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 | 화장품에서 제약까지 한국콜마의 꿈
“한국콜마가 CJ헬스케어 상장을 두고 고민 중”이라는 뉴스를 봤습니다. ‘한국콜마’라면 화장품 회사 아닌가? 그런데 CJ헬스케어는 또 뭐람! 궁금증 때문에 찬찬히 기사를 다시 읽어 봅니다. 2018년 한국콜마가 CJ그룹으로부터 제약사인 CJ헬스케어를 인수했습니다. 2년간은 회사 이름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2020년인 올해는 회사 이름을 바꿔야 합니다. 그리고 주식시장에 상장할 계획도 있다고 합니다. 경영환경이 이렇게 많이 바뀌는 회사, 재무제표는 어떻게 진행될까요?
Body | 인수대금 1.3조 원
한국콜마주는 CJ헬스케어 외 7개 회사를 종속회사로 갖고 있습니다. 2012년 10월 2일에 지주사인한국콜마홀딩스로부터 화장품 사업부문과 제약 사업부문이 인적ㆍ분할하여 설립된 신설회사로서 화장품 및 의약품의 제조 및 판매를 주요 영업으로 하고 있습니다. 최대 주주는 한국콜마홀딩스(27.14%)이며, 한국콜마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윤상현 대표이사입니다. 지분율은 31.43%인데 2019.12.24 윤동환 회장으로부터 증여 받았습니다.
한국콜마는 화장품 ODM/OEM을 주로 하는 업체로 화장품 산업에서 꽤나 높은 지위를 갖춘 괜찮은 회사입니다. ODM 방식은 Original Development & Design Manufacturing의 약자로 화장품 개발 기술은 개발사(한국콜마)가 소유한 상태에서 판매사에 납품되는 방식으로 한국콜마 화장품 부문 매출의 95% 이상이 ODM이라고 합니다. 즉 주문자 생산이긴 한데 기술력은 한국콜마가 가지고 있다는 것이죠. 최근 화장품 창업 신규 브랜드가 많아지면서 ODM 회사인 한국콜마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관련 기사 내용 중
반면 한국콜마나 코스맥스 같은 ODM 업체들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전 세계적으로 K뷰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화장품 브랜드 창업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최근 화장품 생산과 개발은 기술력 좋은 ODM 업체에 맡기고 마케팅에 주력하는 `마이크로 브랜드`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이런 마이크로 브랜드들은 제품 출시 후 주로 SNS나 유튜브 등을 활용해 마케팅을 하거나 반대로 유튜버나 블로거 등으로 유명해진 뒤에 브랜드를 차리는 사례가 많다. 지난해 전 세계 1위 코스메틱그룹인 로레알이 인수한 스타일난다의 화장품 브랜드 `쓰리컨셉아이즈(3CE)`나 블리블리, 에이프릴스킨 등이 대표적이다.
https://www.mk.co.kr/news/stock/view/2019/01/28192/
대형화장품株 부진속 승승장구 K뷰티 글로벌 위상 커지면서 소형 뷰티 브랜드 창업 봇물 ODM 수요 급격히 늘어나며 코스맥스·한국콜마 매출 `쑥` 中법인 성장세까지 겹치며 올해 매출 1.5조 돌파 전망도
www.mk.co.kr
게다가 기존 한국콜마의 주력 상품은 중고가 위주의 일반 화장품과 기능성 화장품이며 주요 납품처는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을 비롯한 200여 개 이상의 고객사가 있습니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누가 버는…” 물론 소비자와 직접 접촉하는 화장품 회사가 더 유명하지만, 한국콜마가 알짜인 이유가 있습니다. 하지만 ODM 비즈니스 특성상 발주량, 생산량 및 납기 등이 대형 화장품 회사의 판매계획에 따라 결정되는 등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습니다.
화장품으로 유명한 한국콜마는 제약 쪽에도 사업부문을 갖고 있습니다. 전체 매출의 21% 비중을 차지하며, 대표상품으로는 연고크림제, 내용액제, 고형제 등입니다. 한국콜마는 제약 사업을 더욱 키우고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 2018년 1.3조 원을 들여 CJ헬스케어를 인수했습니다. 그 뒤로 1년쯤 지난 상황입니다.
2019년 3분기 기준 자산총계 2.4조 원, 부채 1.5조 원, 자본 8,543억 원. “확실히 덩치 즉 규모는엄청 커졌습니다.” 그러나 부채비율은 185%로 CJ헬스케어를 인수하기 전 101%의 부채비율이 확 늘었습니다. 그도 그럴게 CJ헬스케어 자산총계가 4,450억 원인데 이를 1.3조 원에 사느라 차입금을 많이 ‘땡겨’ 왔기 때문입니다. 인수로 인해 차액 9,739여억 원이 무형자산 영업권으로 기록되었으며, 2018년부터 금융비용 428억 원(이중 실제 이자비용 334억 원)이 나가게 되었습니다.
대신 확실히 영업이익은 합쳐진 2개 회사가 흑자기업이라 899억 원으로 증가했고, 2019년 3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보면 더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게 2개 회사의 시너지 효과라고 보기엔 아직 성급합니다만, 합치자 마자 이런 저런 비용에 이익을 깎아 먹을 수도 있잖아요.
