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나이대라고 힘들지 않을까. 20대는 20대라서힘겹고 30대는 30대라서 버겁고 50대는 50대라서 무겁다. 다만 내가 살아내고 있는 이 나이가 지금 나를 지탱하고 있기에 가장 크게 느껴지는 법.
40대 중반. 이미 성공을 이룬 이들, 아직 미생인 이들과 내리막길이 시작된 이들이 같이 공존한다. 까딱 잘못하면 꼰대라는 손가락질을 받지 않을까 몸가짐을 조심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아재라는 것을 유쾌히 즐기면서 살아가는 이들도 있다. 업무로 만난 고객이 나보다 10살은 많아보였는데 알고보니 2살 밑이라 깜짝 놀라는가 하면 혹시라도 나이 생각 못하고 주책부린다고 할까봐 청바지를 살때 망설이기도 한다.
그런 40대 중반에 다섯번째 이직을 했다. 주위의 반응은 사뭇 갈린다. 지사장으로 가는 거냐, 대우 얼마나 더 해주기에 옮기냐, 술 사라 하며 설레발 치는 동료들과 걱정스러운 표정을 감추며 다니던 회사에서 안 좋았냐며 조심스레 내리막을 예측하는 동창 친구들.
다행인지 불행인지 전 직장에서도 괜찮은 자리에서 일을 하고 있었고 이제 옮기는 직장에서도 적당히 비슷한 대우를 받게 되었다는 대답을 한다.
당연스레 돌아오는 질문, "그럼 왜 옮겼어? 굳이?"
훗.
다행인지 불행인지 전 직장에서도 괜찮은 자리에서 일을 하고 있었고 이제 옮기는 직장에서도 적당히 비슷한 대우를 받게 되었다는 대답을 한다.
당연스레 돌아오는 질문, "그럼 왜 옮겼어? 굳이?"
훗.
네 번의 이직을 통해 얻은 교훈에 대해 얘기한 적이 있다.
<네 번의 이직이 말해준 교훈 그리고> https://brunch.co.kr/@playfulheart/19
<네 번의 이직이 말해준 교훈 그리고> https://brunch.co.kr/@playfulheart/19
이제 이직한 지 두달이 되어가는 요즘, 어김없이 이직의 고통은 잦아들지 않는다. 사람들과는 아직 어색하고 모든 것이 낯설다. 문구류가 필요한데 계속 물어보기가 미안해서 슬쩍 밑에 다이소에 내려가 사오기도 하고, 업무에 필요한 시스템도 달라져서 예전 직장에서라면 단 10분에 해치울 일도 몇 시간씩 끙끙거려야 한다. 아, 자존심 상해.
사실 이직으로 얼마나 괴로워질지 익히 예상했다.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심해서 문제지만.
적은 나이와 경력이 아니기에 젊었을 때 이직했을 때처럼 많은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다. 해야할 일은 바로 쌓여간다. 팀원들 리드도 해줘야 한다. 성과에 대한 압박은 바로 시작되었다.
아, 정말 나는 왜 옮겼을까?
사실 이직으로 얼마나 괴로워질지 익히 예상했다.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심해서 문제지만.
적은 나이와 경력이 아니기에 젊었을 때 이직했을 때처럼 많은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다. 해야할 일은 바로 쌓여간다. 팀원들 리드도 해줘야 한다. 성과에 대한 압박은 바로 시작되었다.
아, 정말 나는 왜 옮겼을까?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디지털 혁신에 대한 주제를 리딩했다. 4차 산업혁명, Industry 4.0, 산업 인터넷, 인공 지능, 빅데이터와 IoT - 미디어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다루는 주제다. 모두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단순히 기술적인 내용 뿐 아니라 이런 혁신들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리고 개인들에게 어떤 변화를 줄 지를 파고 들었다.
알면 알수록 무서워졌다. 세상이 어떻게 변화할 지 사람들은 얼마나 다른 삶을 살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 예전에 10년에 걸쳐 일어났던 변화들이 이제 3년으로 줄어 들었다. 이제는 어떤 곡선으로 줄어들지 예상조차 할 수가 없다. 처음 공부를 시작했을 때는 40대 중반인 나에게는 별 영향 있겠어? 내 딸아이의 미래가 걱정될 뿐이야 했었었다. 아니, 이제는 바로 1-2년 후 내 삶이 직접 충격을 받을 지도 모른다는 확신이 들었다.
변화하는 시대에 그대로 있다가는 뒤쳐질 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전에 다니던 회사도 혁신에 앞장서는 회사였다. 중요한 건 지금 생활에 익숙해져서 리스크를 지지 않고 가지고 있는 알량한 기득권에 기대어 자꾸 편해지려고 하는 내 자신.
변화하는 시대에 그대로 있다가는 뒤쳐질 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전에 다니던 회사도 혁신에 앞장서는 회사였다. 중요한 건 지금 생활에 익숙해져서 리스크를 지지 않고 가지고 있는 알량한 기득권에 기대어 자꾸 편해지려고 하는 내 자신.
회사를 옮겨야 했다. 불편해져야 했다. 다시 처음부터 뭔가를 만들어 가는 상황이 있어야 했다.
(아, 의지가 강한 사람이라면 굳이 이직을 할 필요는 없었을 터. 있는 회사에서 변화를 해나가면 되니까. 그런데 나는 안 그런 사람이다. 태생적으로 게을러서 변화해야 하는 상황이 되지 않으면 변하지 않는다. 그걸 잘 안다. ^^;;)
(아, 의지가 강한 사람이라면 굳이 이직을 할 필요는 없었을 터. 있는 회사에서 변화를 해나가면 되니까. 그런데 나는 안 그런 사람이다. 태생적으로 게을러서 변화해야 하는 상황이 되지 않으면 변하지 않는다. 그걸 잘 안다. ^^;;)
다행히 그리고 시의적절하게도 혁신을 사운을 걸고 드라이브하는 한 글로벌 회사에서 기회가 왔다. 망설이지 않았다. 뒤돌아보지 않고 짐을 챙겼다. 사실 40대 중반의 나이에 다시 새로운 도전을 하는 기회가 오는 것도 정말 감사한 일이다.
참고로 글로벌 회사에서 기회를 얻고자 하는 사람들은 LinkedIn의 본인의 프로파일을 정말 정성스럽게 유지할 필요가 있다. 많은 기회가 LinkedIn에 있다.
여기 새로운 회사, 정말로 익숙하지 않고 불편하다. '아, 괜히 옮겼나' 하는 생각이 아직도 스친다. 이거, 생각과 다르잖아 짜증도 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다시 배우고 있다. 새로운 디멘젼을 익히고, 좋은 점은 배우고, 나쁜 점은 더 좋게 만들 수 있다. 새로운 일을 시작했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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