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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estion

대기업 취준생입니다. 기업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점으로 기업문화를 말씀하셨는데, 기업문화를 어떻게 알 수 있나요?


Answer

기업문화를 어떻게 알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Book Smart vs. Street Smart' 기법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Book Smart vs. Street Smart'란? 

도널드 트럼프라는 사람은 자신이 출연한 리얼리티 쇼 ‘어프렌티스’에서 이런 얘기를 합니다. 
“세상에는 두 부류가 있다. ‘북 스마트’(Book Smarts) 그리고 ‘스트리트 스마트’(Street Smarts).” 

북 스마트는 가방 끈이 길고 지식이 해박해서 논리적 사고와 합리적 판단을 하는 부류를 지칭합니다. 

스트리트 스마트는 정규 교육은 짧지만 ‘속세에서 구른’ 시간이 많아 책에서는 배울 수 없는 ‘참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죠. 논리보다는 경험에 더 많이 의존하고, 이성보다는 본능과 직감에 의해 판단합니다.

Book Smart 답변

1. 기업이 공표하는 가치관을 통해서

기업문화를 파악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기업이 공표하는 가치관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기업은 가치관을 어떤 식으로 공표할까요? 사명, 미션, 비전, 경영원칙, 경영철학, 경영이념  등 여러 가지 용어를 통해서 기업은 가치관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사명 또는 미션은 '조직의 존재 이유 또는 지향점'을 나타냅니다. 그 기업의 설립자가 "나는 이렇게 이렇게 하기 위해서 회사를 만들었다"라고 하면 그것이 바로 사명 또는 미션이 되는 것이죠. 보통 쉽게 달성할 수 없는 원대한 포부를 담고 있습니다.

반면 비전은 '조직이 달성하고자 하는 미래상'을, 경영원칙은 '미션 또는 비전을 추구함에 있어서 명심해야 할 원칙'을 나타냅니다. 이처럼 이들 용어의 정의는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공통점은 그 기업의 고유한 기업문화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사명, 미션, 비전, 경영원칙, 경영철학, 경영이념은 정의는 다르지만 
모두 그 기업의 고유한 기업문화를 반영하고 있다

 

예를 들어 보죠. 쿠팡은 홈페이지 '회사 소개'란에서 '고객감동이라는 쿠팡의 미션을 실현하기 위해 쿠팡의 직원 모두가 항상 생각하고 실천하는 11가지 행동원칙'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아래 그림에서 볼 수 있는 '쿠팡 리더십 원칙'입니다.

쿠팡 리더십 원칙 11개 중 2개

 

이를 통해 쿠팡의 기업문화 중 매우 중요한 점 하나를 알 수 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영어를 많이 사용한다'는 점입니다.

보통 국내 회사들은 미션 또는 비전을 만들 때 먼저 한글로 멋지게 만든 뒤 그것을 영어로 번역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멋진 한글'이 번역을 하면 '어색한 영어'가 된다는 것입니다. 그런 사례는 무수히 많죠. 하지만 쿠팡은 리더십 원칙을 만들 때 먼저 영어로 만든 다음에 한글로 번역을 했습니다. 'Wow the Customer'라는 말은 아예 한글 번역조차 하지 않았죠. 실제로 쿠팡의 경영진 중 상당수가 국어보다는 영어가 더 편한 교포 또는 외국인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주요 회의는 영어로 할 수밖에 없겠죠.

그런데 이쯤 되면 많은 분들이 의아해하실 겁니다. "아니, 그래. 홈페이지 들어가서 기업의 경영철학을 봤어. 그런데 기껏 한다는 얘기가 '영어를 많이 쓴다'는 거야? 너는 경영철학 내용은 안 보니?"

맞습니다. 사실 많은 기업의 경우, 그 기업의 가치관에는 그 회사의 기업문화가 반영돼 있습니다. 하지만 더 많은 기업의 경우, 그 기업의 가치관에는 그 회사의 '현재의 기업문화가' 아니라 '미래에 지향하고자 하는 기업문화'가 반영돼 있습니다. 그리고 더 더 더 많은 기업의 경우, 그 기업의 가치관에는 그 회사가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그럴듯한 미사여구로 포장된 기업문화'가 반영돼 있습니다. 심지어 어떤 기업의 경우는 AS-IS 기업문화를 변화시키기 위해서 '현재의 기업문화와는 아무 관련이 없는 TO-BE 기업문화'를 반영하기도 합니다. 아니, 오히려 '현재의 기업문화와 정반대 되는 기업문화'를 반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기업의 가치관에는 현재의 기업문화와는 생판 무관한
또는 정반대 되는 기업문화가 반영된 경우도 종종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이 공표하는 가치관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자, 지금부터는 Book Smart의 영역을 넘어섭니다. 이제 Street Smart의 답변을 들어볼까요?

