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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독자로부터 사회 초년생으로서 직장 생활을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냐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사회 초년생 시절 나는 그렇게 좋은 직원은 아니었기에 좋은 조언이 될는지 모르겠습니다만, 그 시절을 회상하며 어떤 부분을 보완했으면 더 좋았을까를 생각하며 써보려 합니다.

1. 맡은 일 잘하기

기본입니다. 월급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맡은 일 잘하는 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회사에 처음 들어가면 보통 하찮고 사소한 일을 먼저 합니다. 성과가 나올 수 있는 일을 주지는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지요. 이건 경력 사원으로 들어가도 마찬가지인데, 보통 성과가 잘 나고, 금세 각광을 받을 수 있는 자리는 보통 회사 내부에서 채웁니다. 그렇게 해도 채워지지 않는 자리를 회사 밖에서 찾는 것이지요. 따라서 새로 입사하는 사람은 신입이던 경력이던 동료들은 다소 꺼리는 일을 하는 셈이니 솔직히 어렵고 힘들지 않겠어요? 저는 엔지니어로 처음 입사했을 때 물품 구매를 많이 했습니다. 신입 엔지니어한테 생산 라인 도입을 맡길리는 없지요. 그리 자잘한 물품 구매라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어서 그 당시 저는 현장에서 필요한 물품 요청이 들어오면 시스템에 들어가 기계적으로 물품을 주문했습니다. 이런 일에 일할 의욕이 나기는 쉽지 않겠지요. 하지만, 이것도 지금 생각해보면 하기 나름이었습니다.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현장에서 사달라고 한 걸 기계적으로 주문할 게 아니라, 제가 현장에 들어가 직접 필요한 물품을 챙겨 볼 것 같습니다. 또, 아무리 하찮은 물건이라도 품질 수준이 제각각이니 어떤 수준의 제품이 필요한 지 스스로 고민해 볼 것 같네요. 그렇게 일했다면 새로 짓는 공장의 일부에는 내 손길이 조금 더 진하게 닿았겠지요. 작게나마 하는 일에 애정이 생기면서 일이 조금은 더 재미있어졌을 것입니다.

 

2. 마음이 통하는 동료 찾기

본인보다 경력이 많던 적던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저 허심탄회하게 회사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면 됩니다. 일하다 보면 잘 풀리지 않는 문제도 있고,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기 마련인데, 이런 문제를 그 분과 이야기를 나누면 좋습니다. 일종의 감정 분출구를 만들어 두는 것이지요. 업무 시간에 짬을 내어 차를 한 잔 하든, 점심을 같이 하든 그 시간 동안 회사 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시기 바랍니다. 회사 이야기는 회사 사람이 아니면 하기도 어렵습니다. 가족이나 친구에게 회사 이야기를 하려고 하면 이해를 돕기 위해 사전에 풀어야 할 썰이 1시간이 훌쩍 넘으니 쉽게 이야기 꺼내기도 어렵지요. 지금까지 저는 여러 번 회사를 옮겼지만, 각 회사에 모두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동료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와이프에게도 자주 회사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자주 얘기하다 보니 회사 내부 사정을 와이프도 알게 되어 회사 이야기를 꺼내기 쉬웠고요. 혹시라도 회사에서 도저히 사람을 찾을 수 없다면, 가까운 지인에게라도 회사 이야기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3. 회사 생활과 개인 생활 구분하기

회사 일은 회사에서 끝내도록 하십시오. 집으로 가져와서, 업무 시간이 끝나서도 일에 매달리지 말아야 합니다. 특히 재택근무를 많이 하게 되는 최근의 상황에서는 더 주의해야 하는데, 집에서 일하더라도 업무 시간에만 집중을 해 일을 마무리하고, 업무 시간이 끝나면 두뇌에서 플러그를 뽑듯이 일에 대한 생각을 지워야 합니다. 이것이 말처럼 그리 쉽지 않아서 일에서 오는 다양한 스트레스 상황을 처음에는 관리하지 못하기 마련입니다. 저 역시 3~4년 차에 세일즈 할 때를 생각하면 그렇습니다. 월말만 되면 실적 마감에 잠이 잘 오지 않을 지경이었거든요. 회사에 가면 해야 할 일 때문에 가슴이 답답했고, 대리점 사장들과 해야 할 불편한 대화를 떠올리면 한참을 뒤척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문득 이렇게 살면 안 될 거 같아,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때 골프를 시작했는데, 연습하거나 라운드를 할 때면 회사 일은 전혀 떠오르지 않아 좋았습니다. 이제는 습관이 되어서 업무 시간 후 회사일을 생각하지 않게 되었지만, 여전히 할 일이 많을 때는 그게 쉽지 않습니다. 그럴 때 저는 골프 연습장에 가곤 합니다. 이렇게 회사와 나를 업무 시간 이후에는 분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시길 바랍니다. 그래야 지치지 않고 직장 생활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4. 회사 욕 하지 말기

