Χ

추천 검색어

최근 검색어

 

라라라~ 라거주세요. 박중훈의 오비라거 광고는 1996년 CF입니다. ‘라거’는 OB맥주의 상징입니다. 지난해 김응수 씨가 오비라거의 복고 광고를 찍었습니다. 2020년에는 오비맥주가 ‘오비라거-라가비야’를 내놓았습니다. 뉴트로 컨셉입니다. Since 1952년이라니 참 오래 되었습니다. 역사가 ‘오래’ 되어 다면, 지난해 오비맥주의 영업이익 4,089억 원은 무척 ‘새로움’입니다. 벌써 맥주가 잘 팔리는 여름이 왔습니다. 덥네요.

 

Intro | OB는 1998년부터 외국계 회사

두산베어스가 매각 대상이 된다는 뉴스에 두산그룹이 참 어렵구나. 맞아 옛날에 OB맥주도 팔고 그랬지. 제 의식의 흐름도 산만하여, 맥주회사 재무제표가 보고 싶어 졌습니다. 갑자기? 최근에 복고열풍이 주류 회사가 과거의 유명했던 브랜드를 다시 판매하고 있습니다. 진로의 파란병, 오비 라거를 저는 가끔 찾습니다. 그렇지만 완전 옛날 디자인은 아닙니다. 조금 더 세련되게 만들고, 소주 같은 경우에는 도수도 낮습니다. 이런 걸 ‘뉴트로’라고 하더라고요. 복고에 요즘 느낌을 살짝 가미하는…. 

이야기가 옆으로 새네요. ▶회 사 명: 오비맥주, ▶회사개요: 1998년 5월 2일에 맥주의 생산 및 판매를 목적으로 설립된 후, 1998년 9월 1일에 주식회사 두산으로부터 맥주사업부문을 포괄적으로 양수하여 사업을 시작하였습니다. 오비맥주는 두산 것이었는데 벨기에 회사인 인터브루사와 합작으로 설립했고 이후 인터브루사에게 지분을 넘깁니다. 현재 대주주는 Budweiser Brewing (Korea Holdings) Limited 100%입니다. 인터브루사는 이후 안호이저-부시 인베브(이하 AB인베브)로 변했고, Budweiser Brewing은 AB인베브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사업체입니다. 이렇게 보면 1998년 이후로 쭈욱 벨기에 회사가 오비맥주를 갖고 있었던 거 같은데…. 사실은 중간에 손 바뀜이 있었습니다. 

오비하면 베어스 두산 그리고 우리나라 토종 맥주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하지만 진실은 아주 오래 전부터 추억의 오비맥주는 외국계 회사였습니다. 다들 아시는 거죠? 요즘 마트에 가면 전세계 맥주를 손쉽게 살 수 있습니다. 이것도 오비맥주가 주도하여 우리나라에 수입맥주(마트에서 주로 보는~)가 많이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Body | 오비맥주가 얼마나 팔리는지 숫자로 볼까요?

 

자산 3조 원에 부채비율 71% 매출액 1.5조 원 2019년 영업이익 4,089억 원 영업이익률 26.5% 당기순이익 2,43억 원 그리고 당기순이익률 17.8% → 영업활동현금흐름 3,289억 원. 

 

재무제표 상의 대표적인 4가지 지표만 봐도 “와! 정말 좋은 회사다.”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덩치도 그만하면 시장 지배력이 있을텐데(경쟁사인 하이트진로와 견주었을 때 맥주시장을 지배적으로 갖고 있다고 합니다. 오비는 오비만 있는 게 아니라 카스도 있으니까요)

 

“오비맥주는 올해 초 카스가 차지하는 점유율이 여전히 높다는 점을 보여주는 자료를 내놓은 바 있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가 집계한 국내 맥주 소매시장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오비맥주는 점유율 49.6%를 기록했고, 하이트진로는 25.3%로 절반 가량에 불과했다. 소매시장 브랜드 점유율 역시 카스가 36%를 기록해 6.3%인 테라를 크게 앞서 있다.”

참고자료 – 맥주시장에 관한 기사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28488731&memberNo=39094895&vType=VERTICAL

불타오르는 맥주판, 숙적의 ‘카스테라’ 전쟁

[BY 신동아] “테라 호기심에 마신 것” VS “카스가 대세? 바뀔 것”● 오비 ‘청량감’, 하이트 ‘깨끗한 물’ ...

m.post.naver.com

 

 

다시 재무제표로 돌아 와 보면 2014년 이후 자산구조가 매우 안정적이고 매출도 그러합니다. 이 와중에 이익률이 높으니 수천억 원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습니다. 공장을 새로 짓거나 큰 투자가 없으니 수천억 원의 배당이 가능합니다. 지난해와 2018년 당기순이익보다 많은 배당금이 논란이 되었습니만…. 100% 지분 대주주가 사내유보가 아닌 사내유출을 선택했는데 뭐라 한들~ 2019년 배당금 4,390억 원과 2018년 배당금 3,450억 원입니다. 장사 중에 장사는 뭐다? 물장사. 대주주가 외국계일 경우에는 정말 쿨~ 하게 고배당을 해갑니다.(스타벅스, 코스트코코리아, 한국필립모르스 등) 우리나라 경영진들도 이상한 짓 하지 말고 이런 정공법을 써도 좋을 듯 싶습니다. 

