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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정하게 묶어 쪽진 머리, 깔끔한 검은색의 정장, 미소 속에 언뜻 비치는 강한 의지. 지원자 A씨는 면접장에 들어왔고, 면접관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자리에 앉으라고 한 뒤 A씨에게 준비되면 자기소개를 시작해달라고 말했다. 곧이어 시작된 자기소개의 멘트들은 물 흐르듯 흘러나왔다. 그러다 갑자기 지원자 A씨는 방금 말한 단어를 다시 말하기 시작했다. 두 번 세 번 반복해서 같은 단어들만 A씨의 입 밖으로 제시되고 있었다. 면접관 B씨는 이내 상황을 눈치채고 천천히 쉬었다고 해도 된다고 말했다. 잠깐 고민하던 A씨는 처음부터 다시 해도 되겠냐고 말했다. 괜찮다는 면접관들의 말에 A씨는 좀 전에 했던 자기소개를 글자 하나 다르지 않은 상태로 처음부터 다시 말하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다행히 막힘이 없었고 무사히 끝냈다. 면접관 B씨는 외워서 말하느라 힘들었을 A씨가 측은하기도 했지만, 자기소개가 인상적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중간에 막히든, 외워서 했든 그런 것들은 그다지 평가에 중요한 요소는 아니었다. 다른 질문을 하면서 이야기를 더 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무표정한 느낌의 지원자 ㄱ씨, 자기소개를 비롯한 몇 가지 질문에 대한 응답이 크게 나쁘지는 않았지만 무언가 간절함 같은 것이 느껴지지는 않았다. 경력사항을 들어보니 ㄱ씨는 관련 직종에서 현재 일하고 있는 사람이었다. 면접관 B씨는 이미 다니고 있는 회사와 동일한 직종인데 굳이 이 회사에 지원한 이유는 무엇이냐고 물었다. 물론 이 회사가 ㄱ씨가 다니는 회사보다 급여나 복리후생이 훨씬 좋은 대기업이라는 것은 모든 사람이 알고 있는 사실이기는 했다. 경험을 바탕으로 면접관들의 질문에 대해 답을 하던 ㄱ씨는 다소 의외라는 표정을 지어 보이며, 간단하게 더 크고 좋은 회사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싶다고 답변했다. 당연한 답변일 수도 있었는데 이상하게 그 말이 끝나자 다른 면접관들의 질문도 더 이상 없었다. ㄱ씨에게 낮은 평가를 준 B씨는 흘깃 옆에 앉은 다른 두 명의 평가서를 보았다. 한 명의 평가는 B씨보다 더 낮았고 다른 한 명은 B씨와 같은 평가였다.      

 

 위의 이야기는 실제 B씨가 경험한 사례를 작성한 것입니다.(물론 B씨는 이 글을 쓰고 있는 필자입니다.) B씨가 겪은 사례에서 하고 싶은 말은 ‘면접에서 자기소개를 철저하게 외워라’ 혹은 ‘좋은 회사에서 일하고 싶다는 말은 하지 마라’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면접의 예상 질문은 누구나 예측할 수 있지만 그에 대한 준비는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면접에서 기본적으로 예상되는 질문은 자기소개, 입사동기, 회사와 직무에 관련한 것입니다. 이 중 자기소개와 입사동기의 경우는 가장 기본적인 것이지만 생각보다 준비가 부족한 지원자가 많습니다. 여기서의 준비는 달달 외우는 것이 아닙니다. 자기소개와 입사동기 같은 질문의 답은 정해진 것이 없습니다. 그러한 질문의 정답은 지원자 자신만이 가지고 있습니다. 누구나 자기만의 삶과 자기만의 회사 지원 이유가 있습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고 생각하는 것을 타인에게 진정성 있는 이야기로 풀어내는 것이 진정한 정답입니다.      

 

 예전의 이야기에서도 언급했지만 자신의 것이 아닌 이야기를 타인에게 진정성 있게 전달할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자기소개서나 면접에서 어떤 이야기를 해도 상관없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할 것입니다. 그러한 일은 세계적인 작가나 배우도 쉽게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진정성을 전달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지원자 자신의 삶과 생각이 기본이 되는 솔직함입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기본으로 자기소개와 지원동기에 대한 자신만의 모범답변을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준비한 답변을 실전에서 까먹을 것 같다면 외워도 좋습니다. 외우다 실패한 것이 면접에서 반드시 마이너스가 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자신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작성한 답변이라면 사실 굳이 외우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어디서 들은 멋진 말로 자기소개와 입사동기를 채우려 하지 말고 자신의 이야기로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면접을 위한 말의 형태로 준비가 잘 되지 않는다면 글로 써 보셔도 좋습니다. 너무 멋진 이야기를 쓰기 위해 노력할 필요는 없습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먼저 쓰는 것이 중요합니다. 거칠게 느껴져도 자신의 이야기를 가감 없이 먼저 작성하고 그 다음에 다듬는 과정을 거치면 됩니다.     

 

 회사와 직무에 관련된 준비 또한 기본적으로 다르지 않습니다. 앞서의 글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회사가 무슨 일을 하는지 특정한 직무가 어떤 일을 하는 것인지를 중심으로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물론 현재 이슈가 될 만한 사항을 확인하는 것 또한 필요할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 회사를 다니는 현직자나 면접관들도 회사와 직무에 관련된 모든 것을 알 수는 없다는 점입니다. 중요하고 기본적인 것을 중심으로 준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면접에서 전문적이라고 생각되는 질문을 받았는데 충분하게 답변을 하지 못 했다고 낙심할 필요는 없습니다. 특정한 경력을 요구하는 자리에 지원한 것이 아니라면, 그러한 질문에 대해 ‘잘’ 대답하는 것이 중요하지 ‘정확하게’ 대답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면접은 기본적으로 대화입니다. 대화에서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심입니다. 그리고 면접은 목적이 명확하기에 어떤 내용을 이야기할 것인지, 무엇을 중점적으로 살펴보려는 것인지가 예측이 가능한 대화입니다. 즉 예상 질문에 대한 당신만의 진정한 답변을 준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면접 준비입니다.

 

 열두 번째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이야기는 

면접의 본질은 대화 Ⅳ -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마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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