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회사의 장점 중 하나는 해외에서 근무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다는 것이다. 물론 아무에게나 그러한 기회가 열리는 것은 아니다. 일부 젊은 직원들이 착각하고 있는 것 중에 하나가 국내에서의 업무환경과 문화는 자기한테 맞지 않지만 해외에 나가면 잘 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다. 설사 정말 그렇다 하더라도 현재의 포지션에서 충분한 성과를 보여주지 않는다면 해외로의 기회는 결코 오지 않는다. 해외에서 근무를 하게 되면, 다양한 혜택을 누리게 될 수도 있고, 많은 경험을 할 수도 있으며, 더 많은 기회를 얻게 될 수도 있다. 해외에서 근무하기 위한 방법들은 어떤 것들이 있고, 어떤 것들을 준비하고 또 주의 해야 하는지 알아보도록 하겠다.
지원에서 면접까지의 과정
대부분의 외국계회사들은 자체적인 채용사이트을 가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채용중인 모든 포지션은 이곳을 통해 확인할 수 있고, 또 지원할 수도 있다. 물론 당신 회사의 이러한 사이트에서 공개된 포지션을 찾았다고 해서 당신의 직속상관과 아무런 상의 없이 지원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이러한 사이트 없는 경우는 대부분 해당 조직별로 채용이 진행중인 포지션이 공지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아시아지역(AP region)의 브랜드매니져(brand manger) 포지션이 채용 중이라고, 아시아지역 인사부(HR, Human Resource)에서 각 나라별 마케팅 팀에 공지메일처럼 보내기도 하며, 혹은 팀장들에게만 공개 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채용 중인 포지션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현재의 팀에서 좋은 성과를 꾸준히 유지하며, 직속 상관 혹은 팀장으로부터 신임을 얻는 것도 중요하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비교적 높은 포지션이 채용 중인 경우는 임원급, 리더십팀(leadership team)에게만 공개되는 경우가 있고, 이런 경우는 조직 내의 인재들에게만 조용히 전달되어 진행되는 경우가 있다. 공개적으로 채용중인 포지션은 각 나라에서 지원을 받은 후 선별하여 인터뷰를 진행하게 된다. 이러한 인터뷰는 대부분 1차는 화상전화로 이루어지며, 최종 인터뷰만 직접 대면하여 이루어지거나 이 마저도 생략되는 경우도 있다. 직접 대면하여 인터뷰를 하는 경우는 회사에서 모든 출장경비를 지원해 준다. 인터뷰를 준비할 때는 직속상관, 인사부, 리더쉽 팀 등을 통해 관련된 정보를 사전에 충분히 습득하고 준비하는 것이 좋다.
전액지원 혹은 계약직
그 동안 뛰어난 성과를 보여주었고, 인터뷰도 성공적으로 진행하여 최종 합격하였다면, 이제 이동을 준비해야 한다. 집도 구해야 하고, 아이들이 있다면 아이들 학교도 알아봐야 하고, 이것저것 할 일이 많아진다. 해외로 나가는 것을 결정하기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것이 어떤 패키지(package)로 가느냐이다. 일반적으로 어느 정도 이상의 포지션으로 나가게 되는 경우는 회사에서 주거비용, 차량, 학교, 보험, 이사비용 및 1년에 정해진 횟수 동안 고국에 돌아갈 수 있는 경비 등을 지원해 준다. 대부분 이렇게 회사에서 많은 지원을 받고 가는 것을 기대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실무급의 포지션으로 해외에 나가게 되는 경우는 현지 계약직(local contract)으로 가게 되는 경우도 많다. 이 경우는 현재 나라에서 퇴사를 한 후 해당 나라의 현지 직원으로 입사를 하게 되는 것이다. 현지 직원들과 동일한 혜택을 받게 되기 때문에 집, 보험, 차량 등의 혜택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되고, 일부 집세를 지원을 해 주던가 일정부분만큼 연봉을 올려주기도 한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교환 프로그램이 있다. 인재개발 프로그램(People development program)의 일환으로 볼 수 있으며, 짧게는 3개월에서 1년 정도까지 해외 근무를 하는 경우이다. 이 경우는 패키지에 따라 다르지만, 기한이 있기 때문에 많은 부분을 회사에서 지원해 주게 된다.
해외에서 경력개발: 환상 vs. 현실
해외에서 근무를 하게 되면, 금전적인 이익은 제외하고라도 경력에 있어서는 분명히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대부분은 상위 지역(above market)에서 근무를 하며 시야가 넓어지게 되고, 동등한 다른 나라에서 근무를 하게 되더라도 다른 문화와 시스템을 경험하고 새로운 네트워크(network)를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무엇보다도 가장 좋은 것은 경력 개발에 있어 더 많은 기회를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이다. 하나의 나라에서 발생하는 채용 가능한 포지션에 비해 모든 나라에서 발생하는 채용 가능한 포지션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으며, 그러한 기회들을 내 것으로 만들 수도 있다. 물론 해외 근무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었을 때에 한해서이다. 예를 들어 싱가포르에 있는 지역사무실(region office)에서 근무를 하게 된다면, 이후의 경력개발은 그보다 더 상위지역 혹은 본사(headquater)로 갈 수도 있고, 아시아의 다른 나라에 리더쉽팀(leadership team)으로 갈 수 있는 기회, 혹은 전 세계의 다른 나라에서 채용 중인 다양한 포지션으로 옮길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이 생길 수 있다. 그렇다면, 해외 근무는 좋은 부분만 있을까? 물론 아니다. 장점이 많은 만큼 어렵고 힘든 부분도 많다. 첫째, 경쟁이 훨씬 치열하다. 각 나라에서 좋은 성과를 보인 인재들만 보여 있으니 당연한 것이다. 둘째, 새로운 환경과 시스템에 적응해야 한다. 회사는 적응할 시간을 오래 기다려주지 않기 때문에 적응과 성과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만 한다. 셋째, 다음에 어떤 기회가 있을지 불확실하다. 최고의 성과를 내고 승승장구한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더 많다. 전액 지원을 받아서 가는 경우 대부분 2년 이내의 계약기간을 가지게 된다. 그 2년 내에 아주 뛰어난 성과를 보인 경우가 아니라면 원래 있던 조직으로 돌아와야 할 수도 있는데, 원래의 조직에서 당신의 자리를 비워놓고 환영해 주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원래 당신의 포지션은 다른 누군가가 차지하고 있으며, 당신이 당장 맡은 포지션이 없는 경우 당신은 맡은 일 없이 그저 표류(floating) 하는 상태로 지내야 할 수 있다. 주변에서는 이러한 표류 상태로 지내다 결국 퇴사를 하게 되는 경우가 꽤 많이 있었다. 또 운 좋게 계약을 연장했더라도 다음 계약을 또 걱정해야 하며, 다음 경력에 대한 고민과 불안은 끊이지 않는다. 만약 아이가 있고, 해외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다면, 국내로 다시 들어오는 것에 대한 고민이 가중될 수도 있다.
해외에서의 근무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들도 있지만, 그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이점은 역시 상당히 크다. 주변에서는 해외근무를 가지 전에 차장 이었다가 2년 만에 이사 직함으로 돌아오는 경우도 있었다. 분명히 가기도 어렵고 가서도 어렵지만, 잘 극복해내면 성공이라는 달콤한 열매가 보장이 될 수도 있다. 더군다나 아직 가족에 대한 부담 없이 해외에 나갈 수 있는 조건이 된다면, 계약직이더라도 이를 통해 해외 근무의 경험을 쌓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해외 경험을 쌓아 국제적인 인재로 인정받을 수 있는 도전을 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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