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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비록 대기업 근무를 오래 하지 못했고, 성공적인 대기업인이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2년 남짓한 대기업 생활이 내게는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가능한 사회초년생 시절에는 대기업에 들어가 일을 배우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에 대해 써보려고 한다.

1.  큰 조직을 경험할 수 있다.

 

적어도 수천 명 이상의 조직을 경험해 보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조직의 불완전함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작은 조직은 더러 이상적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있다. 유능한 상사 밑에 유능한 직원이 함께 일한다. 상사가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그리고 그 아이디어를 실행할 방법을 팀원이 모두 모여 발굴하고, 실행 방법을 따라 모든 팀원이 한 몸이 되어 열심히 나아간다. 이런 식으로 일을 할 수만 있다면 환상적인 결과물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그 조직의 규모가 수천 명쯤 되면, 작은 조직 단위에서야 이런 아름다운 일이 벌어진다 하더라도 작은 조직이 모인 중간 조직, 그리고 큰 조직을 거치다 보면 각 개인의 입장이 반영되기 시작해 소위 정치력이 결과물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다. 이쯤 되면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말을 실감하기도 하는데, 바로 이러한 조직의 불완전함을 사회 초년생 시절에 배워야 한다. 왜 그 배가 산으로 가야만 했는지, 누가 배를 산으로 이끌었는지 관찰하고, 나라면 어떻게 할 것인지 등등을 생각해 봐야 한다. 이 조직의 불완전함을 내가 어떻게 메울 수 있는지, 만약, 그런 불완전함에도 불구하고 환상적인 결과물을 내는 그 누군가가 있다면 그 사람은 어떻게 했는지, 어떤 능력을 발휘했는지 관찰하면 좋다. 덧붙여 큰 조직에서는 ‘열심히’한다고 일이 잘 되지 않는다는 점을 꼭 깨달아야 한다.

 

2. 정치력의 중요함을 깨달을 수 있다.

큰 조직 경험이 필요한 이유에 정치라는 걸 언급했다. 더 상세히 이야기해보면, 정치는 생활의 일부다. 정치인만 정치를 하는 게 아니라, 조직에서도 정치를 한다. 정치는 내가 하는 역할 더 나아가서는 내 팀의 역할을 선명하게 하는 일이다. 신제품 출시를 신제품 개발팀 소속으로 본인이 리드하고 있다고 생각해 보자. 이 신제품은 어느 부서에 도움이 되는가? 그리고 어떤 부서에 해가 되는가? 또는 혹시 그 어떤 팀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가? 이런 걸 고려해 어떤 팀과 협력해야 할지, 어떤 사람과 함께 일해야 하고, 또 그들을 설득할 명분 혹은 비전은 무엇인지 고안해야 한다. 이런 정치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내가 지금까지 만든 실적이 필요한 건 당연하다. 이런 사내 정치가 에너지 낭비라고 생각한다면, 이는 조직의 특성을 무시하는 것이다. 사람은 모이면 정치를 한다. 한국인의 특징이 아니라 모든 인간의 특징이다. 외국계 회사라고, 외국인이 운영하는 회사라고 정치가 없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외국계 회사에서도 직급이 올라갈수록 정치적인 감각이 없으면 괴롭다.

 

3. 조직만이 할 수 있는 일을 경험할 수 있다.

만약 음식점 비즈니스를 한다고 생각해 보자. 한 개인이 낼 수 있는 음식점 숫자는 몇 개나 될까? 5개? 10개? 그렇다면 100개는 낼 수 있을까? 아마 10개 정도까지는 개인의 힘으로 낼 수 있을는지 모른다. 하지만 100개, 1000개의 음식점을 내야 한다면 수백 명, 어쩌면 수천 명 규모의 조직이 필요하다. 그 많은 음식점에 재료를 공급할 구매팀이 필요하고, 음식점을 운영할 사람을 뽑을 인사팀이 필요하며, 각 음식점의 매출 및 매입을 관리할 재무팀이 필요하다. 이런 일을 해내기 위해서는 일하는 법, 즉 프레임이 있다. 규모 있는 일을 하면서 이 프레임을 익히는 게 사회 초년생에게는 아주 중요하다. 이 프레임을 이미 익혔다면 작은 규모의 일을 하는 건 쉽다. 하지만 작은 조직에서 이런 프레임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 채 큰 조직에 가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4. 마지막으로, 본사라는 점이다.

본사에는 지사에 없는 다양한 기회가 있다. 전략 개발이 그 하나의 예다. 한국에 있는 모든 외국계 회사는 지사다. 중요한 의사 결정, 즉 전략을 본사에서 개발하면 그걸 따르는 일을 하는 게 지사의 역할이다. 외국계 회사도 나름이라 중요한 의사결정의 일부를 지사에 맡겨두는 일도 있지만, 대부분의 전략 개발은 본사에서 하기 마련이다. 그런 면에서 한국 대기업에 근무한다는 건, 중요한 전략 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이야기다. 또, 오히려 한국 대기업이 이제는 해외 파견 기회가 많다. 외국계 회사에서 한국인을 외국으로 파견 보내는 경우가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파견을 간다 하더라도 Expat이 아닌 local hire 형태가 많아 주재원으로서 받는 혜택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반면에 아직도 한국 대기업은 많은 직원을 Expat 패키지로 해외로 파견 보낸다. 이제는 해외 근무 기회를 얻고자 한다면 국내 대기업이 더 낫다.

 

 

외국계 회사가 워라밸이나 해외 경험 등을 하기에 더 좋다고 알려져 있기도 하지만, 그건 이미 10년 전 이야기 같다. 오히려 최근에는 국내 대기업의 워라밸도 좋아지고 있으며 해외 경험 기회는 더 많다. 게다가 외국계 회사에서 경험하지 못하는 큰 조직을 경험할 수 있어 사회 초년생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국내 대기업이든 외국계 회사든 본인 성향에 맞는 곳이 있다고는 하지만, 가능한 국내 대기업 경험은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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