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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은 인터뷰 도중 면접관이 나에게 어떤 회사는 절대 못 다니겠다고 생각하냐고 물어본 적이 있었다. 심각하게 고민해 본 적이 없는 질문이었는데, 조금 생각을 해 본 후 상호 존중과 배려가 부족한 기업문화가 있는 곳은 조금 꺼려 진다는 대답을 했다. 그랬더니, 조금 막연했는지 구체적인 설명을 요청했다. 그래서 예전에 국내의 한 회사에 다닐 때, 반말과 욕이 난무하고, 서류를 집어던지는 식의 조직 문화에서는 내 스스로의 역량을 제대로 보여주기 어려울 것 같다고 설명을 했고, 그제서야 요즘도 그런 회사가 있냐는 식으로 웃으며 절대 그런 회사는 아니라고 명확히 해 주셨었다.

 

물론 10년이 훌쩍 넘은 기억이기는 하지만, 한 번 그런 식의 경험은 강한 트라우마가 되어 무의식 중에 남아 있기에, 더욱 존중과 배려가 내 스스로에게 중요한 가치와 기준이 되어 버렸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보통 어떤 회사를 다니고 싶은지를 물어보지, 다니고 싶지 않은 회사의 기준에 대해서는 좀체 많은 고민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다니고 싶은 회사의 기준을 세우듯이 다니고 싶지 않은 회사의 기준을 세우는 것도 추후의 경력 개발을 위한 이직 등의 기회와 같은 결정의 순간에 스스로의 기준을 세워 정체성이 흔들리지 않고 후회하지 않는 결정을 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다니고 싶은 회사라 하면, 기본적으로 많은 연봉과 다양한 복지, 개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기업문화가 있는 회사, 혹은 앨런 머스크나, 스티브 잡스와 같은 뛰어난 리더가 있는 회사, 아니면, 구글이나 페이스북 처럼 미래를 선도하는 회사 등 개인의 취향과 필요에 따라 다양한 기준을 세울 수 있다. 반대로 다니고 싶지 않은 회사는, 연봉도 낮고 직원복지도 엉망인 회사, 군대식 문화에 무능한 경영진이 있는 회사, 미래가 어두운 회사가 될 수도 있다.

 

 

회사의 선택에도 도덕적 기준이 적용된다.

몇 개월 전 헤드헌터를 통해 포지션 제안이 들어왔었다. 얼마 전 도덕적 이슈로 국내 대표의 변경이 있었던 곳이었다. 헤드헌터는 대표가 바뀌면서 사내 문화가 많이 바뀌었으니 한번 생각해보라고 했다. 고민을 하던 중 영국에 있던 선배한테 연락이 왔었다. 마침 그 선배가 예전에 그 회사에 다녔던 적이 있길래, 물어봤더니, 연봉도 높고 복지 등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아마 나는 그 회사에서 버티지 못할 거라고 했다. 왜냐고 물으니, 그 회사는 국내대표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회사 전체가 이익만을 생각하고 비도덕적인 이슈에 대해 상대적으로 민감하지 못하다는 것이었다. 결국 그 회사와는 더 진행을 하지 않았지만, 회사를 선택할 때 도덕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 봐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십수년 전에 의약품 중에 일반 약국에서 구할 수 있는감기약 중에 환각효과를 일으키는 성분이 들어있어, 일부 청소년들이 대량으로 구매를 해서 문제가 되었던 적이 있다.(1) 이렇게 의약품 중에는 일부 환각성분이 포함되어 소위 블랙마켓이라 불리는 불법 유통 경로를 통해 유통이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만약, 회사에서 불법 유통되고 있음을 알면서도 회사의 이익을 위해 묵인을 하고 있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당신이 그 제품의 브랜드 매니져이다. 당신이 오기 전까지 그 제품 매출의 20% 가량이 블랙마켓을 통해 나오고 있었고, 회사에서도 그걸 알지만 묵인하고 있었다. 당신은 불법유통을 막기 위한 대책을 세우고, 20% 매출 감소를 감내할 것인가? 그렇다면 당신은 20%의 성과가 낮아지게 되면서 확실한 저성과자가 되고, 승진도 물건너 갈 것이다. 뿐만 아니라 회사에서는 마치 내부 고발자라도 된 양 부담스런 눈빛을 받게 될 것이다.   

