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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컨설팅에서 빠지지 않는 조언이 바로 ‘지원산업군, 지원직무 정하기’이다.
취업을 막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지긋지긋하게 들어온 터라, 그 중요성을 모르고 있지는 않지만 경험도 없고, 정보도 부족한 취업준비생 입장에서 정확한 산업군과 직무를 정하는 것은 약간은 뜬구름 잡는 일처럼 느껴졌다.


나 역시 정치를 할 것도 아니요, 외교를 할 것도 아니라 아무짝에도 쓸모 없이 느껴지는 전공 덕(?)에 이름 좀 들어본 기업이면 어떤 직무든 상관없이 마구잡이식으로 지원을 했다. 내가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는 지 잘 숙고해보지 않은 이유도 있지만, 고민 끝에 한 분야나 직무를 정했다 해도 서류 몇 번 떨어지고 나면 금방 흔들거렸기 때문에 생각만으로 내린 답이 그다지 의미가 없는 것 같아서 그냥 마음 가는 대로 지원을 했다.


그렇게 서른 군데, 마흔 군데 지원을 하다 보니 ‘이 기업은 내 성향이랑 좀 잘 맞을 것 같은데?’ 싶거나 ‘여기는 좀 재미있어 보인다’는 등의 선호가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다. 아직은 근거 없어 보이는 이런 느낌들 때문에 어떤 기업들은 공들여서 자소서를 쓰기도 했다.


자소서 양치기 덕분인지 가뭄에 콩 나는 수준이긴 하지만 그래도 몇차례 면접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IT기업, 홍보대행사, 공기업 계약직, 국제기구 등 들쭉날쭉한 분야, 들쭉날쭉한 직무로 면접을 보다 보니 우습게도 내가 어떤 일에 관심이 있고 어떤 일을 잘할 수 있을 지가 보이기 시작했다.


요새 빅데이터가 뜬다 길래 무작정 지원을 했던 한 IT기업 면접에서는 ‘아 내가 때려죽여도 IT에는 관심이 없는 인간이구나’ 라는 것을 느꼈고, 모건설회사 면접에서 나이, 성별에 대한 압박질문에 질겁하고서 뒤도 안 돌아보고 뛰쳐나온 나를 보고는 ‘사기업이랑 안 맞을 인간상이로구나’ 싶었다.


마케팅직무 면접을 준비하면서 재미있어하는 걸 보니 마케팅직무는 앞으로 쭉 지원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고, 영어면접을 준비하는 것도 어렵긴 하지만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걸 보니 해외영업이나 해외사업분야를 더 알아보는 게 좋을 듯싶었다.

그리고, 당락 여부와 상관없이 국제개발분야 면접은 다른 분야 면접 때보다 느낌이 좋은 경우가 많았다. 온 진심을 다해서, 나는 면접포비아(혹은 면접고자)라고 자부하는 사람이다. 그런 나조차도 내가 이 분야를 이렇게나 애정 있게 지켜봐 오고 있었나 싶을 정도로, 면접장에서의 돌발질문에도 떨리지만 침착하게 내 이야기를 다 하고 나온 경우들이 종종 있었다.


이렇게 기업 형태나 규모와 상관 없이 여러 직종, 여러 직무에서 면접을 보다 보니, 이상하게도 내가 모르고 있던 내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산업군이든 직무든 분야를 결정하는 건 취업의 기본이라고 한다.

그러나 경험도 없고 정보도 부족한 상태에서 이론적인 자기 분석만을 가지고 일할 분야를 결정하는 건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요새 취업준비생들이 기본 4~50군데 지원하는 걸 감안하면 현직자를 찾아다니면서 정보를 수집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그래서 내가 활용한 차악 같은 방법이 위에서처럼 크고 작은 면접을 통해 나를 알아가는 방법이었다.


면접 기회 얻기가 하늘의 별따기인 세상인데 세상물정 모르고 하는 속 편한 소리로 들리기도 할 것이고, 면접 한번 보고 오면 녹초가 되는데 이 짓을 몇 번이나 반복해서 적성을 찾으라니 말 같지도 않은 소리라 여길 수도 있다. 그것도 매우.



그럼에도 혹시 나처럼 원하는 분야를 찾고 싶은 마음은 간절한데 도저히 어떻게 찾아야할지 모르겠다 싶은 사람이 있다면 중소기업, 계약직 어디든 양치기 지원을 해서 어떤 직무, 어떤 직종, 어떤 기업에서 면접을 볼 때 ‘내’가 어떻게 반응하는 지를 살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지 모른다.



면접을 흔히 소개팅에 비유하곤 하는데, 우리가 소개팅에 나온 상대방을 보고는 ‘아 내가 원래 있는 척 하는 애들을 별로 안좋아 했었지’ 혹은 ‘이렇게 말을 예쁘게 하는 사람과 사귀고 싶다’ 하고 깨닫는 것과 비슷한 이치라고 보면 나름 일리 있는 방법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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