Χ

추천 검색어

최근 검색어

취업준비생을 위한 제안



Qustion


대기업 취업을 준비 중인 대학 졸업반 학생입니다. 기업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요?


Answer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대기업'이나 '스타트업'이냐 '프로페셔널 펌'이냐에 따라 달라질 것 같습니다. 여기서는 질문하신 분의 경우처럼 대기업으로 한정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기업을 선택할 때 다음 사항을 주로 고려합니다. 연봉, 업무, 상사, 동기, 배움, 그리고 가오. 지금부터 이들 하나하나에 대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1. 연봉


연봉. 참 중요하죠. 인사팀 분들이 채용할 때 흔히 하시는 말씀이 있죠. "돈이 뭐가 중요해요. 저희 회사는 돈보다는 사람을 더 우선합니다."


이 말은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인사팀에서 돈이 중요하지 않다면, 왜 월급 안 올려줍니까? 회사에서 돈이 중요하지 않다면, 그 돈 필요한 직원에게 더 주면 되잖아요? 어쨌든 이런 말씀에 현혹되지 마세요.


돈이 중요하지 않다는 입사팀 말은 거짓말입니다.
돈이 중요하지 않다면 직원들 월급 왜 안 올려줍니까?


제 경험상 연봉은 중요합니다. 결혼 안 하신 분들은... 연봉 갖고 능력 비교당하실 날이 올 거예요. 결혼하신 분들은... 토끼 같은 아이가 "엄마 아빠, 나 장난감 사줘!"하는데 돈이 없어서 못 사주는 아픔을 아시나요?


연봉, 중요하죠. 중요해요. 그런데 문제는... 현재의 연봉 수준이 언제까지 이 수준으로 유지될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거죠.


예를 들면, 제가 언론사에 입사했던 90년대 중반에는 기자 초임이 글로벌 컨설팅 펌 초임보다 높았습니다. 지금은... 딱 절반이죠. 2000년대 초반, 대기업 중에는 신용카드회사 연봉이 가장 높았습니다. 하지만 몇 년 후, 카드대란이 터지자 신용카드사 연봉은 더 이상 업계 최고 수준이 아니게 됐죠.


결론,
연봉이 중요한 것은 맞지만, 기업의 연봉 수준은 기업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바뀔 수 있기 때문에 현재 연봉을 보고 회사를 고르면 낭패를 당할 수 있다.
(프로페셔널 펌의 경우는 조금 다릅니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말씀드리죠.)


2. 업무


업무도 중요하죠. 자기랑 맞지 않는 업무를 하는 것만큼 힘든 일도 없을 거예요.


그런데 문제는... 회사에서 한 가지 업무만 계속한다는 보장이 없어요.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부서가 바뀌는 일이 다반사입니다. 홍보팀 하다가 마케팅팀 발령받고. 마케팅팀 하다가 영업팀 발령받고. 그리고 회사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여러 부서를 두루두루 거쳐야죠. 그렇게 부서를 이동하다 보면 업무는 계속 바뀝니다.


결론,
담당 업무는 부서 이동에 따라 계속 바뀌기 때문에 중요한 고려사항이 아니다.
(사실 신입사원은 업무를 따질 필요조차 없죠.)


3. 상사


상사 역시 중요하죠. 상사랑 코드가 안 맞으면... 둘 다 힘들죠. 상사도 힘들어요. 하지만 팀원은 더 힘들죠.


그런데 문제는 상사는 바뀐다는 거죠. 한 분과 5년 이상 일하기 힘들어요.


결론,
같은 상사랑 계속 같이 일하기는 힘들기 때문에 상사가 누군지 특별히 고려할 필요는 없다.



이 분이 정말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상사'일까요? 그럴리가요. (출처: 미드 'The Office')



4. 동기


동기, 좋죠! 한 번 동기는 영원한 동기...... 일 것 같죠? 10년만 있어 보세요. 내 둘도 없는 동기가 일생일대 최고 라이벌이 됩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승진할수록 자리는 한정돼 있고. 동기끼리 피 말리는 경쟁을 할 수밖에 없죠.