Street Smart 답변

2. 그 회사에 다니는 직원을 통해서

 

기업문화를 보다 정확하게 알 수 있는 방법은 그 회사를 다니는 직원으로부터 듣는 것입니다.

Street Smarts들은 홈페이지나 공식적인 발표자료를 잘 믿지 않습니다. 아마 '하도 많이 데어서'일 것입니다. 그나마 더 정확한 방법은 그 회사 직원들로부터 직접 듣는 것입니다.

어떤 직원들로부터 듣는 게 좋을까요? 그 회사를 오래 다닌 직원이라면 더 좋겠지요. 하지만 한 회사만 다녀본 직원은 다른 회사 사정을 잘 몰라 자기 회사를 객관적이고 상대적인 관점에서 설명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또 로열티가 너무 강한 직원들은 피해야 합니다. 모 그룹에 다니는 직원들 중에는 평소에는 정치적으로 진보 성향을 보이지만 노동정책에 대해서만은 극보수 성향을 보이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 분들은 노조 결성에 반대하는 그룹 방침에 맞춰 자기도 노조에 반대하고 있는 것이죠. 이 정도로 로열티가 강한 직원들로부터는 그 회사에 대한 객관적인 얘기를 듣기 힘들겠죠? (저는 이렇게 로열티가 강한 분들을 비난할 생각은 없습니다. 어쩌면 회사의 조직원이라면 이 정도 로열티는 보이는 것이 마땅한 도리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과연 그 회사 직원들로부터 몇 마디 들었다고 해서 그 회사의 기업문화를 잘 알 수 있을까요? 아이 돈 띵크 쏘.

3. 기업문화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그 회사를 '직접' 다녀봐야 한다

저 또한 회사를 옮길 때에 그 회사에 근무하는 지인들로부터 많은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하지만 그 회사에 입사해보니 지인들로부터 들었던 얘기와는 완전 딴판인 경우도 있었습니다.

제 지인들이 고의로 잘못된 정보를 준 건 아니었습니다. 이 보다는 (1) 지인들도 잘못 알고 있거나, (2) 내부 기밀이라서 차마 얘기할 수 없거나, (3) 자기 회사에 '누워서 침 뱉기' 싫어서 얘기하지 않거나, (4) 자기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점이라고 생각해서 얘기하지 않았는데 알고 보니 내게는 정말 중요한 사항이었거나 등등의 이유가 더 많았습니다.

결국 어떤 회사의 기업문화가 나랑 맞는지 안 맞는지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내가 그 회사를 '직접' 다녀보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다시 한번,

어떤 회사의 기업문화가 나랑 맞는지 안 맞는지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내가 그 회사를 '직접' 다녀보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이성친구를 사귀는 거랑 비슷하지 않을까요? 소개팅 때에는 세상에 둘도 없는 매너남이 막상 사귀어보니 자기밖에 모르는 '왕자'인 경우 경험해보신 적 다들 있을 거예요. (여기서 '왕자'는 나쁜 뜻으로 쓰였습니다. "왕자면 다 좋아"에서의 '왕자'가 아닙니다.)

이성친구의 진면목은 외모나 평판만 가지고는 알 수 없고 최소한 사귀고 백일은 지내봐야 알 수 있듯이,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은 함께 나봐야 알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제 주변에 있습니다만) 회사도 밖에서만 봐서는 그 '진짜 실체'를 알 수 없습니다. 그 회사를 몇 개월 다녀보기 전에는 절대로 알 수 없는 것들이 있습니다. 참 많습니다.