 

의약품의 부정적인 사용을 예로 들었지만, 일반 공산품에도 불량품이 많거나, 소비자에게 불편함을 제공하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비용을 문제도 개선을 하지 않으려 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예전에 1970년대에 미국의 포드 자동차에서는 핀토(Pinto)라는 소형차를 출시했다. 그런데, 핀토의 연료탱크의 안전성에 문제가 있었고, 포드에서도 이를 인지했으나, 한 대당 약 11달러 정도의 수리 비용을 아끼는 것이 몇 차례의 사고에 대한 보상비보다 적게 든다는 단순한 계산으로 소비자를 계속해서 위험에 노출시켰다. 결국 연이은 사고로 인해 사망자를 포함하여 27명의 피해자가 발생하였고, 검찰에서는포드사를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reckless homicide)으로 기소하였고, 법원은 막대한 피해보상 금액뿐만 아니라, 1억 2천 5백만 달러의 징벌적 손해배상금을 부과하였다.(2) 

 

 

올바른 기업가치를 추구하는 회사를 선택해야 한다.

 

 비정상적인 방법을 통해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은 비정상적인 의사결정 과정을 거칠 수 밖에 없으며, 그러한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또는 참여를 강요하는 경영진 역시 정상적이지는 않다. 그리고 그러한 사람들과 기업문화, 시스템이 갖추어진 곳에서는 긍정적인 방향으로의 역량 개발은 당연히 물 건너 간 것이다. 또한, 이러한 비정상적인 경영진은 당연히 직원들도 돈을 벌기 위한 도구로 밖에 여기지 않을 것이며, 온갖 갑질과 불합리한 행태들이 만연한 곳일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이런 곳에서 일을 하면 이렇게 비정상적이고 비합리적인 과정들이 정상적인 것처럼 인식이 되고, 그러한 방법들을 마치 특출 난 역량이라도 된 것처럼 자랑스럽게 배우기도 한다.기업의 이익을 위해 소비자를 우롱하거나 소비자에게 직간접적으로 피해를 주는 기업들을 블랙기업이라고도 부른다. 그리고 이러한 블랙기업은 불법적인 방법을 통해 돈을 버는 조직폭력배나 사채업자와 다를 것이 없다. 그리고 이러한 비도덕적이고 비정상적인 이윤추구는 지속성을 갖추기 어렵다.

 

우리는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도덕적이고 합리적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회사에 다니고 싶어한다. 그리고 회사에서 업무를 하며 역량을 키워나가고, 꿈을 실현시켜 나가고 싶어한다. 가족들의 생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이익을 만들어가는 회사에서 일하고 싶다.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늦게 시작된 근대화와 전쟁의 영향으로 오랜 역사를 가진 기업이 그리많지는 않다. 하지만, 외국계 회사 중에는 규모가 그리 크지 않더라도 백 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기업들이 꽤 있다. 하루에도 수백 수천 개의 기업들이 설립되고 망해나가는 상황에서 역사가 깊다는 것은 그만큼의 지속 가능하고 정당한 방법으로 이윤을 창출해 내고 있다는 의미이다.

 

거의 모든 기업들이 뚜렷한 기업가치를 추구하고 있다. 제약회사와 식품회사같은 경우는 소비자의 건강을 고려하고, 자동차 회사는 소비자의 안전과 편안함을 IT 기업은 빠르고 최첨단의 가치를 전달하고자 한다. 모든 기업이좋은 가치를 전달하고자 하지, 대놓고 나쁜 가치를 전달하고자 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일부 기업은 주주의 이익실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주주가 적절히 분산되어 직원이 주주이기도 하고, 지배구조가 객관적으로 공정하게 되어 있다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기업의 오너가 경영을 맡고 있는 대부분의 국내 회사는 결국 오너 자신의 이익을 위해 기업을 운영한다는 말 밖에 안 된다. 다니고 싶지 않은, 다니지 말아야 할 회사를 걸러내는 방법 중 하나는 회사의 홈페이지에서 그 회사가 어떤 가치를 추구하고 있는 지를 먼저 확인해 보는 것이다.   

