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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많은 수의 취업준비생들이 "취업 성형"을 고려한다는 기사를 보았다. 실제로 그런지 아니면 기레기 기사의 하나인지는 의심이 가지만 정말 그런 일들이 이루어진다 생각하니 한숨이 나왔다. 높은 등록금에 허덕이면서 스펙 쌓기에도 죽을 것 같은데 얼굴까지 손대야 하는 현실이라니.


한 번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 전체가 모이는 회의가 있었다. 중국, 일본, 말레이시아, 인도, 호주 등 여러 나라의 인종이 모였다. 피부 색깔과 생김새 모두 정말 다양한 조합. 회의가 끝나고 자연스럽게 다같이 퍼브 Pub에서 맥주를 마시게 되었다. 일 얘기로 시작했지만 맥주가 거나하게 들어가면서 가족 얘기나 연예인 얘기 등 다양한 주제로 대화는 이어졌다.


살짝 술이 취한 중국 여자 동료가 나에게 말을 건넸다. "How old are you?"



사실 대부분의 글로벌 회사들에서는 서로 나이를 묻는 경우는 거의 없다. 우선 나이에 따라 서열이 결정 되지 않는다. 대부분 영어를 쓰기에 서로 말을 가려서 할 필요도 없다. 그리고 특히 여자에게는 나이를 묻는 것은 실례로 간주된다. 나이를 묻는 경우는 친밀해졌거나 특별한 이유가 있을 때뿐이다.



응, 나 몇 살이야 대답해줬더니 바로 돌아오는 말,
"Did you have plastic surgery then? I heard most of Koreans have plastic surgeries."
(그럼 성형수술 받았어? 한국 사람은 대부분 다 성형수술 받는다던데.)
정색을 하며 아니라고 대답했지만 별로 안 믿는 눈치였다. 그리고 중국 동료뿐 아니라 다른 나라 친구들까지 매우 관심을 가지고 대화에 동참했다. 결국 한국의 성형수술, K-pop, 아이돌에 대한 끝없는 질문을 받으라 그 맥주파티가 끝날 때까지 쩔쩔맨 기억이 있다.


아니라고 대답했지만 사실 우리나라가 성형수술 대국이라는 건 부인할 수 없다. 2011년도에 국제 성형학회의 보고에 따르면 한국이 인구 대비 성형수술 횟수가 전 세계 1위라고 할 정도이니.


외모에 대한 관심이나 언급도 다르다. 동양과 서양이 좀 다르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외모를 보고 사람을 판단하는 정도가 훨씬 덜하다. 흔히 우리가 사람을 볼 때 얼굴이 크다 작다, 다리가 길다 짧다를 얘기하곤 하는데 그런 외적인 기준에 대한 고려나 언급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미국을 거쳐 싱가포르에서 10년째 일하고 있는 친구는 한국 들어올 때마다 가장 스트레스 중의 하나가 자신의 외모에 대한 언급이라고 했다.
"왜 그렇게 늙었냐" "좀 있으면 대머리 되겠네" "운동 좀 해라 배가 그게 뭐냐"
외국에서는, 그리고 글로벌 회사에서는 외모에 대한 언급은 굉장한 실례이다.


그럼, 외국계 회사에서는 외모는 전혀 상관 없이 오로지 실력과 인성으로만 평가받냐 하면 그런 건 아니다. 외국에서도 외모와 성공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는 많이 이루어지고 실제로 영국에서 설문 조사를 실시했을 때도 응답자의 58%가 외모가 성공과 관련 있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CEO의 외모와 그 회사의 매출 간의 관계에 대한 연구도 이루어진다. (왠지 영국에서 연구했을 듯 한 주제)


외국계 글로벌 회사 CEO의 얼굴들


내가 근무했던 미국이나 유럽계 회사들의 고위 임원들을 보아도 외모가 거의 모두 괜찮은 수준이었다. 다만 여기서 "괜찮다"라고 하는 건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잘 생겼다, 예쁘다는 의미가 아니다. 외모의 분위기가 바르고 지적으로 보인다는 뜻이다.
그 정도의 외모와 성공의 상관관계도 아주 높은 성공으로 갈 때의 얘기지 일반적인 자리에서의 채용과 승진에 있어서 성형을 고민해야 할 정도로 외모가 중요한 요소를 차지하지는 않는다.


외국 동료에게 회사에 들어가기 위해서 성형수술을 한다는 얘기를 하면 나를 미친놈 보듯이 쳐다보며 "You're not serious, are you?"라고 되물을게 불 보듯 뻔하다.



글로벌 회사에서도 친해지면 서로 못할 말은 없다. 사람 사는 게 그렇게 다르지 않다. 다만 그런 얘기를 할 정도로 친해졌는지에 대한 기준은 서로 다를 수 있음. 나이를 묻거나 외모에 대한 언급은 거의 금기사항으로 여기면 실수할 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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