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보상의 경험 - 중소기업, 중견기업, 대기업, 외국인 회사 그리고 내 생각
성과연봉제와 저성과자 퇴출이란 주제가 노동 유연성과 고용 안정성이란 두 가지 측면에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일본과 일정한 간격을 같고 유사한 결과가 도래할 것이라는 불안감이다. 하지만 우리는 일본과 같은 원천기술의 확보란 측면에서 매우 뒤떨어지고, 서구 기업 대비 교육시스템과 비교하면 창의력 계발이 여의치 않은 환경이다. 어려운 환경이 도래하고 경쟁은 치열해지고, 이 과정에서 성과보상이란 당근 정책은 궁여지책, 미래정책으로 활용된다. 이런저런 경험상, 중소기업, 중견기업, 대기업, 외국인 회사를 돌아보면 성과보상 프로그램과 그 결과는 참으로 다양하다.
Start-up이나 벤처기업의 경우에 성과 보상이란 경영자 (실질적으로는 소유자)의 의지에 따라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규모상 복지에 대한 수준이 더 많이 영향을 받으며, 가장 큰 금전적 혜택이라면 IPO를 통한 '우리사주'라고 생각한다. 내 경험으로 보면 해외영업이란 직종 때문에 상대적으로 혜택은 좀 더 받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열정을 동기 부여할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하며, 대부분이 동일한 목표로 함께 일한다는 소속감이 더 많은 성과를 도출한다. 다른 부분은 젊은 시절이기에 스스로의 도전과 열정이 자신의 성과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 마윈이 20-30대에 좋은 선생님과 상사를 통해서 배우라는 부분이 더 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중견기업과 같이 시스템이 확보되면 복지제도가 점진적으로 기업의 성장과 함께 준비된다. 하지만 이를 제도로 일괄성 있게 운영하는 기업과 단발적인 포상 형태의 운영이 많다. 포상의 형태는 어떤 면에서 받은 봉급 대비 더 큰 기여의 경우에 진행하는데 그 결정기준이 투명하게 알려지지 않은 경우가 많다. 결국 경영진과 최고 경영자의 판단에 의해서 무작위로 진행됨으로 개인의 성과가 일부 도출될 수 있지만, 조직문화에서는 상대적 박탈감을 도출하는 경우도 많다. 세상은 재주 많은 사람을 시기하지, 아주 좋아한다고 하기 어렵다.
이런 면에서 일관성을 확보하기 위한 기준을 갖고 있는 기업의 성과가 훨씬 좋다고 믿는다. 이는 심판이 유사한 경우에 다른 판정을 함으로 선수와 관중에게 환호와 비난을 스스로 야기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견기업이라 경험상 실망스러운 것은 중견기업이라 하더라도 일관되게 추진되기보다는 그때그때 필요한 부분에 당근을 제시하는 얄팍한 경우가 많다. 지속성도 떨어지고, 포장의 수준도 높지 않다. 내 경험에도 꽤 괜찮은 성과 도출로 인센티브보다는 차라리 급여조건을 더 개선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퇴직금이라도 한 푼 더 늘어나지, 얼마 안 되는 인센티브에 세금까지 공제되면 주변에 술 한잔 사고 맘만 상하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경우는 상당히 체계적으로 일관되게 최소한의 기준을 설정한다고 생각한다. 최종 성과와 인센티브의 규모를 결정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중소기업, 중견기업보다 좋은 부분은 기본적인 회사생활 속에서 제공되는 편의와 복지라고 생각한다. 이런 부분을 보면 금전적 보상의 지속성이 떨어지는 것을 더 잘 이해하는 것이고, 인간의 다양한 동기 요인에 대한 부분도 고려한다고 생각한다. 정기 인센티브도 잘 구성되어 있지만, 기업이 필요할 때에는 비정기 인센티브도 잘 운영된다. 나도 급영의 20% 정도를 제안받은 적이 있다. 퇴직을 보류하고 좀 더 근무한다는 조건이었다. 당장 다음 달 꽤 큰 금액을 받는 매력은 있다. 하지만 거부했다. 기업의 관점에서는 무엇인가 필요에 대한 반대급부로 이를 제시한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노동력을 제공하여 기여하는 나의 결정이라고 생각했다. 마치 내 삶을 burn-out 해야만 한다는 생각은 삶과 돈을 교환해야 하는 필요로 다가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런 선택을 할 수 있지만, 사람은 전기를 넣으면 계속 돌아가는 기계가 아니다. 또한 기업의 시스템은 성과라는 지극히 단순한 목표를 지향하지만, 사람의 삶이라 이 보다 훨씬 다양한 가치를 추구하기에 인센티브에만 의존하는 방식은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의 경우에도 그렇다.
