느 곳이었는지 등 시청에 대한 거의 모든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수 억 명에 이르는 구독자의 기호를 맞춰 나가기 위한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 Insight ]
넷플릭스가 원했던 비즈니스 모델은 영화를 보기 위해서 대여점을 가지 않게 해주는 것으로 출발했다.
창업 초기에는 사용자들이 인터넷으로 넷플릭스 사이트를 방문해서 주문을 하고 반납을 하면서 일시적으로 성공하는 듯했지만 시간이 가면서 경쟁업체들과의 가격 경쟁과 자본금의 차이로 인해서 넷플릭스는 위기를 맞았다.
그렇지만 넷플릭스는 기술의 발전과 소비자들의 편리성 향상에 다시 주목하면서 이를 극복해 나갈 수 있었다.
소비자들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불편함은 지금 당장 보고 싶은 영화를 보고 싶다는 것이다.
우편 배송 서비스도 주문 후 배송되기까지의 시간이 필요하다. 여기에 우편 배송으로 인해 발생되는 추가 비용도 만만치가 않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스트리밍 서비스가 대안이 될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한 것이다.
알고 보면 이 수요는 오래전부터 있어 왔던 것이다.
기존의 TV 방송은 생산자 중심의 서비스로 시청자는 편성된 프로그램을 정해진 시간에 소비해야 한다.
이런 불편함에 익숙했기 때문에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지만 개선하고자 하는 노력은 지속적으로 있어왔다.
외출을 하는 동안에 TV 방송을 예약 녹화를 걸어두고 다녀와서 다시 보는 방법이나 방영이 끝난 드라마 전체를 별도로 구해서 연휴나 주말에 몰아보는 형태의 시청도 있었다.
이런 수요, 즉 개인화 시대에 맞춤형 서비스를 위한 노력으로 넷플릭스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했고 무수히 많은 수요를 최적화된 시스템으로 분석 고안해서 제안하는 추천 시스템까지 개발하게 된 것이다.
이 기술을 기반으로 넷플릭스는 한 단계 더 도약하게 된다.
소비자들의 콘텐츠 소비 패턴을 데이터로 집적해서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성공이 예견된 비즈니스 모델을 지속해서 구현해 나가고 있다.
어떤 식의 비즈니스 모델로 발전되어 가는지는 다음장에서 다시 살펴보자.
- 3편 : '넷플릭스의 미래'로 이어집니다.
참고 서적 : DX 코드 (지은이 : 강정우), 넷플릭스, 뉴미디어 시대의 극장 (지은이: 강수환), 넷플릭스 인사이트 (지은이: 이호수), 넷플릭스의 시대 (코리 바커, 마이크 비아트로 스키 외 지음), 진격의 넷플릭스 (지은이 : 유레카 편집부), 경영을 넷플릭스 하다(지은이 : 이학연), 넷플릭스 성장의 비밀 파워풀 (지은이 : 패티 맥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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