모 그룹의 'RS 전쟁'에 대해서 들어보셨나요? 이 그룹에 특출난 사장님이 두 분 계셨습니다. 한 분은 R사장님. 또 한 분은 S사장님. 두 분은 경북의 모 고등학교 동기입니다. 한 분은 Y대. 또 다른 분은 K대를 나왔죠. 두 분은 함께 같은 해에 입사했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함께 초고속 승진도 했습니다. 성격이 불같은 점도 비슷합니다. 두 분이 친할 것 같죠? 둘도 없는 라이벌이었습니다. 그것도 무려 30여 년 동안.



결론,
입사 동기가 처음에는 좋을지 몰라도 나중에는 나의 가장 큰 라이벌이 된다.


5. 배움


회사를 다니면서 자기 성장의 기회도 있어야죠. '쥐꼬리 만한 월급 받으면 뭔가 배우는 거라도 있어야지. 맨날 다람쥐 쳇바퀴 돌 듯한 일 또 하고, 한 일 또 하고.' 이럼 미치죠.


'회사는 학교'라고 주장하면서 "우리 그룹을 다니면 배우는 게 참 많다"라고 자랑하는 그룹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거 아세요? 배우는 기간은 잠시라는 거죠. 팀장 되면서부터는 배우는 게 아니라 가르쳐줘야 됩니다.


정말 많이 배우고 싶으시면 널럴한 회사 다니세요. 그리고 남는 시간에 학원에 다니거나 책을 읽으세요.


결론,
기업에서 평생 배울 수만은 없다.


6. 가오


가오. 이거 정말 중요하죠. '갑'이냐 아니냐. '갑'이면 가오 살죠.


저는 첫 직장으로 언론사 기자를 택했는데, 솔직히 말씀드려서 직업 선택할 때 가오도 한몫했죠.


일화를 하나 말씀드리면, 제가 기차 1년 차 때 모 장관님을 우연히 뵐 기회가 있었습니다. 물론 장관님은 제가 누군지 모르셨죠. 저는 그때 장관님께 당당하게 제 명함을 드렸는데 정중히 받아주시더라구요. 만약 지금 제 명함을 장관님께 드리려고 했다면... 아마 장관님 '가방 모찌' 하시는 분께서 저를 "워이~ 워이~" 하셨겠죠.


그런데 이거 아세요? 이 세상에 절대 갑은 없습니다. 기자들이 갑처럼 보이죠? 대외적으로는 갑이죠. 하지만 사내에서는 절대 '을'입니다. 선배 한 마디에 꼼짝 못 하는 게 기자입니다. 컨설턴트? 폼 나죠. 갑 같죠? 하지만 클라이언트 앞에서는 절대 을입니다.




대외적으로 '갑'인 사람들이
사내에서는 '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론,
직장 사회에서 절대 갑은 없다.
(그리고 갑 너무 좋아하지 마세요. 돈은 을이 더 잘 법니다...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가오 산다'는 표현에 딱 어울릴 것 같은 사진. (출처: 영화 '저수지의 개들')



그런 과연 위 여섯 가지보다 더 중요한 기준은 무엇일까요?


이에 앞서... 잠깐 삼천포로 빠져보겠습니다.





20년 간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회사 생활이 꼬이는 경우가 여러 번 있었습니다. 그중 가장 흔한 유형 3가지를 소개할까 합니다.


회사생활이 꼬이는 시추에이션 워스트 3


#3위 : 상사랑 코드가 잘 맞지 않아서...


15년 전쯤 일이죠. 저희 팀으로 새로운 팀장이 오셨는데, 이분은 제가 예전에 모시던 팀장과는 업무 스타일이 180도 달랐습니다.


저에 대한 평가도 180도 달랐지요. 저는 정말 예전과 완전히 똑같은 방식으로 일을 했는데, 예전 팀장 같았으면 칭찬했을 일을 새로운 팀장은 엄청나게 폄하했습니다. 저는 팀의 '에이스'에서 한 순간에 팀의 '꺼벙이'가 되었습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업무 스타일이 나와 상극인 팀장을 만났다'에서...)


해결책은, 간단합니다. 자신의 업무 스타일을 새로운 팀장에 맞게 바꾸거나, 다른 팀장을 만날 때까지 참으세요. 상사는 언젠가는 바뀝니다.


