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퍼 레터를 받고, 사인을 해 보내면서 추가로 여권 사본, 대학 졸업 증명서 등 두세 가지 서류를 보냈다. 반면에 와이프가 오퍼를 받고 EP(Employment Pass)를 준비할 때는 나와 아이들을 위해 DP(Depandent Pass)를 받아야 해서 추가 서류가 엄청 많았다. 가족임을 증명하는 서류부터 아이들이 필요한 예방 접종은 다 맞았는지 확인하는 서류까지 냈다. 그런데 예방 접종 서류에 의사가 서명란에 이름을 썼지 사인은 하지 않았다고 확인해 달라는 메일을 받을 정도로 까다롭게 서류를 보는 느낌이었다. 와이프의 EP와 내 DP는 1주일 남짓만에 받았지만, 아이들 DP는 그 보다 2주 정도 더 시간이 걸렸다.
와이프의 경우 신청하고 1주일 남짓만에 결과가 나왔는데, 나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리는 모양이다. 난 저번 주 EP 신청에 들어갔으니 다음 주 중에는 결과가 나오리라 생각되지만, 최근에는 3주까지도 걸린다니 아마 다다음 주까지는 각오해야 할 거 같다. EP 승인이 기다려지기도 하지만, 천천히 나와도 되는데 하는 생각도 있다. 세일즈에서 마케팅으로 직무를 바꾸어 가니 조금은 부담스럽다.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에 처음 만들어지는 자리라 생기는 부담도 있다. 스스로 내가 할 일을 정의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지만, 자칫 잘못하면 없어지기 쉬운 자리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입사해서 어떻게 일을 해야 할지 생각을 조금 해봤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중국에서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그 후 아시아 주요 마켓을 돌면서 각 마켓에 어떤 니즈가 있는지 파악을 해야 하고 각 마켓별로 action item을 정해야 한다. 아시아 하나로 묶기에는 각 마켓 상황이 너무 다르기 때문이다. 그 이후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을 해야 한다. Resource가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Cluster level에서 우선순위를 정하는 게 당연하다. 내가 정한 Action item의 우선순위를 매니저와 상의한 후, 각 마켓 Marketing과 Sales 책임자와 우선순위를 Align 하는 과정을 거칠 것이다. 그 후에는 우선순위대로 action item을 clear 해가면 된다. 관건은 얼마나 빨리 각 마켓 상황을 습득하느냐에 달려있다. 배우는 건 자신이 있는데, 또 배우려니 귀차니즘이 살짝 발동하려 하는 것도 사실이다. 사실 어떻게 일할지 고민하는 건 EP 승인되고 나서 해도 된다. 다시 아이들과 집안일에 집중하면서 차분하게 EP 승인을 기다려 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