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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생활을 하다 느낀 충격적인 것은 바로 '열심히 일한다'라는 뜻이 '상당히 시간을 쏟는다'의 의미가 강했다.

 

항상 느끼는 것은 큰 조직일수록 개인의 성과를 드러내기가 힘들다. 물론 좋은 사람이고 후배이자 선배라는 포괄적인 의미에서의 평판은 얻을 수 있겠지만, 나 자신 개인의 특별한 재능이나 성과가 두드러지게 하기엔 역부족인 경우가 많다. 일하는 방식이 개인의 역량이 모여 팀으로 평가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물론 개인의 객관적인 평가는 팀장의 권한에 달려있다. 팀장은 각 팀원이 맡은 업무영역이 틀리고 또한 성과라고 하기엔 구체적이지 않지만 유기적인 역할을 하는 팀원 중에 평가를 하려고 하면 상당히 힘든 경우가 많다. 애매모호한 인사평가 시스템에서 당연히 객관적인 지표로 나타낼 수 있는 것은 누가 오래 일하느냐이다. 객관적인 평가가 어려운 업무일수록 당연히 회사에 투자하는 시간으로 그 사람을 평가하게 된다. 이렇다 보니 불필요한 야근이나 업무효율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나마 요즘은 노동시간 단축이나 워라벨(Work and Life Balance)을 중요시하는 문화가 자리 잡아가고 있기에 덜할 수도 있지만, 여전히 연장근무를 추가 수당 없이 해야만 하거나 어쩔 수 없이 야근을 하는 직장은 많다. 보수적인 회사일수록 상사보다 일찍 퇴근하는 부하직원들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면도 존재한다.(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말이다.)

 

실제 회사 생활중 팀장의 늦은 퇴근으로 불필요한 야근을 한 경험자로서 기약 없는 퇴근이 주는 부정적인 영향은 크다고 할 수 있다. 실제 갖춘 능력으로는 1시간 만에 끝낼 수 있는 일이지만 쉬엄쉬엄하며 4~5시간 정도를 하게 된다. 바로 일처리 능력이 급속도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느리게 일어난다. 능력이 퇴보하는 것이다. 

 

또한 동료나 선배가 일처리를 하는 데 있어 비슷한 일이지만 접근방식이나 처리방법을 잘못해 빠르게 끝낼 수 있는 일을 늦게 끝내는 경우도 보았다. 사실 2~3시간이면 끝낼 일이지만 늦게까지 하는 것이다. 결국 개인의 능력 차이에서 발생되는 현상이나 팀장이나 관리자들은 그런 사람에게 수고한다라는 칭찬을 했다. 늦게까지 일하게 된 원인에 대한 판단이 우선이 아니라 장시간 일할수밖에 없는 상황에 노력하는 모습이 기특하고 대견해 보인다는 것이다.

 

관점을 바꿔보자. 

늦게까지 일할 수밖에 없는 환경 그리고 업무량이라면? 이것이 개인 능력의 부족으로 나타난 현상이라면? 늦게까지 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게 된 원인을 찾아야 한다. 그만큼 업무 분배와 팀원 간의 소통이 중요하고 개인역량 향상이 필요한 이유이다.

work harder 보다 work smart의 시대가 오고있다.

 

같은 일을 반복하는 것이라면 시스템화 시키고, 창의적인 일에 더 몰두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제조업에 근무한 경험을 보자면, 시간당 1개의 제품이라도 더 생산하기 위해 수억의 투자가 일어난다. 3번 확인하고 움직일 상황을 만들지 말고 1번에 완벽하게 체크하고 품질을 보증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간다. 사람에게만 의존하는 게 아닌 기계와 컴퓨터가 판단을 대신한다. 그러고 나서도 사람의 육안으로 최종 확인을 한다. 

하지만 업무의 생산성을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개인의 단순 업무능력을 키우기 위해 다양한 정보수집과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 

 

DATA를 분석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엑셀을 사용할 것이다. 하지만 그 DATA를 분석하는 게 1회성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해야 된다면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프로세스와 점검 포인트를 단순 반복적인 체계로 만들고, 그에 기반하여 시스템을 활용하게 되면 그 업무는 더 이상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아도 되는 일이 된다.