#2위 : 바뀐 업무 역할에 적응하지 못해서...


10년 전쯤 일이죠. 저는 드디어 팀원에서 팀장으로 승진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제가 갑자기 일을 잘 못하는 사람이 된 겁니다.


저는 팀원으로서는 정말 일을 잘 했거든요. 그러니까 팀장이 됐죠. 그런데 팀장이 되니까 제게 기대하는 역할이 달라졌고, 저는 그러한 역할에 적응할 때까지 정말 '최악의 팀장'이었습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에이스 팀원이 팀장 되면 저지르는 실수 - 최고의 팀원에서 최악의 팀장으로'에서...)


해결책은, 간단합니다. 팀원의 역할과 팀장의 역할이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고 노력하세요. 시간이 지나면 새로운 역할에 익숙해지실 것입니다.


#1위 : 기업문화가 나와 맞지 않아서...


벌써 5년도 더 된 일입니다. 이전 직장에서 제가 정말 아끼던 후배 한 명이 제게 고민을 토로하더군요.


"저요, 회사 너무 힘들어요. 저는 그냥 회사에서 일만 했으면 좋겠어요. 선배들 쫓아가서 늦게까지 술 마시는 것도 힘들구요. 담배 연기 자욱한 노래방에서 자정 너머까지 폭탄주 마시며 선배 노래에 화음 넣는 것도 힘들어요. 차라리 밤새 일하는 게 좋아요."



열심히 노는 것도 때로는 힘들다. (출처: 드라마 '직장의 신')



불쌍한 제 후배는 어찌해야 할까요? 해결책은 아주 간단합니다. 그냥 참아야 합니다.


"네? 뭐라구요? 그냥 참아야 한다구요?"


예, 맞습니다. 그냥 참는 수밖에 업습니다.


그럼 기업문화를 갖고 있는 회사에서 성공하려면 어쩔 수 없이 그런 일을 해야 합니다. 그것이 그 회사의 기업문화입니다. 그걸 잘 못하면 그 회사에서는 절대 성공할 수 없습니다. 그 외에 다른 해결책은 없습니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대기업 취업시 기업선택의 가장 중요한 기준에 대한 '51% 정답'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왜 51% 정답이냐? 이 세상에 100% 정답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제 입장에서는 100% 정답이더라도 상대방 입장에서는 정답이 아닐 수도 있고, 또 오늘의 정답이 10년 후에는 정답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또한 51%만 정답이기 때문에 여러분께서 제 주장을 100% 받아들이실 필요는 없습니다.


아니, 뭐, 다 눈치채셨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바로 '기업문화'입니다.


7. 기업문화


(1) 기업문화는 내가 따라야 할 행동규범이다

어떤 회사에 '폭탄주 문화'가 있다면, 이 회사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폭탄주를 잘 마셔야 합니다. 그리고 이 회사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누구보다도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휘해서... 폭탄주를 제조할 줄 알아야 합니다. 폭탄주를 못하면, 바로 부적응자가 됩니다.


제 첫 직장은 언론사였는데 이 회사에서는 점심식사 때에도 술을 마셔야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저녁식사 때에는 '머스트'였죠. 한가지 다행스러운 점은 저처럼 술이 약한 사람을 위한 '석 잔은 기본' 룰이 있어서 석 잔만 마시면 더 이상 권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석 잔까지는 역시 '머스트'였죠.


이러한 기업문화는 나름대로 일리는 있습니다. 한국사회에서는 아직도 술이 좀 들어가야 서먹서먹한 분위기가 부드러워지고, 분위기가 부드러워져야 속마음을 얘기하고, 속마음을 얘기해야 알짜배기 정보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었죠. (물론 그 핑계로 낮술도 좀 하고.)


(2) 기업문화는 나를 평가하는 기준이다


어떤 회사에 '한 시간 일찍 출근 문화'가 있다면, 이 회사에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새벽형 인간'이 되어야 합니다. 공식적인 출근 시간보다 최소한 한 시간 일찍 출근해야 진정한 조직원으로서 인정받게 되는 거죠.


