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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을 살아가면서 무엇을 하든 어떤 분야에 있든, 가장 흔하게 들을 수 있는 조언은 ‘기본에  충실하라’인 것 같습니다. 초심자이든 능숙한 사람이든 기본적인 부분에 대한 실수는 생각보다 자주 발생합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언제든지 실수를 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그러한 사실은 너무 당연한 것입니다. 하지만 실수가 발생한 상황이 치명적인 것이라면 최대한 그러한 실수를 예방하는 행동이 반드시 필요할 것입니다.     

 

 예전에도 언급했지만 취업은 기본적으로 누군가의 합격 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확률게임이기 때문에 결정적인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인 제약 때문인지 그러한 실수는 생각보다 많이 발견됩니다.     

 

 자기소개서 작성과 관련한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현 시점에 ‘반드시 퇴고하라’라는 말씀을 드리는 것 역시 그러한 이유에서 비롯합니다. 약간의 검토 과정과 조금의 수정이 있었다면 반드시 떨어지는 자기소개서가 될 수 없었을 것이지만, 그 약간의 시간이 모자랐던 안타까운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이번 편은 그러한 안타까운 경우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첫 번째는 회사 이름을 잘못 작성하는 경우입니다. 전체적으로 잘 쓰인 자기소개서 속에서 발견되는 타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겠다는 강력한 다짐, 누가 봐도 지원하고자 하는 회사의 이야기가 아님을 알 수 있음에도 지원하는 회사인양 글을 쓰다 한 군데 정도 다른 회사에서 일하겠다는 내용이 등장하는 경우 등. 수많은 자기소개서를 써야 하는 지원자들의 입장을 인사담당자가 이해하지 못 하는 것은 아닙니다. 간혹 어떤 경우는 회사 이름을 잘못 기재하였어도, 인사담당자 입장에서 지원자가 마음에 들 경우 서류 전형을 합격시키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런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이전에도 말씀드렸다시피 취업은 확률게임이라서 당신이 다른 지원자보다 부족하다고 해서 반드시 떨어진다고 할 수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인사담당자 입장에서, 채용 규모보다 엄청나게 많은 사람이 지원한 상황이라면 서류 전형에서 최대한 흠이 있는 사람을 탈락시킬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즉 개별 지원자가 가지고 있는 장점이 정말 대단한 것이 아니라면 탈락시킬 사람을 먼저 제외하는 방식으로 전형이 진행된다는 것입니다.      

 

 정말로 괜찮은 사람이 아니라면 자기소개서에서 회사명을 잘못 쓰는 것은 치명적입니다. 너무나 가벼운 실수이지만 그래서 더욱 치명적입니다. 누군가와 친해지고 싶다고 하면서 그 사람의 이름을 바꿔서 부르는 것과 다를 것이 없는 행동입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러한 가벼운 실수를 하는 자기소개서가 전체 자기소개서 중에서 

5% 이상은 되는 것 같습니다.     

 

 두 번째는 자기소개서 항목의 주제와 일치되지 않는 이야기를 작성하는 경우입니다. 통상 대부분의 자기소개서가 요구하는 내용은 명확한 편입니다. 대부분의 자기소개서가 추상적으로 성격에 대해서 쓰라고  제시하기보다는 성격의 장단점을 쓰라든지, 장단점과 함께 그와 관련된 경험을 쓰라든지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자기소개서들이 항목의 주제와 벗어나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격의 장단점에 대해 쓰는 문항에 대해 자신이 잘 했던 경험만을 나열하기, 실패했던 경험을 쓰라는 것에 대해 자신의 인생이 힘들다는 이야기만 나열하기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습니다.     

 

 물론 상당수 지원자 입장에서는 자신이 쓴 글이 자기소개서의 질문과 관련이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자기소개서의 항목들이 대부분 명확하게 주어진다는 사실입니다. 회사 별로 자기소개서의 항목들이 비슷해 보이지만 조금씩의 차이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지원자들이 비슷해 보이는 자기소개서의 항목들에 대해 별다른 생각 없이 동일한 글을 복사 & 붙여 넣기로 메울 것입니다. 하지만 각 회사의 인사담당자는 해당 문항에 대해서만 수천 개 이상의 글을 읽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주제에서 벗어난 글은 당연히 좋은 인상을 받기 어렵습니다.      

 

 마지막은 말이 되는 문장을 쓰는 것입니다. 조금 더 말씀드리면 글을 주어와 서술어의 호응이 되게끔 작성하는 것입니다. 지원자가 작성한 글이 주어와 서술어의 호응만 되어도 대부분의 경우 흠잡기 어려운 수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자기소개서에서 누가 무엇을 했는지 중 어느 하나가 갑자기 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자기소개서라는 것이 자신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쓰다 보면 마구 써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자신에게는 너무 당연한 이야기라 자신이 보기에는 술술 읽히는데, 타인이 보기에는 수많은 것들이 생략되어 뜻이 불분명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당신이 지원하는 회사의 인사담당자가 당신에 대해 잘 모르는 상태라는 점을 감안할 때, 불분명한 글은 좋은 인상을 받기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글을 다 썼다면 다시 한 번 읽어보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저뿐만 아니라 남에게 보일 글을 한 번이라도 써 본 사람이라면 동의할 내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반드시’라는 강조를 한 이유에 대해 꼭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멋진 심동(心動)의 자기소개서를 쓸 수 있다면 좋겠지만, 반드시 탈락하는 자기소개서를 쓰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고 필요합니다.       

 

 처음 누군가를 만났을 때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조심하는 것처럼, 자기소개서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숫자와 고유명사들로 채워지기 쉬운 학력, 경력, 자격 등과 달리 자기소개서는 처음 보는 누군가와 대화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그리고 지금 그 대화에서 지원자는 상대방의 선택을 기다려야 하는 입장입니다.      

 

 반드시 작성한 자기소개서를 퇴고하시기 바랍니다. 시간에 쫓기지 않도록, 마감 전날에는 반드시 완성하시기 바랍니다. 그래야 마감에 맞추어 천천히 읽어볼 수 있습니다. 지금 지원자가 작성하는 자기소개서가 누구를 합격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누구를 떨어뜨리기 위한 것이라는 생각을 항상 하시기 바랍니다. 기본을 따르는 것은 너무 당연한 것이기에 따르지 않을 경우에 대한 대가가 언제나 큰 편입니다. 

 

  여덟 번째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이야기는 

 누가 서류 합격을 하는가? : 스펙에 대한 소고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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