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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나서야 세계적인 화가가 된 고흐

 

 빈센트 반 고흐. 제가 가장 사랑하는 화가입니다. 사실 고흐가 어떻게 살았는지 알기 전에는 고흐의 작품을 전혀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우연히 영화 '러빙 빈센트'를 보게 되었고, 운 좋게 고흐가 머물렀던 마을에 가게 되었고, 실에 구슬을 꿰듯이 고흐의 작품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살아생전 그림을 한 점 밖에 팔지 못한 화가. 정신병으로 인해 힘든 삶을 살았지만 현재 가장 사랑받는 화가. 죽고 나서야 세계적인 화가가 된 고흐의 인생은 무척이나 아련했습니다.

 

 


 

커서 뭐가 되고 싶니?

 어릴 때 어른들을 만나면 주로 받는 질문은 '커서 무엇이 되고 싶니'였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은 그저 책이나 티브이로 들은 멋들어진 직업들을 외쳤습니다. 대통령, 장군, 미스코리아, 과학자 등등. 나이가 들면서 서서히 바뀌어갔지만, 무언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습니다. 포부, 목표, 꿈, 비전. 우리를 부지런히 움직이게 하고,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들이었지요.

 

 그러나 무언가가 되어야 한다는 강박은 차츰 우리를 옥죄어 왔습니다. 겉이 번지르르한 과도한 목표는 우리를 지치게 만들었고, 스스로에게 맞지 않는 어긋난 방향은 우리에게 죄책감을 주었습니다. 도달하지 못한 목표는 우리의 자존감을 깎고 작아지게 만들었습니다. 같은 목표를 이루어가는 옆사람들을 보며 자기 스스로를 아프게 했습니다. '나는 왜 이 정도밖에 하지 못할까? 나는 최선을 다하지 않은 걸까?'. 이 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우리는 우리 스스로에게 가시를 펼쳤습니다. '여기서 포기할 거야? 너 이렇게 끈기가 없는 아이였어? 거봐 넌 안될 거랬지?' 단순히 우리는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자연스럽게 무언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뿐인데, 그것이 잘 되지 않았을 때 그 생각은 도리어 우리에게 향했습니다.

 

 


 

아직 되지 못했어.

 영화 '태풍이 지나가고'에는 전처와 이혼당하고 흥신소에서 일하는 주인공 료타가 나옵니다. 젊을 때 썼던 소설의 영광도 한순간, 현재는 경마장을 들락날락 거리며 아버지의 유품에 눈독 들이는 보잘것없는 어른이지요. 우연히 태풍을 만나 어머니의 집에 전처와 아들이 함께 머물게 되었고, 아들은 료타에게 묻습니다.

 

"아빠는 뭐가 되고 싶었어? 되고 싶은 사람이 됐어?" 아들의 질문에 료타는 이렇게 답합니다.
"아빠는, 아직 되지 못했어. 하지만 됐냐 되지 않았냐가 중요한 게 아니야. 중요한 건 그런 마음을 가지고 살고 있느냐 아니냐 이거야. 정말이야."

 

 료타가 던진 '아직 되지 못했어'라는 말은 열심히 무언가가 되려고 발버둥 치던 제게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나이 마흔이 넘은 어른에게서 '되지 못했어' 도 아니고 '원래 없었어' 도 아닌 '아직 되지 못했어'라는 말은 우리가 되려는 무언가가 시한부가 아닌 현재 진행형이라는 생각을 갖게 해주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우리는 짧은 시간 안에 무언가를 이루려고 부단히 노력하지만, 그렇게 열심히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삶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좋아하는 일을 가슴에 품고 조금씩 걸어가며 꾸준히 무언가를 완성시켜가는 삶도 있다고 말입니다.

 

 


 보잘것없는, 괴짜이자 불쾌한 사람, 사회적으로 아무런 지위도 없고 앞으로도 절대 그런 걸 갖지 못할, 한마디로 말해서 나는 더 떨어질 것도 없는 밑바닥 인생이지. 그래 좋아. 그게 사실이더라도 언젠가는 그런 괴짜이자 보잘것없는 인간이 마음에 품고 있는 것을 내 작품으로 보여주고 말 거야.

- 1882년 빈센트가 테오에게 보낸 편지 중

 

 고흐는 결국 죽고 나서야 무언가가 되었습니다. 그의 삶에서 그는 꾸준히 자신이 펼쳐 보이고 싶은 무언가를 캔버스 위에 그렸습니다. 고흐의 아련한 인생을 보며 우리도 결국 죽기 전에는 무언가가 되어가는 과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삶이 마치기 전에 우리는 우리가 무엇이 되었는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그저 우리가 좋아하는 것을 찾고, 그것을 즐기며 걸어가면 됩니다. 마음속에 무언가를 품고 말이죠. 그러다 보면 삶의 지평선 끝에서 우리의 삶을 뒤돌아볼 때, 우리가 어떤 존재였는지 그제야 알게 된다고 말입니다.

 

 

우리는 지금도 무언가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훌륭한 사람이 되라는 이경규의 말에 뭘 훌륭한 사람이 되냐며 그냥 아무나 되라는 이효리의 말처럼, 꼭 무언가가 되기 위해서 자신을 괴롭히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어떤 삶을 취할지 사람마다 인생마다 다 다르겠지만, 결국 우리는 지금도 무언가가 되어가고 있으니까요. 꾸준히 무언가가 되어갈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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