'돈보다 사람'이라는 경영철학을 강조하는 회사가 실제로 다녀 보면 '돈 때문에 직원을 헌신짝 취급'하는 회사일 수 있습니다. '배움'을 강조하는 회사가 실제로 다녀보면 아무도 가르쳐주지는 않고 '맨땅에 헤딩'해서 혼자서 배우라고 다그치기만 하는 회사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 회사에 구조조정이라는 용어는 없다"는 회사가 실제로 다녀보면 '구조조정'이라는 용어만 없지 매우 비슷한 의미로 '인력 재배치'라는 표현을 쓰고 있는 회사일 수도 있습니다. 입사한 지 1년도 안된 신입사원을 팀장으로 앉히고 대리나 과장을 그 팀에 '인력 재배치'하는 식으로요. "비리가 없다"는 회사가 실제로 다녀보면 비리는 있지만 감사를 제대로 하지 않아 '비리가 발견되지 않는 회사' 또는 '비리가 있어도 눈감아주는 회사'일 수도 있습니다.

기업문화는 그 회사를 실제로 다녀보기 전에는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다

 


상사가 때리는 회사도 있을까? 실제로 다녀보기 전에는 알 수 없을 듯. [사진 출처: tvN 드라마 '미생']

 

결국 그 회사를 직접 다녀보기 전까지 기업문화를 제대로 알 수 없다면, 기업문화를 사전에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것인가요? 그렇게 얘기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바로 포기하지는 마십시오. 비록 불완전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방법을 통해서 입사 전에 기업문화에 대해서 최대한 많이 파악하십시오. 그리고 주어진 정보 하에서 'Best Estimated Guess', 즉 '최선의 겐또'를 때리십시오.

 

아쉽지만 지금으로서는 그것이 최선의 방법입니다.

 

by 찰리브라운 (charliebrownkorea@gmail.com)

 


Key Takeaways

 

1. 기업문화는 기업이 공표하는 가치관을 통해서, 그리고 그 회사에 다니는 직원을 통해서 어느 정도는 파악할 수 있다.

2. 하지만 기업문화는 그 회사를 실제로 다녀보기 전에는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고, 많은 경우 기대했던 바와 다를 수 있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선의 방법은 입사 전에 그 회사 기업문화를 최대한 많이 파악해서 '가장 합리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 비록 리스크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P.S.
'쿠팡 리더십 원칙'에 쿠팡의 기업문화가 잘 반영돼 있지 않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쿠팡 리더십 원칙은 쿠팡 기업문화를 잘 반영하고 있고, 따라서 매우 잘 만들어진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기업문화를 잘 반영하고 있지 못하는 사례는 무수히 많고, 그 회사로부터 욕먹을까 봐 보여드리지 못했습니다. 쿠팡 리더십 원칙은 잘 만들어진 사례라서 여기서 소개하여드렸음을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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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팜

주식회사 플랫팜은 2017년 인포뱅크로부터 시드라운드 투자 유치와 R&D 자금 연계를 기점으로, SBA 서울혁신챌린지에서 최우수상, 베트남 글로벌 컨퍼런스 SURF 컴피티션 우승을 하였습니다. 그 이듬해인 2018년에 삼성벤처투자로부터 전략 투자를 유치하여 지속적인 플랫폼 개발을 거듭하였고, 2019년 삼성전자와 기술 제휴를 통해 당사 이모티콘 플랫폼인 `모히톡(mojitok)` 서비스를 갤럭시 스마트폰에 연동하여 연 3억 대의 기기에 탑재되어 출시되고 있습니다. 또한 자회사인 베트남 법인 Zookiz에서는 신한그룹 퓨처스랩의 프로그램 지원에 힘입어 베트남 최대 플랫폼 VNG zalo와의 파트너십 등 동남아시아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는 중입니다. 2020년 상반기에는 구글 <Tenor> 검색서비스 콘텐츠 파트너십 체결, 국제 AI학회 <ACL> SocialNLP 챌린지 1위, 2020 Kocca 스타트업콘 최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2021년에는 Facebook 그룹의 Whatsapp 메신저와 콘텐츠 공급 계약을 맺는 한 편, 동남아시아 최대 사무용품 전문 업체 Thien Long과 캐릭터 라이선스 계약을 맺으며 글로벌 마켓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올해까지 누적 투자액 50억원을 달성하며 높은 기술력과 디자인 상품성의 융합을 통해 세계 무대로 확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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