아무리 좋은 직장을 다녀도 단점이 있고, 아무리 좋은 직장을 다녀도 불평을 터뜨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더 나은 회사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조언을 하는 것과 회사에 불만을 표출하면서 욕을 하는 건 다릅니다. 저 역시 신입 사원 시절 참 이런저런 불만이 있어서, 동료와 휴게실로 몰려가 회사에 대한 불만을 터뜨리는 게 회사 다니는 재미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다 내 얼굴에 침 뱉기나 다름이 없다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뒤에서 회사 욕을 한다고 회사가 변할 리도 없습니다. 그렇게 회사가 불만이면 나서서 바꿔보려고 노력을 하던가, 바뀔 가능성이 없고 도저히 참을 수 없다면 회사에서 나오는 게 맞습니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것이지요. 단, 갈 곳은 정하고 나와야 합니다. 덧붙여 저 같은 경우 전 직장에서 노사 협의회의 직원 대표로 일한 적도 있다는 점 말씀드리고 싶네요. 직장으로서 개선해야 할 점을 회사 대표에게 이야기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지요. 이때 직원들의 불만을 그대로 전달하지 않고 늘 근거를 가지고 이야기하려 노력했습니다. 덕분에 작지만 중식대 인상, 사무 용품 품질 개선 등 여러 성과를 올릴 수 있었고요.

 

5. 내 인생에서 직장이 가지는 의미 생각해 보기

직장 생활을 몇 년 해보면 대략 본인이 직장 생활이 맞는지 안 맞는지 답이 나옵니다. 이때쯤 본인 인생에서 직장이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인생을 사는 다양한 옵션도 생각해야 한다는 뜻이 됩니다. 회사에서의 성공이 인생의 성공이었던 적도 있으나, 지금은 다릅니다. 저 역시 십 수년 전, 신입 사원 시절에는 회사에서 꼭 성공을 해야 인생에서 성공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여러 번 직장을 옮기면서 경력을 쌓다 보니 회사가 전부가 아니란 걸 알게 되었습니다. 회사를 나와 창업을 하는 사람, 직장 생활은 안정적인 현금을 만들어내는 것으로만 보는 사람, 그리고 일이 너무 좋아 직장 생활에 올인하는 사람도 봤습니다. 각자 다 사는 방법이 다른 것일 뿐 뭐가 낫다고 이야기하기 어렵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내 능력과 성향, 주변 환경 그리고 사회 트렌드 등을 고려해 내게 제일 잘 맞는 길을 선택해야 합니다. 직장 생활에서 성공하는 것만이 답은 아닙니다.

 

6. 협업하는 법 배우기

마지막으로 신입 사원 시절에는 협업하는 법을 잘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회사에서 하는 일은 협업이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일할 때 늘 내가 하는 일이 회사 내외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결해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나는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가? 내 일은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이 두 가지를 늘 생각하며 일하도록 해야 합니다. 이렇게 길러진 협업능력은 어디 가든 환영받기 마련입니다. Team player, Stakeholder management와 같은 soft skill은 레주메에 꼭 넣어야 하는 필수 skill set입니다. 또 한 가지, 협업을 잘하려면 남들이 어려워하는 일 혹은 꺼리는 일을 맡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해 탁월한 팀플레이어가 되면 리더십도 갖춰지기 마련입니다. 회사를 나와 창업을 하더라도 리더십이 갖춰진 탁월한 협업 능력은 아주 중요합니다. 즉, 나중을 위해서라도 꼭 배워야 하는 게 협업 능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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