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소서에 쓸 말이 없을 때 거짓말을 써야할까요?" 이 질문도 꽤 자주 받곤 한다. 우선 조건부터 잘못됐다. 자소서에 쓸 말이 없을 때란 없다. 모든 사람은 고유한 경험이 있고, 각각의 경험마다 의미와 가치는 반드시 있다. 사건에 대한 해석과 의미부여를 못하고 있을 뿐이지 쓸 말이 없는 건 아니다. 그래서 거짓말을 써야하나라는 생각이 든다면 우선 과거의 경험에서 재해석하거나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사건은 없는지부터 다시 생각해보는 게 좋다.
위의 경우를 제외하면 남는 경우는 '너무' 솔직한 경우다. 솔직과 정직은 다르다. 솔직은 그대로 말한다는 개념이지만 정직은 질문에 대한 바른 답을 하는 개념이다. 그래서 솔직은 불필요한 말이 튀어나올 수 있는 리스크가 있다. 예를 들어보자.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쓰라고 하는데 직무가 회계쪽이다. 보통 회계쪽의 성향을 추론하자면 꼼꼼함은 반드시 들어간다. 그러다보니 이런 질문이 나온다. "강선생님, 저는 꼼꼼하지 않은데 꼼꼼하다고 거짓말을 해야 할까요?" 당연히 아니다. 거짓말을 해서 자소서를 통과한들 면접을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 아마 폭망할지도 모른다.. 꼼꼼하다고 거짓말을 하는게 아니라 꼼꼼함을 제외하고 회계직무에 어울리는 다른 장점을 써야 한다. 꼼꼼함이 떨어지는 걸 굳이 솔직하게 말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나에게 열 가지의 단점이 있는데 이 중 한 가지는 직무에 굉장히 어울리지 않는 단점이라고 치자. 그러면 나머지 아홉 가지 단점 중에 하나를 말하는게 낫지, 굳이 크리티컬한 그 한 가지 단점을 솔직하게 말할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거짓말은 할 필요가 없는게 아니라 안하는 게 좋다. 어차피 면접에서 다 뽀록(?) 나기 때문이다. 거짓말이 아니라 정직하게 말할 수 있는 안전한 답을 하는게 전략적으로 좋다. 거짓말도 아니고, 사실이긴 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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