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선택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특히 회사에서 필요한 사람을 뽑기 위해 이루어지는 면접에서, 회사에 적합한 사람을 선택한다는 것은 그 누구도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일입니다. 아무리 유능하고 노련한 인사담당자라 할지라도 채용의 결과가 항상 만족스러울 수는 없습니다. 직접 대면한 결과 정말 적합한 사람이라 생각해서 채용한 사람도 실망스러운 결과를 보여줄 때가 있고, 면접 때는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채용한 사람이 놀라운 결과를 보여줄 때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실제 사람과 사람이 대면하는 면접 상황에서는 어떠한 현상이 발생하기 쉬울까요? 여기 한 명을 채용하는 데 5명의 지원자가 있는 상황을 가정해보겠습니다. 면접 결과 인사담당자는 전체 지원자 가운데 3명 중에서 최종 선택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누가 3명에 들어가는가가 아니라 나머지 2명이 누군가입니다.
기본적으로 사람을 선택해야 하는 순간에서, 인사담당자는 당연히 자신이 채용하는 사람이 회사의 최적임자인 최선의 결과를 얻고 싶어 할 것입니다. 만약 최선이 어렵다면 차선의 결과라도 얻으려고 할 것이고, 그마저도 어렵다면 차악을 선택하려고 할 것입니다. (물론 때때로 적임자가 없다고 판단할 경우 채용을 하지 않기도 합니다.)
이러한 전략은 최악의 선택을 우선 배제하겠다는 것과 일치합니다. 이러한 전략을 앞서의 상황에 적용해보면 5명 중 뽑지 않겠다고 마음먹은 2명을 채용 후보에서 제외하는 선택이 가장 먼저 발생함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누가 먼저 제외될까요? 사실 정답은 없습니다. 인사담당자나 면접관 역시 사람이기에 합리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때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이유로 누군가를 합격 후보군에서 배제시킬 것입니다. 몇 마디 대화만으로 면접에 온 누군가를 합격 후보에서 제외하는 것은 사실 불합리하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한 부분은 인사담당자들도 당연히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짧은 대면에 불과한 면접에서 어떠한 내용이 질문으로 등장하기 쉬울까요?
여기서 지원자가 가지고 있는 약점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아마 대부분의 지원자가 본인이 생각하기에 약점이라고 생각하는 부분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누군가에게는 낮은 학점이, 누군가에게는 낮은 어학 점수가, 누군가에게는 타 지원자들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연령 등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약점들은 보통 자기소개서에 대부분 기재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면접에서, 면접관들은 지원자의 자기소개서를 보면서 면접을 진행합니다.
지원자 입장에서는 약점이라고 생각한 부분을 면접관이 묻지 않는다면 가장 좋겠지만, 그런 상황은 장담할 수 없습니다. 말 그대로 운에 맡길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대부분의 지원자가 약점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은 면접관의 입장에서도 쉽게 눈에 들어오는 것일 수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지원자는 자신의 서류만 제출하겠지만, 면접관은 면접을 봐야 하는 모든 지원자의 서류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앞서의 지적처럼 누군가를 배제하는 것이 면접관의 일차적인 선택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면접관은 누군가를 꼭 떨어뜨리겠다는 의도를 가지지 않아도 본능적으로 지원자의 약점에 대한 질문을 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지원자가 그에 대한 준비를 철저하게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제일 흔하게 볼 수 있는 케이스는 예상은 했지만 준비를 거의 하지 않은 경우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가끔은 그 자리에서 급조한 대답을 하거나 드물게는 왜 그런 것을 물어보느냐는 식의 대답들도 있었습니다.
사실 지원자 본인의 약점에 대한 질문에 정답은 없습니다. 무엇이든지 정답이 될 수 있습니다. 지원자가 생각하는 분명한 이유와 논리가 있다면 면접관에게 그러한 약점은 ‘합리적인 결점’이나 ‘별로 중요하지 않은 점’이 될 것입니다.
운 좋게 지원자 본인이 생각하는 자신의 아킬레스건이 면접에서 언급되지 않는다면 좋겠지만, 면접을 준비하는 사람의 든든한 정신건강을 위해서라도 자신의 약점에 대한 준비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열한 번째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이야기는
면접의 본질은 대화 Ⅲ - 예상 질문에 대한 준비는 당연한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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