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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면접은 누구에게나 부담스러운 평가입니다. 면접은 지원자의 입장에서는 정답이 없는 시험을 준비하는 것이며, 면접관의 입장에서는 차이가 없는 결과에서 차이를 만들어 내야 하는 과제와도 같습니다. 면접 시 어떤 질문에 대한 대답이 누군가에게는 긍정적으로 들리겠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부정적으로 들릴 수 있습니다. 면접이 끝난 후 평가결과의 이유에 대해서 어떤 면접관도 논리적이고 계량적으로 제시하기 어렵습니다. 흔히 말하듯 사람의 좋고 싫음에 대해 명확한 이유 제시가 힘든 것처럼 말입니다.     

 

 즉 면접은 평가이지만 평가가 아닙니다. 흔히 평가라고 하면 평가의 기준이 존재하고 그 기준에 맞추어 준비하면 좋은 평가결과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면접은 그러한 기준이 불분명합니다. 통상 면접관들에게 면접 질문이나 평가기준 혹은 체크포인트 같은 것들이 제공되지만, 실제 면접이 일어나고 평가가 발생하는 과정에서 그러한 항목들은 판단의 기준이 아니라 참고자료 정도로만 활용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런 점 때문인지 면접 결과에 대해 당황해하는 취준생들도 많습니다. 대답도 잘 하고 분위기도 좋았던 것 같은데 불합격하거나, 실컷 싸우고는 씩씩거리며 끝났는데 합격하는 경우 등 당사자도 어리둥절한 결과들이 종종 발생합니다.     

 

 이쯤 되면 면접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취준생 입장에서는 갑갑함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부터 면접을 준비하는 혹은 면접에 임하는 취준생이 피해야 할 접근 세 가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혹시나 본인이 생각해도 이상할 만큼 면접 결과가 안 좋다면 자신이 이 중에 어떤 접근에 해당하고 있지는 않는지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첫 번째는 ‘모든 질문에 정답이 있다’라는 접근입니다. 통상 면접을 앞두고 있는 지원자들은 예상 질문들을 뽑고 그에 맞는 대답을 준비합니다. 여기까지는 면접 준비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입니다. 그런데 자신이 준비한 대답을 토시 하나 틀리지 않게 외워서 준비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러한 예상 질문이 실제 면접장에서 100% 일치되어 등장하는 경우가 잘 없다는 것에 있습니다. 통상 자기소개, 지원동기 정도의 질문을 제외하고는 지원자가 생각했던 예상 질문이 그대로 등장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똑같은 질문이라도 직전의 질문과 연결되는 맥락에서 묻는 것일 수도 있고, 면접관이 강조하는 포인트가 달라진 질문이 등장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면접은 기본적으로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나누는 대화입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대화는 소리로 만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명확하게 표시할 수는 없지만 몸짓과 표정, 억양, 말투 등 여러 가지 방식을 통해 복합적으로 의사와 감정이 표현됩니다.      

 

 묻고 답한다는 면접의 취지에 달리 질문에 대해 고민해서 말하지 않고 암기된 답을 늘어놓을 경우, 면접관이 정말 원하는 대답이 나오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면접관의 입장에서는 지원자가 말귀를 잘 못 알아듣는 것인지 혹은 너무 긴장한 것인지와 같은 다른 식의 추측을 하게 되기 쉽습니다.     

 

 두 번째는 여럿이 함께 면접을 보는 경우에 쉽게 발생하는 ‘이 중에는 내가 제일 낫다’라는 접근입니다. 집단 토론이나 팀 활동을 면접의 형식으로 활용하는 경우에 주로 나타나는 접근입니다. 아무래도 채용이라는 것이 타인과의 경쟁이기에 취준생의 입장에서는 ‘다른 사람보다 내가 낫다’라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당연합니다.      

 

 

 문제는 ‘낫다’를 판단하는 기준을 취준생이 아니라 면접관이 가지고 있다는 것에 있습니다. 취준생 본인의 입장에서 ‘이렇게 하면 내가 더 나아 보이겠지’라는 생각에 실행한 말과 행동이 면접관의 기준에서도 정말 나은 언행이었는지는 미지수입니다.      

 

 실제로 회사에서의 일은 대부분 개인이 아니라 팀과 같은 조직의 형태로 진행되기에 조직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사람을 선발하는 것은 모든 회사의 기본적인 고려 사항입니다. 즉 ‘다른 사람보다 내가 낫다’라는 특정 지원자의 행동이 면접관의 입장에서 조직에 방해가 되는 것이라면 당연히 해당 지원자는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습니다.      

 

 세 번째는 ‘사람들이 나에 대해 가지는 느낌을 잘 알고 있다’라는 접근입니다. 사실 이 접근은 정확하게 말하면, 타인이 느끼는 자신의 이미지를 본인이 알고 있다는 표현보다는 그 부분은 굳이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표현이 적합합니다.      

 

 

 생각보다 많은 지원자들이 자신이 타인에게 어떤 느낌을 주는지에 대해 무관심한 경우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사실 많은 경우 면접의 결과는 대답의 유창함보다, 지원자가 풍기는 이미지가 결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가 마치 누군가를 처음 만났을 때 느끼는 감정이 그 사람의 좋고 싫음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은 것처럼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면접 준비는 회사, 직무와 관련한 내용을 머릿속에 넣고 긴장하지 않고 말하는 연습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물론 면접을 잘 보기 위해서는 필요한 것입니다. 그러나 면접은 지식 뽐내기 자리가 아님을 지원자도 면접관도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잘 웃고 긍정적이며 밝은 이미지가 좋으니,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되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일까요? 물론 그런 사람들이 분명 면접에서 유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면접에서 그런 사람들만 합격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사람의 인상이나 느낌은 그 사람이 어떤 생각과 의지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변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필요한 것은 자신이 타인에게 어떤 느낌으로 여겨지는지를 파악하는 것에 있습니다. 자신의 모습을 객관화할 수 있어야 그에 맞는 준비를 할 수가 있습니다.     

 

 사실 면접은 블록 맞추기와 같은 평가입니다. 회사에서 원하는 블록의 모양이 네모라면 누가 그러한 블록의 모양인지 혹은 누가 그러한 블록과 비슷한지를 찾는 행위가 면접입니다. 즉 면접은 우위를 가리는 평가가 아니라 적합함을 찾는 평가입니다.      

 

 혹시 면접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나는 어떤 블록의 사람인지 그에 대해 먼저 고민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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