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 “스마일게이트, 회계기준 위반… 수십억 가산세”
가끔은 기사에 회계용어가 많이 나와서 원래 내용을 100% 이해하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위에 기사들도 헤드라인만 보면 스마일게이트라는 회사가 “탈세를 해서, 세금을 더 내야하고, 그게 회사에 위기다.”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찬찬히 기사를 읽어 보면 좀 다른 내용이 있습니다. 발생주의, 수익비용대응의 원칙, 수익인식, 세무회계 등 간단한 회계상식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재무제표도 함께 체크해 봐야 균형감 있게 내용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Body | 회계기준 위반, 뭐가 문제지?
우선, 문제가 된 사안은 스마일게이트홀딩스(회사의 정식명칭입니다.)가 매출을 장부에 적는 시점(수익인식)을 정확하지 않았다는 지적입니다. 스마일게이트홀딩스가 만든 게임에 대한 이용료, 저작권료 등은 대부분 중국 쪽에서 발생합니다. 이는 게임유통을 맡고 있는 중국회사 텐센트가 계산해서 스마일게이트홀딩스에 넘겨줘야 합니다. 매년 매출액을 반영하는 재무제표 작성시점보다 중국 쪽 자료가 늦어 이를 ‘다음 회계연도에 넘겨서 반영했다’(이연)는 게 회사의 입장입니다.
금융당국은 “매출 규모는 추정할 수 있는 것이니, 매출이 발생한 시기에 인식해야 한다.”라는 논리로 회계처리기준 위반으로 결론을 냈습니다. 후속 조치로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재무제표를 2014~2017년 4년치를 고치라고 했습니다.
후속 조치(재무제표 수정)에 따라 세금이 바뀝니다. 재무회계로 작성된 재무제표는 현금의 유출입이 없는 발생주의 회계기준 숫자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세금은 실제로 드나드는 현금을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합니다. 그럼으로 발생주의 회계 숫자에서 실제로 해당 기간(1년)에 들어온 현금 이익을 발라내야 합니다. 재무회계로 만든 재무제표가 기준점이지만, 세무회계용 재무제표로 변환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스마일게이트홀딩스의 4년치 재무제표의 매출액 숫자가 바뀌면 당연히 당시에 부과했던 세금 숫자로 달라집니다. 특히 이익과 비용의 손익계산서 숫자들이 모두 변하게 됩니다.
다만 이 일로 가산세를 수십억 원 내야 한다는 건 회사 입장에서 다른 의견이 있네요. 스마일게이트홀딩스가 매출액을 누락시킨 게 아니라 다음 년도로 정확히 넘겼다면, 그만큼의 세금 역시 다음 해로 넘어갑니다. 물론 세금을 계산하는 로직에 따라 따져봐야 할 것들이 많지만 단순계산은 그렇습니다. 그래서 회사는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감면 또는 조정을 요구할 수 있다”라고 했습니다. 가산세가 100억 원 정도라고 언급이 되기도 하는데 매년 25억 원씩 덜 냈다고 봐야 할 지, 아니면 세금 내야 할 것을 미루고 미루다 보니 100억 원까지 쌓인 것으로 봐야할지…. 여하튼 스마일게이트홀딩스 회계팀(재무팀)은 고생 꽤나 할 듯 싶습니다. 과거 자료를 다시 정리해야 하니까요.
한 번에 수십억 원의 가산세를 내니, 이번 일로 회사에 타격이 심하지 않냐는 의견도 있습니다.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재무제표를 다시 한 번 살펴보시면 생각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스마일게이트홀딩스는 매년 400~500억 원 이상의 세금을 내는 우량한 기업입니다. 지난 2018년 영업수익 7,732억 원에 2,909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습니다. 게임산업 특성상 높은 영업이익률로 이미 수천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수년 째 쌓고 있는 회사입니다.
Outro | 세금보다는 이미지
물론 수십억 원이면 큰 돈입니다. 그걸 덜 냈다는 것도 작은 일도 아닙니다. 하지만 돈 잘 버는 스마일케이트홀딩스. 수천억 원의 영업이익을 표시하고 있는 재무제표를 보면 회사가 세금 더 내게 되어서 곤란해 질 것 같지는 않아 보입니다. 회계처리 미숙, 가산세 등으로 이미지가 손상된 게 더 걱정거리가 아닐까요?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앞으로는 제 때에 따박따박 낼 거라고 생각합니다.
글쓴이 소개- 숫자울렁증 재무제표 읽는 남자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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