CJ헬스케어의 사명 변경 이슈도 있지만, 이번 기회에 한국콜마 회사 이름도 변할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한국콜마의 지분 중에 일본콜마 12.43%가 있습니다. 작년에 관련하여 불매운동의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그 여파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2019년 12월 24일 윤상현 대표가 최대주주가 되는 증여가 진행되었습니다. 이미지 쇄신을 위해서 기업 브랜드 변경은 한 가지 방법입니다.
https://www.hankyung.com/economy/article/201908094159H
한국콜마가 일본 아베 정권을 찬양하는 유튜브 동영상을 월례 조회에서 상영해 논란이 된 가운데 일본의 지분 관계가 부각되면서 불매 운동 리스트로 언급되고 있다. 한국콜마 측은 지난 8일 '8월 월례조회'에서 한일 관계와 관련해 친일 성향을 가진 유튜버의 거친 언사가 담긴 영상을 상영했다. 해당 행사에는 윤동한 회장을 비롯해 임직원 700여 명이 참석했고, 윤 회장이 직접 "다 같이 한번 생각해보자"면서 영상을 틀은 것으로 알려져 더욱 문제가 됐다. 영상 속
www.hankyung.com
CJ헬스케어 인수로 인해 재무제표 상 가장 큰 숫자 변화는 무형자산과 차입금 쪽입니다.
한국콜마의 무형자산 내역을 보면, 산업재산권, 기타의무형자산, 고객관계, 브랜드, 라인선스, 개발비, 건설중인자산, 영업권으로 다른 회사보다 구분이 자세히 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고객관계 527억 원 등 큰 숫자가 보입니다. 이는 CJ헬스케어를 인수하면서 생긴 숫자들입니다. 최대한 곳곳에 분배를 하려 했지만, 결국 차액은 영업권 9,739억 원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주석 장단기차입금에서 인수자금대출 항목으로 국내 대부분의 은행과 보험사 이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이율이 4.63~4.74%입니다. 장기차입금이 6,588억 원, 사채가 1,598억 원으로 단기차입금 2,883억 원에 비해서는 많아 1.1조 원의 차입금 유동성이 있어 보입니다. 근데 상환계획을 보니, 2019.12월까지 1361억 원을 갚았고, 향후 6,660억 원이 2020년 1월부터 진행된다고만 합니다. CJ헬스케어 상장이 제가 보기엔 급한 거 같은데, 아래 언론 기사를 보면 2022년 연말이라고 일정이 나옵니다. 그보다는 빨라지지 않을까 추측해 봅니다.
https://www.hankyung.com/finance/article/2019120303591
한국콜마 자회사인 CJ헬스케어가 주관사단을 선정하고 본격적으로 기업공개(IPO) 준비에 나섰다. CJ헬스케어는 예상 기업가치로 조(兆) 단위가 거론되는 대어급 IPO 후보다. 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CJ헬스케어는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JP모간을 IPO 대표주관사로 선정했다. 이 회사는 지난 10월 말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한 지 한 달여 만에 주관사단 구성까지 마무리했다. IB업계에서는 CJ헬스케어가 2022년 말
www.hankyung.com
Outro | ‘빠꾸’ 없는 오직 전진뿐?
한국콜마 2019년 3분기 기말 현금 잔액이 1,097억 원입니다. 현금흐름과 여러 상황을 봐서는 한국콜마가 CJ헬스케어 인수한 것은 나쁜 선택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지속적으로 갚아야 하는 은행대출과 이자 압박이 부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생긴 게 큰 빚이라면, ODM 회사로써 소비자와 직접 대면하는 제약회사를 얻었고, 목표는 국내 5위입니다. 화장품 ODM 회사의 명성을 이어 제약 분야를 키운다면, 제약+화장품의 글로벌 회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를 이루는데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 사이 대규모 부채처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가 관건입니다. CJ헬스케어의 상장이 이를 해결할 방법이긴 한데 지금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중국 관련 화장품 회사에 대한 향후 전망이 좋지 않습니다. 주가를 봐도 그렇고요.
화장품 관련 회사는 단기적으로 비슷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화장품 용기 업체인 연우 주가를 참고해 봅니다. 우리나라 화장품 회사의 해외 소비층은 중국입니다. 한국콜마도 북경콜마를 설립하는 등 오래 전부터 중국 시장 진출에 공을 들여 왔습니다. 직간접적으로 타격이 있습니다. 장기적이지는 않겠지만, 시간이 길어지고, 중국 시장이 경색될 경우 한국콜마에게는 매출액 하락 보다 시장침체라는 악영향이 더 걱정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감한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인수된 CJ헬스케어와 한국콜마의 기업문화를 융합하는 것도 크나 큰 과제입니다.
아래는 한국콜마 사업보고서에 있는 경영진의 판단 등입니다.
국내 반도체 경기 둔화와 미국 중앙은행의 금융완화기조 마감 등 국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컸던 한해였음에도 불구하고 당사는 창사 이래 최초 1조 매출 돌파, 씨제이헬스케어의 성공적 인수 등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습니다. 별도 화장품 매출은 카버코리아, JM솔루션 등 대형 고객사들의 폭발적 성장에 힘입어 42.5%의 고성장을 실현하였습니다. 이는 당사가 가진 기초화장품에 대한 노하우와 끊임없는 고객사 발굴 노력 끝에 이뤄낸 쾌거로서 당사는 앞으로도 대형 고객사 매출 확보를 위해 부단히 노력할 것 입니다. 2018년 4월 인수한 CJ헬스케어는 인수 규모에 대한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명실상부한 당사 제약부문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특히 2019년 3월 출시 예정인 케이캡정(테고프라잔)은 국내 30호 신약으로서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베트남, 멕시코 등으로의 수출을 성공시키며 향후 당사의 주요 제품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상기 내용은 FY19~14 연결감사보고서 첨부된 재무제표 기준이며, 재무제표에 있는 내용만입니다. 짧은 시간 안에 리뷰한 것이오니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미리 밝혀둡니다. ^^ 이
글쓴이 소개- 숫자울렁증 재무제표 읽는 남자 저자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4094377
정자동 이과장님의 더 많은 글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