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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 아무나 한다. 그러나 잘하는 건 아무나 못한다. - 가끔은 또라이와 성인을 셔틀 하는 종합예술인

 

 영업만큼 자존심이 강하고 멋져 보이기도 하지만 언뜻 보면 아무나 해도 된다는 편견을 만들어 내는 조직도 드물다. 그만큼 영업이 갖고 있는 모습이 팔색조와 같이 다양하고 종종 술 마시고 노닥거리며 노는 조직처럼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읽고 있는 책에서 내가 고민하는 부분이 있어서 열심히 보고는 있는데, 도통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는다. 주제는 왜 영업을 잘 하는 방법에 대한 고찰이 부족하냐는 것이고, 기업의 전략과 영업의 실행이 일렬화(alignment)가 잘 안되느냐의 문제이다.  영업을 하면서 전략과 실행의 궤리란 당연하고, 그 간격을 어떻게 줄여갈지가 끊임없이 이어 붙이는 작업을 하는 것이 영업의 과정이다. 그래서 영업에서 새로움과 신선함이 떨어지면 죽은 물고기와 같다. 버려지지 않기 위해서도 끊임없이 생동하는 모습을 유지하려고 노력해야 하는 조직이다.

 

 쉽게 이해하면 나의 생각은 전투에 들어선 병사는 오로지 내가 마주하는 적에 집중해야 한다. 이것이 경영학적 조직구조에서 바라보는 영업조직에 대한 시각이라고 생각한다. 마케팅이란 지형지세를 이해하고 진형과 전술을 짜는 전략조직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영업과 마케팅을 동류로 보는 시각은 대단히 잘못된 것이다. 사실 그들은 대립하는 조직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 마케팅은 영업조직이 전략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이 못하는 것은 무조건 싸게 팔거나 무엇이 문제라는 불평만 제기한다고 토로한다. 영업조직은 현실감 없이 책상머리에 앉아서 세부적인 상황도 모르면서 감 놔라 대추 놔라 하며 손님을 쫒는다고 불평한다. 

 

 여기에 최신 기술과 고객들이 요청하는 것을 그 정도 이야기하면 어깨 위에 달린 것을 열심히 사용해서 만들어 볼 생각은 안 하고, 책상머리에 앉아서 남의 제품은 한 번 안 쳐다보고 발가는데로 만들었는지 어이없는 제품을 들고 오는 것이, 개발 조직을 바라보는 영업의 시각이다. 개발 조직은 오늘은 이것이 필요하다, 내일을 저것이 필요하다 잔소리만하고 만들어 주면 팔지도 못하는 조직이, 개발 조직이 바라보는 영업의 단면이다. 제조업체의 개발, 영업, 마케팅의 소란은 대부분이 이런 것이다. 그 외의 소란이란 권한을 벗어나 조직의 프로세스를 지키지 않는 것이 묵시적으로 허용되는 월권과 같은 문제가 커진 경우다. 

 

 개발 전략과 시장 전략을 수립하는 연구소와 마케팅이 실행하는 영업 조직을 이기기 힘든 이유는 그들이 시장을 대변하기 때문이다. 뒷감당이 필요하기도 하지만 영업은 영원한 출구전략이 존재한다. 또한 싸움에 나선 장수는 승리를 위해서 군주의 말도 안 듣기 때문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연구 조직과 마케팅 조직이 시장과 고객을 대하면 같잖은 논리로만 대하다 보니 대패를 부르는 경우가 많다. 이해해 달라는데 논리적인 호승심의 논쟁이 그런 것이다. 고객을 이겨봐야 무엇에 쓸 것인가? 기분 나쁘면 거리만 생긴다. 그 균형을 적절하게 조율하는 것, 그 기준은 매번 다르다. 사람 수만큼 다양하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것은 구조조정과 인력감축을 도모할 때에 개발 인력에게 만들었으니 팔아보라며 시장으로 내모는 경우가 있다. 영업은 병사가 늘면 전투력이 늘어난다는 방문판매처럼 생각하는 듯하다. 이는 분명 영업조직을 무시하는 행위이며 영업이 고도의 전문직이란 이해가 없는 무지한 일이다. 물론 그것이 합리적일 때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영업은 관련된 업종의 제품, 시장, 고객이란 세 가지 요소를 조합하는 조율자이며, 이 조율에 따라 생산성의 크기가 결정된다. 하지만 아무리 전략이 잘 돼있어도 고객이 사줄 마음이 없으면 그림 속의 떡이나 마찬가지다. 이는 제품 전략과 연관될 때가 많다. 구매할 의사를 떨어뜨리는 다른 이유는 기업의 전략이 대외적으로 표현되는 정책과 기업 이미지에 관련된 부분이다. 이 부분은 마케팅과 관련된 부분이지만 보증기간과 유지보수 서비스가 상대적으로 떨어지거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경우가 예이다. 한 가지 영업외에 모르는 점이라면 고객은 그 담당 녀석이 꼴 보기 싫으면 안 산다. 마지막의 것은 체계적으로 관리하기는 대단히 힘들고, 알기도 힘들고, 영업 내에서만 아는 경우가 많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적 측면에 따라 영업의 성과는 크게 달라진다. 이는 태도, 언행, 행동, 인품과 같은 인문학적 소양과 마음씀에 달린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잘 고쳐지지가 않고, 고치라고 하기도 쉽지 않은 것이다. 논리만이 아니라 감성적인 부분이 풍부하게 조화를 이뤄야 하는 지혜가 필요한 부분이다. 대체적으로 해외영업의 경우 인력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조직평가에서는 실적으로만 그려지는 한계가 아쉽다. 때론 회계와 재무적으로 단기간의 손해를 감수하고도 더 큰 이익을 위해서 더 큰 시간 단위를 갖고 이야기하는 그들이 또라이처럼 보이기도 한 이유다. 월, 분기, 연단위로 이해하는 사람이 고객과 10년 이상을 그리는 사람을 이해하기란 어려운 일이기도 하지만 영업은 나를 지원하는 조직의 시간 단위를 고려해 줄 수 있어야 아니 그런 사람이 되어야 영업을 잘할 수 있는 소양이 있는 것이다.