 

실제 우리 주변에는 많은 사회적 기업들이 있다. 그리고 그러한 사회적기업들은 경영적 성과 등과는 별개로 어떤 위기가 닥쳤을 때 오히려 소비자들로부터 보호를 받기도 한다. 미국에 트럼프 정권이 들어선 이후 강력한 반이민 정책으로 인해 많은 기업들이 고용에 있어 정부의 눈치를 보기도 했다. 이에 스타벅스의 CEO인 하워드 슐츠가 당당하게 많은 수의 이민자를 채용하겠다고 발표하자, 미국 내의 트럼트 지지자들은 차라리 퇴직군인이나 흑인 등의 일자리를 더 마련해야 한다면서 SNS 상에서 #BoycottStarbucks 를 해시태크로 달며 스타벅스에대한 불매운동을 벌이기도 했다.(3) 하지만, 얼마 지나지않아 스타벅스가 지난 4년간 다른 어떤 기업보다 많은 퇴역군인과 그 배우자를 우선적으로 채용해 왔음이 밝혀지면서 오히려 트럼프 지지자들이 역풍을 맞게 되었다. 온라인 상에서는 #BoycottStarbucks 라는 해시태크와 함께 오히려 스타벅스를 즐기는 사진이 올라오거나, 인종차별주의자들과 스타벅스 매장에서 마주치지 않아 더 좋다는 긍정적인 반응들이 생겨났다.(4)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당신의 선택에서 시작된다.

 

우리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한다. 기업들이 사회에 어떤 방식으로 기여를 하고, 이익을 환원하는 가에 많은 관심을 갖는다. 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기업이 이익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 공정하고, 도덕적인가가 더 중요하다. 어떤 기업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면 소비자 단체에서 일시적이긴 하지만 불매운동을 벌이곤 한다. 그리고 일시적으로 매출이 하락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고, 다시 매출은 회복된다. 소비자가 기업의 책임을 묻는 것은 그렇기에 한계가 있다. 소비자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다. 직장인들도 잠재적인 소비자임과 동시에 직장인으로서의 도덕적 소명으로 그러한 회사에 입사하여 비도덕적인 행위에 동참하는 일은 최대한 배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당신이 뛰어난 역량을 가진 인재 중의 한 명이라면 더더욱 당신의 능력을 폭발시킬 회사를 선택할 때 더욱 사회적 책임을 고려하는 회사를 선택해야 할 것이다. 인재가 고갈된 회사는 지속적으로 이윤을 추구하기 어려워지고, 점점 더 비정상적인 방법을 찾아가다 스스로 무너지게 되어 있다. 그리고 만약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가 비정상적이고, 비도덕적이라면 빨리 다른 회사로의 이직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으면, 회사가 무너질 때 함께 무너져 버릴수도 있기 때문이다.

 

 


 

1.    "신종마약 '러미라' 꼼짝마라!",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79&aid=000002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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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유행하고 있는 신종 마약 '러미라'(Dextromethorphan)복용여부를 가릴 수 있는 새로운 모발감식 기법 도입으로 마약 사범 단속이 활력을 얻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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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포드 핀토, 위키백과, https://ko.wikipedia.org/wiki/%ED%8F%AC%EB%93%9C_%ED%95%80%ED%86%A0 

 

3.     트럼프 지지자들이 스타벅스 안마시는 이유는? ,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7&no=73377

트럼프 지지자들이 스타벅스 안마시는 이유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층이 스타벅스의 `난민 1만명 고용` 계획에 반발하며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미국 워싱턴포스트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트럼프 지지자들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보이콧스타벅

news.mk.co.kr

 

4.     "사랑해요스타벅스"…트럼프에 반대하는 새로운 방법, http://www.ytn.co.kr/_ln/0104_201702021550068664

"사랑해요 스타벅스"…트럼프에 반대하는 새로운 방법

트럼프 지지자들이 '#BoycottStarbucks(보이콧스타벅스)'를...

www.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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