오비맥주 재무상태표와 손익계산서를 보면 매우 우량하고, 더 투자하지 않아도 늘 이익을 내는 회사가 어떤 데인지 알 수 있습니다. 회사의 사업시장이 재투자를 조금만 해도 늘 어느 정도 이상의 매출액이 나오는 시장. 맥주시장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생활의 일부처럼 늘 맥주를 즐겨 마시고 있다는 거겠죠. 독한 소주에서 늘 마시는 맥주로~ 저 역시 집 냉장고에 맥주가 떨어지는 날은 거의 없습니다. 

 

[그 외에 재무제표에서 재미있게 본 사실들]

 

♣오비맥주의 대표이사는 ‘벤마그다제이베르하르트’입니다. 어느 나라 분이실까요? 벨기에 분입니다. 이분의 한국이름이 배하준이라고 합니다. 이분은1977년생으로 벨기에 루벤 가톨릭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후 지난 2001년 AB인베브 임원(CMO)에서 이번에 오비맥주 신임사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습니다. 오래 전부터 오비맥주 대표는 한국 이름이 있다고 합니다. 지역화의 일환일 거 같습니다. 

♣회사 주인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요약해 봅니다. 아….. 오비맥주는 2.3조 원에 사모펀드가 사서 5년 만에  6.2조 원에 판 대박 M&A로 유명합니다. 

 

오비맥주㈜가 2001년 카스맥주㈜를 흡수합니다. 오비라거와 카스는 같은 회사 제품입니다. 연달아 몰트어퀴지션㈜ + 한국스페셜티맥주㈜ 2개 회사도 흡수합병됩니다. 4개 회사가 합쳐진 거죠. AB인베브로부터 2009년 KKR과 어피니티 사모펀드가 오비맥주 2.3조 원에 인수합니다. 2014.4.1 오비맥주의 지분 100%를 가진 몰트홀딩스의 지분 100%를 소유한 Silenus Holding B.V.(KKR과 어피니티 사모펀드)가 몰트홀딩스(오비맥주)를 Imterbrew Internal B.V에게 매각합니다. 인수대금은 6.2조 원입니다. 이후 2015년 몰트홀딩스와 오비맥주㈜는 합칩니다. 2018년 ㈜더핸드앤드몰트와 더핸드앤드애플과 흡수합병합니다. 2019.9.25 Budweiser Brewing(korea holdings)가 오비맥주의 지분 전량을 인수합니다. 

복잡한데 벨기에 회사는 전세계 글로벌 브랜드로 차입금이 너무 많아져, 오래 전부터 가지고 있던 오비맥주를 사모펀드(KKR+이피니티)에게 매각합니다. 당시 5년 후에 다시 살 수 있는 옵션을 넣어다고 하네요. 그만큼 오비가 좋은 회사인 걸 아는 거죠. 역시나 5년 뒤 다시 비싼 값에 오비의 주인이 다시 됩니다. 6.2조 원이나 섰으니 이젠 현금을 인출해야 합니다. 고배당은 AB인베브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습니다.

 

♣제고자산으로 1,183억 원이 잡혀 있습니다. 이중에 원재료는 425억 원입니다. 맥주회사니깐 보리겠죠? 미착품도 170억 원입니다. 아직 도착하지 않은 원재료인데 바다 위에 배에 담긴 보리라고 추측합니다.  오비맥주 유형자산 기초 기준 1.7조 원 중에 기계장치가 9,420억 원으로 잡혀 있습니다. 감가상각이 이미 많이 되어서 기말의 가치는 2,925억 원입니다.

 

♣오비맥주의 투자부동산이 13억 원입니다. 이게 도대체 뭘까? 강남의 오피스텔 한 채 값도 안될 거 같은 이 투자부동산을 보면서…. 현금화 할 건 다 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1억 원 토지에 건물 3억 원짜리 투자부동산.

 

♣가장 궁금한 무형자산 항목입니다. 기말에 1.4조 원이 잡혀 있는 무형자산 중에 역시 가장 비중이 높은 건 영업권입니다. 1.1조 원 몇 번의 인수합병 과정을 통해서 생성된 영업권이 아닐까요? 브랜드가치를 2,945억 원이나 잡아 두었습니다. 사실 오비는 OB, OB라거, 카스 밖에 생각 안 나지만 그래도 인정! 