 

야근은 더 이상 회사를 위한 희생이나 애사심의 증거가 아니다. 

 

야근을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가진 회사를 젊은 세대가 기피하는 것도 당연하다. 개인 생활을 중요시하는 문화가 젊은 세대의 트렌드라서 이런 현상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 일을 효율적으로 하여 업무 생산성을 올리고, 불필요한 일을 제거하는 관점이 중요한 것이다. 

 

즉, 생각의 전환이 필요한 것이다. 야근과 주말근무를 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서 벗어나야 하는 것이다. 야근을 한다면 그 이유를 물어야 하는 것이다. 일이 많은지 아니면 개인의 능력이 부족한 것인지에 대한 판단을 먼저 선행하고 효율적으로 업무를 마무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실례로 회사를 나오기 전 노동시간 단축에 대한 회사의 근무 정책에 대해 놀랄 수밖에 없었다. 매일 6시 50분에 시작되던 업무 시작이 8시로 바뀌었고, 저녁식사까지 마치고 야근을 했던 환경에서 오후 5시에 퇴근으로 바뀌었다. 엄청난 변화였다. 제조업에 있어서 현장관리나 문제시 대응할 수 있는 관리자들이 퇴근을 빨리하게 되면 큰 문제가 생길 것 같은 두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별다른 큰 문제는 없었다. 그 이유는 바로 준비였다. 공장 가동시간 전에 출근해 점검을 하던 업무를 현장 직원에게 위임했다. 또한 불필요하고 단순 반복적인 점검 및 관리일을 시스템 기반으로 체계화했다. 또한 비상대응 체계 및 매뉴얼 작성, 현장사원 교육 등을 노동시간을 줄일 수 있었다. 

 

만약 출퇴근 시간이 전과 같았다면, 그 위치 그대로 예전에 하던 방식 그대로, 변화 없이 도태되었을지도 모른다. 비효율적인걸 알지만 그대로 진행했을 것이며, 새로운 것을 싫어하고 외면하며 발전 없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근무시간이 단축되자 효율적인 방법을 생각하게 되었고 덩달아 같은 시간 내에 업무 효율성은 올라갔다.

이렇듯 지금도 내가 회사를 지켜야 된다는 사명감이나 애사심으로 긴 시간 회사에 있다면 다시 한번 돌아봐야 한다. 안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새로운 것에 적응하고 빠르게 움직이는 효율적인 방식으로의 사고를 전환해야 한다.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데 엉덩이 붙이고 있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4차 산업혁명이라며 요즘 뉴스가 가득하다. 미안하게도 내가 있던 조직에서 4차 산업혁명은 절대 올 것 같지 않았다. (아마 중소기업은 더 할 것 같다.) 결국 미래에는 더 효율적인 노동시장이 열릴 것이다. 

 

알리바바의 창업자 마윈은 미래에는 하루에 4시간을 일하고 주 4일을 일하게 되는 시간이 올 것이라고 했다. 그 말인즉슨 결국 점점 더 효율적인 노동시장이 될 것이고, 그만큼 트렌드에 떨어지는 기업은 도태된다는 이야기다. 

 

세상은 생각만큼 빠르게 변할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묻고 싶다. 우리가 10년 전에 인터넷으로 물건을 주문하면 다음날 아침 배송되어 있을 것이라는 상상이나 했을까?

 

우리가 그리는 미래 꿈꾸는 환경은 언젠가 반드시 오게 되어 있다. 근무시간도 마찬가지이다. 엉덩이 붙이고 있다고 일이 잘되진 않는다. 사고의 전환 그리고 효율성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 아닐까? 

 

미래에 우리 후손이 이렇게 놀랄지도 모른다. 

 

"와.. 우리 할아버지 때는 하루에 8시간씩 일을 했데, 진짜 힘들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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