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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일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일까?


최종면접에서 떨어진 뒤 저는 우리를 담당했던 인사팀 선배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어차피 떨어진 마당에 이유를 따져 물어도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기왕이면 원인이 뭔지 알아내서 그 문제점을 고치면 추후 취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했고요. 퇴근 시간이 지났는데도 다행히 전화를 받아주셨습니다. 간단한 몇 마디의 위로와 안부를 나눈 후에 조심스레 탈락 이유를 물었죠. 머뭇거리시다가 말해주신 이유는 인턴십 과정 중에 현업 평가가 아쉬웠다는 점이었습니다. 자세히 말하면 그 직무와는 성격적인 부분이 다소 맞지 않는 인재라고 판단했다는 것이었습니다.(물론 이것은 구태여 떨어뜨리기 위해 만든 이유였을 거라고 짐작하긴 합니다. T.O가 중간에 줄어들어 반드시 몇 명을 떨어뜨려야 했으니까요.)


 저는 B2C 영업 관리 직무를 지원했고, 그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선 기도 세고, 목소리도 크고, 적극적이고, 활발한 그런 인재였어야 했습니다. 선배들이 평가하기에는 말이죠. 그러나 안타깝게도 저는 그런 성향의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인턴기간 동안 유독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듣기는 했습니다. '안경을 바꿔라, 샌님 같다.', '머리를 짧게 잘라야 세 보인다.'. '너는 붙어도 스태프로 빠질 것 같다.' 이런 종류의 이야기를 말이죠.


 회사에는 수많은 직무가 있습니다. 그 직무들은 대부분 어떤 사람이 그 직무를 더 잘 할 거라는 사회적인 통념이 있습니다. 영업은 당연히 활발하며 사교성이 좋아야 하고, 지원부서는 꼼꼼하고 철저해야 하고, 마케팅은 분석력과 의사소통능력이 중요하다고 하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성향에 맞춰 직무를 선택하기도 합니다. 반대로 그 성향에 맞춰가려고 자신을 변화시키기도 하죠.


 그래서 저는 하반기에 돌입하기 전에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어쩌면 나라는 사람이 내가 하고 싶은 직무에는 맞지 않는 사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남들이 나에게 어울린다고 말하는 지원부서로 직무를 바꿔야 하는지, 아니면 나의 성향을 고쳐서 그대로 관리 직무로 지원해야 하는지 말이죠. 그래서 저는 제 동기들에게 그러한 고민을 털어놓았습니다. 그러나 돌아오는 대답은 예상 밖이었습니다.


 "나는 너야말로 진짜 직무에 어울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네가 현장에서 평가를 안 좋게 받은 건, 직무에 어울리지 않아서가 아니라 단지 지점에 있는 선배들의 성향과 맞지 않아서일 뿐이야. 나는 한 달 넘게 너를 보면서 네가 가진 꼼꼼함과 세심함, 사람을 진실 되게 챙기고 배려하는 모습들이 오히려 대리점주나 직원들을 감화시킬 수 있겠다고 생각했는걸? 그렇게 따지면 오히려 나는 여자고 싫은 소리 못하고 퍼주기만 하는 사람인데, 나야말로 직무에 어울리지 않는 인재지."


 생각해보면 그 친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영업 관리 직무에 있어서 여자라는 단점은 치명적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친구는 생각을 달리 했습니다. 남자들이 가지고 있는 강점을 따라가기보다는, 여성만이 가질 수 있는 강점을 부각하며 자신만의 역할을 추구했습니다. 그러한 점은 남들과 차별화되어 자신을 어필할 수 있었던 것이죠.


 그 친구 덕분에 잊고 있었던 말이 떠올랐습니다. 제가 1차 면접을 봤을 때 마지막으로 했던 말이었습니다. 외적으로는 조용하고 활발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강점인 신중함과 꼼꼼함으로 신뢰의 영업을 보여주겠다고 말입니다. 그것이 제대로 전달되었는지는 알 수가 없지만, 적어도 직무에 대해서 고민하고 자신에 대해서 고민했다는 것쯤은 어필할 수 있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많은 취준생들이 자신의 성향과 역량에 맞춰서 어떤 회사의 어떤 직무에 지원해야 하는지 고민할 것입니다. 물론 중요한 부분입니다. 그러나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이라면, 그 일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개척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인간은 될 수 있는 것이 되는 삶이 아닌, 되고 싶은 것이 되는 삶을 살아가야 하니까요. 그래서 저는 다시 도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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