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글이 애매하듯이 나 역시 뭔가 애매한 사람이다.
딱히 눈에 띄게 잘하는 것도 없고, 좋아하는 것도 없다. 뭔가를 미친듯이 혹은 끝까지 해본 적도 없다.
공부를 엄청나게 잘한다거나, 노래를 기가 막히게 부른다거나, 운동에 소질이 있다거나 하지도 않다. 호불호가 극렬하지도 않은 편이고, 의견개진이 활발한 편도 아니다. 자주 화를 내지도 않지만 즐거워 하지도 않는다.
기타를 배우다가 1년도 못가서 그만두는 바람에 지금은 운지를 짚는 법도 까먹었고, 글도 쓰다가 중도에 그만둔 것들이 많아서 브런치도 처음과 달리 뜸하게 쓴다.
시험도 준비하다가 중도에 포기했고, 직장생활도 애매하게 인턴, 6개월, 계약직 등등을 경험해봤을 뿐이라 어디가서 제대로 일을 했다고 이야기하기도 민망한 수준이다.
인간관계도 애매하다.
아주 친한 것도, 아주 먼 것도 아닌 애매한 관계들이 많은 덕에 누구한테 미움받은 경험은 없으나 마음을 나눈 친구 한명만 꼽으라하면 선뜻 대답하기가 어렵다.
아주 친한 것도, 아주 먼 것도 아닌 애매한 관계들이 많은 덕에 누구한테 미움받은 경험은 없으나 마음을 나눈 친구 한명만 꼽으라하면 선뜻 대답하기가 어렵다.
사람은 누구나 고귀하고 특별하지만 특징이 없을수는 있을 것 같다.
자신의 주변과 삶을 이처럼 미적지근하게 대하는 것은 결코 좋은 태도가 아니라고 귀에 인이 박히도록 들어오긴했으나 영 고쳐지질 않고 고치고싶은 생각도 별로 없다.
삶 속으로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자신을 빛내면서 사는 사람들 멋지다.
근데 나는 그런 멋진 사람이 아닌데, 그렇게 살아야할것만 같아 가슴이 답답하다.
멋지게, 적극적으로, 매순간 즐겁고 흥미롭게 사는 사람도 있지만 나처럼 미적지근하고 애매하게 사는 사람도 있다고 말하고 싶었다.
형형색색 자기 색을 뽐내는 사람들 틈에서 바보천치, 우울증환자 취급받고 있을 그 누군가에게 나 같은 사람도 있다고 말해주고 싶어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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