마지막으로 외국인 기업의 인센티브를 경험하면서 훨씬 더 좋았던 것 같다. 해외영업의 특성상 한국시간과 영업지역 시간의 격차가 overtime work를 하는 요인이 된다. 우리나라의 기업과 조직에는 공산주의와 같은 획일적인 형평성을 주장하는 문화가 존재한다. 남들이 9시에 출근하면 모두 그래야 한다. 나의 일은 오후 4시부터 밤 12시까지 진행되고, 아침과 낮에는 상대적으로 업무가 적은데 말이다. 탄력근무제가 도입되지 않는 이유는 의심하고 눈의로 보고, 전체주의적인 통일성을 강조할 때가 있다. 하지만 외국계 기업의 경험에서는 무율과 같은 자유는 아니지만 2~3시간의 time-shift에 대한 유연성(하루 8시간근무)과 성과책임제로 이를 보완한다. 심지어 놀던 말던 신경 쓰지 않지만, 목표 실적이란 결과로 판정한다. 협력해서 하는 부분과 독립적으로 하는 부분을 적절하게 구분하는 문화와 다 같이 나와서 놀던가 일하던가 하는 문화의 차이가 결국 시스템의 차이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훨씬 더 좋았다.
둘째 인센티브와 관련하여서는 훨씬 인간적인 고마움과 동기 부여 시스템이었다. 모든 기업이 그렇지는 않겠지만, 기본급여와 인센티브의 구분이 명확한다. 기본급여의 인상률은 높다고 말하기 어렵다. 하지만 인센티브의 조건 시스템은 상당히 보상적으로 운영되었다. 우리나라 기업은 고도성장을 거치며, 금년에 100을 하면 내년에는 120+@%를 목표로 잡는 게 허다하고, 여기에 성장률에 대한 과감한 인센티브를 거는 경우가 허다하다. 직원은 '저걸 어떻게 하라는 거야', 경영진은 '이 정도면 미친 듯이 성과를 도출하겠지'라는 maxium의 기대를 담는다. 실제 결과는 그리 좋은 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도 지금은 다시 글을 보는 사람들과 유사한 조건에서 다시 일하지만, 인센티브를 신경 쓰지 않는다. 인상 쓰지 않고 즐겁게 일하는 것이 낫지, 과도한 금전적 욕심을 성취해서 인상 피고 일하겠다는 생각도 없기 때문이다. 내가 다니던 곳은 금년 실적의 80%부터 인센티브가 지급되었다. 기본급의 인상이 적은 이유는 상식적으로 계속 쉬지 않고 성장하는 기업은 없기 때문이다. 금년 실적과의 20% 차이가 어떤 면에서는 기본적인 급여에 대한 보상이다. 반면 금년 실적 100%를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net-profit기준 배분을 함으로 소속감을 더 끌었다고 생각한다.
이 4가지 기업구조와 시스템에서 내 개인의 성과 결과는 외부시장의 상황과 영향이 없을 수는 없지만 외국인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 대기업의 순서라고 생각한다. 내 개인의 만족도도 유사하다. 돈을 벌러 직장에 다니는데 왜 더 많은 기회와 금전적 보상이 존재하는 순서와 꼭 맞지 않을까?
사람이 일을 시작할 때, 일을 통해서 평생 그 분야에서 종사하며 안정적 삶의 터전을 배우는 것이다. 돈을 벌러 나가는 것이 아니라 삶의 터전을 확보함으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생존하기 위한 금전이란 수단을 부수적으로 얻어가는 것이다. 이런 수준에서 도퇴되면 김훈의 발법이의 지겨움에서 말한 것처럼 밥을 끊지 못하니 밥벌이를 하는 수준에 다다르게 된다.
굳이 행동경제학에서 실험을 통한 사례를 실험하고 그 결과를 분석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우린 혐오하는 사람과 같이 무엇을 도모하지 않으며, 싫어하는 일을 먼저 가서 하지 않는다. 반면 집에 걸어가더라도 주머니에 남은 단돈 천 원을 누군가에도 전해주고, 돈을 위해서가 아니라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 묵묵히 움직이기도 한다.
더 많은 혜택을 주면 더 많은 조건부 보상을 나에게 해주겠다는 인센티브와 성과보상 이론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조건을 실행하는 사람은 조건을 이해하는 머리로만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가슴속 쉬지 않고 뛰고 있는 따뜻한 심장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머리를 잃은 사람은 단지 정지할 뿐이지만, 따뜻한 심장을 잃은 사람은 좀비나 괴물에 불과하다. 성과보상이란 양념이 주가 된다면, 사람이란 기계와 같은 삶을 강요받음과 다름없다. 그런 시대를 우리가 살아간다는 것이 조금 서글플 뿐이지만 따뜻한 심장을 느끼고 공감하는 시대를 만들어 가는 동기부여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사진 : www.imaeuro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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