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L (Lessons Learned) in business trip
아는 수준이 안목의 수준을 결정한다. '악당의 명언'이란 책에 '많이 본 사람이 통찰력이 있는 것이 아니라 통찰력이 있는 사람이 많이 본다'라는 뼈 떼리는 문구가 있다. 고객 conference room앞에 이쁜 액자로 "The better you see the smarter you get....", "See more, learn more"라는 포스터를 보며 빙긋 웃게 된다. 다르다. 틀린 것이 아니다. 동기부여를 위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읽은 책은 강렬한 결과, 그 결과의 사실을 이야기한다. 이 둘은 다른 것이 아니라 연결된 흐름의 맥락(context)에 따라 이해할 수 있느냐? 그런 이해가 중요하다.
이번 출장에서 처음 만난 파트너는 초대형 기업에서 추천받은 파트너 기업이다. 협력 결과가 좋고, 어떻게 이런 사업을 시작했는가의 궁금함이 있었다. 나는 solution이란 "고객의 문제를 해결함으로 나의 문제를 해결한다"는 대기업의 정의가 참 맘에 들었다. 내가 머물런던 그 기업도, 다른 국내 기업도 그 정의를 잘 실행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성찰할 부분이 많다. 아직 사업에 대한 의식 수준, 업 철학의 수준은 낮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 업체는 "고객의 솔루션에 대한 잠재적 문제를 해결함으로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한다"로 이해할 수 있다. AI에서 말하는 deep learning을 사업에 적용하는 것과 본질적으로 같다. 다양한 사업군에 자신의 핵심역량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사업 본질과 다양한 사업들의 공통점을 파악하는 통찰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이 녀석들 완전 똑똑한데'라는 생각을 갖고 그들의 회사 소개서를 듣기 시작했다.
'모든 것은 디자인할 수 있다 그러나 뛰어난 디자인은 드물다'라는 문구가 나온다. 갈수록 호기심을 갖게 하는 회사다. 그림, 아트의 디자인의 보이는 현상이 아니라 디자인하는 생각, 과정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업모델, 관점, 생각과 의도, 행동은 "꿈과 욕망이 현실에 존재하도록 디자인하는 과정"이다. Any solution can be defined as "Enables dream & desire to be in real life. 갖고 있던 여러 가지 생각을 이렇게 나름대로 정의해 본다.
파트너와 이야기하는데 엔지니어가 한 마디 한다. "나는 내가 하는 일이 예술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완벽에 도전하는 아티스트" 이 말 상당히 인상적이다. 모두가 한 분야의 전문가, 장인이 되는 과정은 고되다. 예술은 꼭 우리가 정의하는 문학, 시, 서, 화, 음악과 같은 분야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삶이 예술 그 자체인 것이다. 그들의 예술을 모아 사업을 한다. 그럴싸한 말 잔치라고 할 수 있지만 자신의 자존감과 자부심을 이야기하는 멋진 정의다.
몇 마디를 더 해보고, 사실 그들이 조금 어려워할 수 있는 질문을 했다. 그 질문을 통해서 그들이 생각하는 배경과 맥락을 더 들어보고 싶었다. 수석 엔지니어 얼굴이 빨개졌다. 그런데 아주 진실되게 이야기해줬다. 다시 물었다. "그러면 당신들은 파트너의 관점과 생각을 디자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네요?"라고 물어봤다. 살짝 웃으면 동의해준다. 중요한 것은 파트너의 생각을 디자인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 전략보다 파트너에게도 공헌을 하고, 자신들의 사업도 성장한다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과 일을 한다는 것은 대단히 즐거운 일이다. 더 재미있는 것은 담배 피며 나눠본 질문과 대답이다. 야생의 뛰어난 늑대(프리랜서, 뛰어나지만 office life가 체질에 안 맞는 사람들에 대한 내 정의)들과 어떻게 협력하는지 물어봤다. 그들에게 줄 수 있는 자유, 높은 책임 의식과 동기부여, 높은 윤리의식, 적정한 보상이라는 말이 너무나 당연해서 식상하다. Office life를 살고 있는 사람들은 내가 원하는 것보다 내가 해야 하는 것에 더 집중해야 한다. (Duty first, Right later) 갖고 있는 생각, 읽고 있는 '인간관계론', 읽어 왔던 많은 책, 책을 읽으면 내면에 떠오르고 스쳐간 생각들이 이런 방향으로 나를 몰아간다.
두 번째 만난 파트너는 다른 재미가 있다. 최근 10년간 agile process, UX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개발자를 이해하는 과정은 아니었다. 스스로 영업현장을 지배하기 위해서는 현장의 요구사항을 적확(확실하다는 의미, 나는 적시, 정확이 모두 포함된 의미로 사용)하게 이해하고, 이를 적확하게 처리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사장님부터 말단까지 모두 모여서 이슈 리스트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시간이 오래 걸린다. 누군가는 "아니 자신들이 해야 할 검토 사항을 우리 불러서 시켜.. 고객이 깡패야"라는 소리도 한다.
처음 만난 회사는 어떤 면에서 파트너 회사의 기획과 전략을 다시 기획하는 것과 같은 과정으로 업을 영위한다. 이 기업은 자신들의 사업을 위해서 기획하지만 적절한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 회고(review)를 통해서 결론을 도출한다. 한국 기업에서는 목소리 큰 사람, 지위가 높은 사람이 떠들면 모두 입을 닫는다. 생각이 없는 것이 아니라 책임을 회피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open mind의 토론 문화는 시작은 느리지만 일이 시작되면 일사불란하다. Slow starter이지만 모두의 이해가 같고, 그 이해를 바탕으로 목표에 다가가는 다양성을 담아내는 형태다. 그 수준은 시스템, 조직문화를 이끌어간다. 개인들을 보면, 높은 인품과 실력의 적절한 균형이 더 높게 설정되고 발전 진행 중이라고 이해할 수밖에 없다. 후자의 경우 잘 되면 high risk, high return의 구조다. 큰 소리를 치고 나간 사람이 독식을 하는 형태다. 실패하면 큰소리친 사람이 독박을 쓴다. 파트너와 함께 하는 agile process는 기업이 생산하는 솔루션, 제품, 서비스가 궁극적으로 어떻게 사업과 일렬화 되고 사업이 또 어떻게 agile 하게 돌아가며 연결되는지 알려준다. 사업은 다시 기업의 내부활동에 다시 영향을 주며, 그 결과가 솔루션, 제품, 서비스가 개선되는 것으로 귀결된다. 나는 이런 연결관계를 환상의 순환고리라고 부른다.
내 삶은 내가 이끌어 간다. 내 삶에 닥친 행운과 불행도 내가 처리해야 한다. 타인의 도움만 기대할 수 없다. 타인을 탓하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다. 특정한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중요한 일에 입을 닥치고 있는 것이 무사안일을 위한 전략이 돼서는 안 된다. 그 자리를 차지한 책임의 측면에서, 입을 닥친 책임을 묻는 부정적인 방식도 필요하다. 그보다 자유롭게 소통하는 문화가 정착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서로 돕는 협력의 시대가 요원하고 이를 통해 더 큰 함께하는 성취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출장에서도 많은 생각을 또 정리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