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흥미로운 주제거리가 하나 있다. 토론면접이나 특정 전형에 대해
주어진 정보가 부족했다
시간이 부족했다
라는 등의 피드백이나 컴플레인 같은 거다. 이게 왜 흥미로운 주제일까? 취업 특강을 할 때, 빠뜨리지 않고 말하는게 마인드 체인지다. 대학생 마인드에서 벗어나서 프레임을 바꿔야 한다는 말이다. 직장인의 세계로 들어가서 직장인의 삶을 살아야 하는데 대학생의 마인드와 대학생의 프레임으로 현상을 바라보면 절대 풀리지 않고, 이해되지 않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럼 "주어진 정보가 부족했다", "시간이 부족했다"라는 말이 왜 문제가 될까? 말하고보니 문제라고 표현하는 게 과격할 수는 있겠다. 이슈라고 해야할까? 이유는 간단하다. 학생 삶의 특징은 고정적, 규칙적, 합리적이다. 주어진 과정대로 주어진 시간에 주어진 내용을 공부하면, 절대평가/상대평가라는 규칙에 따라 점수가 나온다. 그리고 합당하지 않다고 생각되면 이의를 제기하여 학교에 수정을 요할 수도 있다. 이런 업무관을 가지고 취업을 준비하고, 직장생활을 하려하면 엄청난 스트레스와 좌절에 봉착할 수 밖에 없다. 학생의 삶과 직장인의 삶은 전혀 다른 매커니즘이기 때문이다.
직장인의 삶은 유동적, 불규칙적, 비합리적이다. 사회생활을 괜히 정글이라고 하는 게 아니다. 제도라고 세운 것은 예외사항이 비일비재하고, 마감일이 지켜지지 않거나 한 달이 필요한 일을 일주일 안에 끝내라고 갑자기 오더가 떨어지기도 한다. 혹은 1년 동안 준비한 서비스가 다음 주 런칭을 앞두고 있는데 갑자기 보류되거나 부서가 폐지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직장인은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잘 대처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이런 차이점으로 볼 때, 직장인들에게 기본적으로 정보가 부족한 건 당연하다. 시간이 부족한 것도 당연하다. 정보가 충분하면 정말 좋은 거고, 시간이 넉넉하면 좋은 거다. 하지만 회사는 직장인들에게 매우 충분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게 배려해주진 않는다. 열악한 상황에서 최선의 결과를 이끌도록 요구한다. 그런 점에서 함께 동료로 일할 신입사원을 뽑는데 "정보가 부족해서 제대로 못했다", "시간이 부족해서 제대로 못했다"라고 하는 사람을 선호하지는 않을 것이다. 입사하면 똑같은 상황에 놓일텐데 그때는 잘하겠지라고 생각하기는 어려우니 말이다. 물론 절대적으로 누가봐도 정보와 시간이 부족한 경우는 존재한다. 이 경우에는 스트레스 내성을 평가하거나 최악의 상황에서 어느정도까지의 최선의 결과를 낼 수 있는지 보려는 의도가 있다.
어떤가? 매커니즘을 알고나니 생각이 바뀌는가? 사회는 정글이다. 학교처럼 모든 정보를 주고, 고정된 시간을 주지 않는다. 이런 환경이 사회생활이라고 인식하고, 취업을 준비한다면 실무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신입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온실 속의 화초가 아니라, 벽돌 사이에 돋아난 잡초가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