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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이직을 할 때 생각해볼 점, 특히 주의해야 할 점 위주로 정리해 보려 한다. 내 이직 경험과 지인의 경험을 토대로 한 것임을 밝혀둔다.

 

 

이직 후에 내가 할 직무를 정확히 파악하자

 

같은 세일즈라 하여도 다양한 종류가 있다. 지금 T사에서 하고 있는 세일즈와 D사에서 했던 세일즈는 무척 다르다. 이건 모든 직무에 해당하는 일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전에 했던 일과 비슷하겠지 하면서 직무에 대해 제대로 알아보지 않는다면 On Board 과정에서 힘들 수 있다. 내가 다녔던 회사 혹은 인터뷰를 봤던 회사는 대체로 인터뷰 과정에서 가능한 상세하게 JD(Job Description)에 대해 interviewer들이 설명해줬고 궁금한 점 있으면 나도 많이 질문을 했다. 이런 과정 속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인지, 나랑 맞는지, 또 회사가 요구하는 수준은 어떤 것인지 파악할 수 있었다. JD를 먼저 숙지하는 것은 기본이나 JD에 나와있지 않은 Context까지 파악하려면 인터뷰 과정을 잘 활용해야 한다. 전직자를 만나 이야기 듣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되겠다. 부푼 꿈을 안고 이직을 했는데, 직무가 내가 생각했던 것이랑 너무 달라 ‘어 이게 아닌데’란 생각이 들면 낭패가 아닐 수 없다.

 

 

연봉 협상은 제대로 하자

 

그 어떤 회사도 처음부터 직원이 만족할 만큼 넉넉한 연봉을 주지 않는다. 인사부에서는 연봉에 대한 Market Data를 가지고 있다. 입사 후보자 출신 회사와 입사 후보자 직급을 보면 혹은 산업군을 보면 어느 정도 수준의 연봉을 받고 있는지 파악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걸 알고도 덥석 많은 연봉을 안겨 줄 리 없다. 더러 내부 규정이라면서 기존 연봉보다 낮은 연봉을 제시하기도 한다. 그래서 어떤 회사들은 자기 회사 예산에 맞는 후보자만 추천해 달라고 헤드헌터에 이야기하기도 하고, 최종 면접 전에 희망 연봉을 파악하기도 한다. 하지만 꼭 필요한 사람이라면 Siginig Bonus를 줘서라도 채용을 한다. 즉 희망 연봉 대비 이직하려는 회사의 연봉이 높지 않다면 Signing Bonus를 회사가 제시하고도 하고, 내가 요구할 수도 있는 일이다. 대략 제시받은 연봉이 마음에 들지 않아 재차 회사 측에 고려해달라 이야기하고 인상 이유가 타당하다면 대체적으로 5% 안팎은 회사들이 수용하는 편이다. 이직 과정에서 난 늘 연봉 협상을 통해 추가 연봉 인상을 요구했고, 대체로 받아들여졌다. 이 때문에 문제가 되었던 적은 없다. 다시 한번 강조한다. 연봉을 협상해라.

 

 

각종 인사 제도인 승진, 연봉, 성과 평가 등을 반드시 파악하자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놓치는 부분이다. 회사마다 승진 제도, 연봉 인상 시점 및 제도, 마지막으로 입사한 해에 성과 평가 대상이 되는지 여부가 모두 다르다. 예를 들어 승진의 경우 D사는 3월과 9월, J사는 4월과 10월, T사는 4월에 승진 발령을 낸다. 성과 평가도 역시 모두 시기와 대상이 되는지 여부가 다르다. T사와 D사는 9월까지 입사를 하면 해당 연도 성과 평가 대상이라 성과급도 받지만, J사는 하반기에 입사를 하면 성과급 대상이 아니었다. 마지막으로 연봉 인상 시점 역시 모두 다르다. T사는 4월, D사와 J사는 3월이었고, 성과 평가 대상이 되어야 연봉 인상이 가능했다. T사는 9월에 입사했음에도 다음 해 연봉 인상을 받았지만, J사와 D사는 모두 9~10월에 입사하는 바람에 연봉 인상 대상이 아니었다. 따라서 최종 후보자로 선정되고 나서 연봉 협상을 할 때, 성과 평가, 승진, 그리고 연봉 인상 시점과 대상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나는 T사 입사할 때 9월에는 입사를 해야 해당 연도 성과급을 받고, 연봉 인상 대상이 된다는 걸 파악하고 9월 말에 입사하였다.

 

 

마지막으로, 헤드헌터 이야기는 잘 걸러서 듣자

 

구직 혹은 이직하는 과정에서 오해하기 쉬운 것 중 하나가 헤드헌터가 구직자 입장을 대변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헤드헌터는 회사 입장을 대변한다. 회사의 요청으로 후보자를 찾는 사람이지 구직자의 요청으로 회사를 찾아주는 사람들이 아니다. 더더군다나 채용이 성공하면 성공 보수를 회사로부터 받는다. 그렇다고 헤드헌터에게 서운함을 표현하고나, 그들을 좋지 않은 시각으로 볼 건 아니다. 입장 바꾸어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헤드헌터가 하는 이야기는 회사 입장을 대변한다고 생각하고 들을 필요가 있다. 특히 연봉 협상 관련해서는 전적으로 회사 입장을 반영할 수밖에 없는데, 연봉을 맞추지 못해 채용이 취소라도 된다면 성공보수가 ‘0’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채용 후보자가 원하는 연봉을 들고 가 회사를 설득하여 후보자를 만족시킬 헤드헌터는 드물다. 나, 역시 T사와 연봉 협상을 시작하면서 내가 원하는 연봉을 헤드헌터에게 이야기하니, 헤드헌터가 난색을 표명하면서 낮춰달라고 요구받았다. 또 한 가지, 헤드헌터는 이직하려는 회사의 직원이 아니다. 따라서 이직하려는 자리에 대해 상세히 알지 못한다. 헤드헌터는 이직하려는 자리에 대한 정보를 Hiring Manager 혹은 인사부 채용 담당으로부터 전달받아, 후보자에게 다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제한된 정보를 받기 때문에 상세히 알 수 없고 더러 후보자가 지원할 수 있게끔 좋은 점을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인터뷰 과정을 통해, 이직하려는 회사 직원을 통해, 또는 회사 평판을 조회할 수 있는 앱을 통해 지원하는 자리에 대한 정보를 더 알아내야 한다. 헤드헌터에 의존하지 말고 헤드헌터 이야기는 참고하는 정도로 활용하자.

 

 

사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 나도 첫 이직에서는 이런 것을 제대로 따지지 못했다. 그전까지 이직 경험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직을 거듭하다 보니 연봉을 협상하고, 인사 제도도 파악하면서 이직 프로세스를 진행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직할 때 여유를 가지면 좋겠다. 서두를수록 중요한 걸 놓쳐 실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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