 

 영업을 잘 하는 소양이란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1) 사람과 사물에 대한 호기심이 있어야 한다. (Think Why, Don't stay 8 hours at your chair in a day)

      이것이 없으면 관찰력이 부족하고, 관찰력이 부족하면 배움 적어진다. 

      배움이 적어지면  생각이 좁아지고, 생각이 좁아지면 행동이 편협해진다.

  2) 나를 판매할 줄 아는 사람이 돼라. (Never buy without trust)

      이걸 잘못 이해하고 사용하면 사기꾼이 된다. 

      차이는 타인의 마음을 얻어 상생하느냐, 나를 위해 이용하느냐의 목적이 다르기 때문이다.

      타인의 마음속에서 신뢰를 사서 마음의 빚을 적립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3) 연애를 잘 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Understand & Listen others hearts)

      바람둥이가 아니라 연애할 때 타인을 생각하고 배려하는 소중한 마음가짐을 말하는 것이다. 

 

 3년을 하면 내가 하는 프로세스를 이해하고, 7년을 하면 시장의 움직임과 조직이 돌아가는 시스템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나의 역할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고, 10년이면 자신의 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쌓여서 경력이 되었다고 실력이 이과 같은 것이 아니다. 실력이 있어야 경력이 돋보이는 것이지 그렇지 않으면 경력은 조롱거리가 된다.

 

 이런 자신만의 틀을 갖추지 못하면 어떤 분야에서도 성공하기 힘들지만 지식은 배울 수 있는 것이다. 제품, 언어, 지식은 3년만 스스로 공부하면 배부분 배울 수 있다. 대학 때 한 학기 7과목식 7권이라고 해봐야 4년이면 60권이 되지 않는다. 일 년에 30권씩만 읽어도 지식은 채울 수 있다. 평생 해야 하는 마음가짐과 마음을 가꾸어 나가는 것이 배우기 힘든 것이다. 그래서 뛰어난 사람보다 참된 사람을 볼 줄 아는 안목이 필요하지만, 스스로 그렇지 못하면 볼 수가 없다. 아는 만큼 깨달은 만큼 볼 수 있는 것이다.

 

 장사꾼이 천당에 가기 힘든 것은 유혹이 많아 주화입마에 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런 환경에서 신뢰와 사랑, 소신을 지켜간다면 나는 종교인과 다름없이 세상이 나로 인해서 더 풍요롭고 행복하게 돌아가는데 기여한다고 생각한다. 비록 내가 전공한 무역(貿易)이란 분야가 학문보다는 실무적인 분야로 학계의 폄하 속에 사라져 가지만(해외는 법률과 관련된 분야로 지속된다), 경영학이란 논리와 전략, 전술로 무장한다고 전투를 더 잘한다고 보기 어렵다. 이런 풍조가 10년이 넘으니 해외영업에서 꽤 괜찮은 인력은 보기 힘들고, 어쭙잖은 전투력 떨어지는 장교들만 양산된 모습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주역보다 무역이 더 어렵다는 농담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런 젊은 청춘들이 더 많이 영업, 해외영업이란 분야에 도전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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