다시 제 첫 직장 얘기로 돌아와서, 기자들 사이에서는 술을 잘 마시는 기자는 그렇지 않은 기자보다 취재를 더 잘할 것 같은 '믿음'이 있습니다. 가끔 기자들은 이렇게 얘기합니다.


"박기자는 말이야, 술은 잘 못하는데 취재력은 대단해."


제 친구가 다니는 회사는 '접대 문화'가 강한데, 제 친구는 회장님과의 회식 한 달 전부터 일주일에 두 차례씩 노래방에 가서 노래와 춤 연습을 했습니다.


모 상무님께서는 제 친구에게 반농담으로 이런 얘기도 했다네요.


"이부장은 말이야. 100 언더 하기 전에는 임원 승진 없어. 승진하고 싶으면 100 언더 깨야 돼."


이 친구는 3년째 골프 레슨을 받고 있습니다. (아직도 100 오버입니다.)


(3) 기업문화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런데 진짜 중요한 점은 기업문화는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는 거죠. 그게 진짜 중요해요.


결국 기업문화가 나랑 잘 맞지 않는다며, 평생 고생합니다. 적어도 퇴사할 때 까지는.


아니, 퇴사해도 그 여파는 남아 있죠. 술이 몸에 잘 안 받는 사람이 '폭탄주 문화'에 뒤처지지 않으려고 회식 때마다 오바이트 해가며 10여 년을 버텼는데 결국 건강이 상해 말년에 고생했다는 얘기 들어보신 분 많을 거예요.



기업문화가 나랑 잘 맞는 않는다면, 평생 고생한다.
적어도 퇴사할 때까지는. 아니, 심지어 퇴사해서도.



결론은,
대기업 취업시 기업선택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다름 아닌 기.업.문.화.다.


이것으로 '대기업 취업시 기업선택의 가장 중요한 기준'을 답하기 위한 대장정을 마치겠습니다.


인내심을 갖고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THE END -



Key Takeaways

1. 기업 선택시 많이들 고려하시는 '연봉', '업무', '상사', '동기', '배움', '가오'는 대부분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 변한다.

2. 반면 '기업문화'는 회사 생활을 하면서 '내가 따라야 할 행동규범'이고 '나를 평가하는 기준'이고 '쉽게 바뀌지 않는다'.

3. 따라서 대기업 취업시 기업선택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다름 아닌 '기업문화'이고, 기업문화랑 나랑 잘 맞지 않으면 평생 마음 고생할 수 있다.



찰리브라운 님의 더 많은 글 보러 바로 가기.



더보기

찰리브라운님의 시리즈


최근 콘텐츠


더보기

기업 탐색하기 🔍

머크 코리아

여러분만의 특별한 재능으로 머크와 함께 마법을 펼쳐보세요! 커리어 여정을 계속해서 탐험하고, 발견하고, 도전할 준비가 되셨나요? 커리어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한 여러분처럼, 머크도 거대한 포부로 가득하답니다! 머크의 전 세계에 있는 구성원들은 과학 기술의 혁신으로 헬스케어, 생명과학, 그리고 전자소재 부문에서 사람들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고 있습니다. 머크의 구성원들은 한마음이 되어 고객, 환자, 인류, 더 나아가 지구의 지속 가능함을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머크가 호기심 가득한 인재를 원하는 이유랍니다, 호기심은 모든 것을 상상할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이니까요. 머크는 1668년 독일의 약국에서부터 시작하였으며, 화학 사업까지 확대하면서 현재 제약, 생명과학, 전자소재 세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현재에는 연 매출 약 30조원 (2022년 기준)을 기록하는 세계적인 대기업이 되었으며, 약 6만 4천명의 직원들이 66개국에서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여 과학 기술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1989년에 설립되어 올해로 34주년을 맞이하게 된 머크 코리아는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본사를 두고 있습니다. 이를 비롯해 13개의 연구소 및 공장에서 약 1,700명의 직원분들과 함께 성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바이오, 디스플레이, 그리고 반도체 강국인 우리나라에서 머크 코리아는 생명과학과 전자소재 비즈니스의 핵심 허브의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제조/화학/통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