 

♣맥주회사도 광고 많이 하는 편입니다. 오비맥주의 년간 광고선전비는 1,205억 원입니다. 

♣회사가 국세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고 하네요. 우리나라 국세청도 이 회사가 너무 많은 돈을 배당금으로 빼 가니 저처럼 배가 아픈가 봅니다. 인수자금 때문에 회사 간의 차입금 거래도 큽니다. 주류회사는 실제로 세금도 국가에 많이 내는 산업입니다. 담배도 마찬가지고요. 세금 문제가 꽤나 첨예할 수 있습니다.

 

Outro | 내가 봐도 아깝다 오비맥주

최근에 다들 집에만 있어서 그런지 맥주 소비량이 증가했다고 합니다. 과자회사도 밀가루 회사까지 식료품 관련 주식들도 가격이 많이 오른 편입니다. 물가가 점점 세어 진다는 걸 체감합니다만…. 술값은 그나마 저렴한 수입맥주가 있어서 버틸만 합니다. 맥주는 라거지! 열풍을 만들었던 오비맥주입니다. 

 

카스와 오비 그리고 하이트가 꽉 잡고 있던 국내 맥주시장에 롯데가 클라우드를 출시했고 맛이 괜찮은 편이었습니다. 요즘엔 테라가 승승장구 한다고 합니다. ㅎ 근데 테라는 제 취향은 아닙니다. 

수입맥주의 맛이 좋다는 걸 다들 인정하면서도 소주+맥주 폭탄주는 국내맥주를 더 쳐줍니다. 약간의 밍밍함에 소주로 간을 맞춰야 하는 폭탄주는 수입맥주를 쓰기가….(수입맥주가 식당에서는 비싸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하여튼 친구들만 만나면 그냥 말하지도 않았는데 자연스럽게 소주와 맥주를 황금비로 말아주는 술자리가 그립네요.(코로나 덕분에 술자리 그립다는 이야기도 대놓고 하네요.) 

 

최근에 뉴트로는 대세입니다. TV에 유재석, 이효리, 비가 뭉친 '싹쓰리'라는 그룹이 나온다고 합니다. 이들도 90년대 복고풍의 노래로 올 여름을 싹쓰리  하려 한다고 합니다. 왜 복고가 유행일까? 요즘 새로 지은 아파트를 살 수 절대 살 수 없는 이들에게는 옛날 것이라도… 아님 지금 돈 있는 이들이 바로 복고 때를 추억하고 그 추억조차 구매하려는 의지가 많아서 일까요? 

 

아…. 왔다갔다 했는데 저의 결론은 오비맥주는 정말 아깝다. “외국자본에게 돈 벌어 주는구나!” 물론 반대로 "외국계가 되어서 이렇게 경영을 잘했구나 칭찬할 수도 있습니다." 어째든 가장 저렴하고, 맛난 걸 찾는 소비자면서 갑자기 회사 걱정을 하다니…  웃긴다 싶습니다. 오늘 이야기는 주관이 많이 개입된 글이니 더더욱 감안해 너그럽게 봐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상기 내용은 FY19~15 연결감사보고서 첨부된 재무제표와 사업보고서를 참조해서 작성한 내용입니다. 짧은 시간 안에 검토한 내용이오니, 간혹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미리 밝혀둡니다. 



글쓴이 소개- 숫자울렁증 재무제표 읽는 남자 저자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4094377  






정자동 이과장님의 더 많은 글 '보러가기'

 



더보기

정자동 이과장님의 시리즈


최근 콘텐츠


더보기

기업 탐색하기 🔍

크레비스파트너스

크레비스는 15년 이상의 역사와 전문성을 가진,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임팩트 벤처 그룹입니다. 사회 및 공공이 해결하지 못한 영역에서 혁신적인 기술로 임팩트를 전파하고자 기업들을 발굴, 투자, 육성하고 있습니다. 2004년 창업 초기, 많은 시행 착오를 경험하며 20대 초반의 우리는 "인생의 30년 여정"에 대한 생각을 하였습니다. 당시는 사회 전반적으로 2000년대 초반의 닷컴 버블이 꺼지며 창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고하던 시기입니다. 그런 환경에서 지속 가능한, 그리고 사회를 변화시키는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단지 재미와 의지만이 아닌, 철학과 미션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누군가는 후배들에게 취업과 진학 외에도 길이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라고 결심하며 과감히, 그리고 무모하게 창업과 사업이란 길을 선택했습니다. 우리가 계획한 30년 여정 중 15년이 지난 지금, 크레비스는 시장 실패 영역에서 직접 사업을 운영하며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의 도전에 동참하는 용기 있는 후배들을 지지하고, 공동창업자로 육성하며, 임팩트 펀드 운영을 통해 임팩트 생태계를 확장하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 크레비스파트너스 홈페이지: http://www.crevisse.com

미디어/디자인/방송/광고/예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