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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14화 중 오대리와 소개팅녀의 대화]


오대리: 식사라도 좀 어떻게..
소개팅녀: 아니요. 다음 기회에..
오대리: 아 그럼 제가 다음 기회에 좋은 자리를 좀 만들어 볼까요?
소개팅녀: 아니요. 제 스타일이 아니세요. 죄송합니다.
오대리: 아! 어떤 스타일을 좋아하시는 데요? 아. 제가 좀. 살을 좀. 빼야 되는데.. 아 제가 옷을 좀 못 입죠? 아.. 아.. 맞다. 머리를 좀 펴야 되는데.. 아.. 이거 아닌가? 아 제가 목소리가 잘... 두꺼우면 좋을텐데.. 아 회사 동료들이 이거 가지고 놀려 가지고..
소개팅녀: 저, 별로 이기적으로 보이지 않아서 싫은 거예요. 밖에선 사람 좋다는 소리 듣지만 같이 사는 사람은 답답할거 같아요.





[매커니즘]
1. 당신이 실패한 연애를 생각하라.
- 아무리 잘 생기고 예뻐도 동일하게 경험하는 것이 있다. (물론 예외는 있지만) 바로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랑은 잘 연결이 안된다는 것. 이유는 간단하다. 위에 나온 오동식 대리처럼 나도 모르게 '을' 포지션으로 가기 때문이다. 처음에 마음을 뺏긴 나머지 어떻게 하면 소개팅녀의 마음에 들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그러니 안절부절하게 되고, 혹여나 실수해서 마음에 들지 않을까 노심초사 한다. 그리곤 계속 상대방의 의중을 살피고, 물어보고 배려하려고 한다. 소개팅녀는 아무런 생각이 없다가도 이런 남자에 의해 자연스레 '갑' 포지션으로 올라가진다. 정확히 표현하면 동등했던 관계에서 남자가 스스로 자신을 낮추며 소개팅녀가 자신을 '을'로 보게끔 만드는 것이다.
 이런 적이 없어서 와닿지 않는다면 혹시 당신을 먼저 좋아한 이성을 생각해 봐라. (없다면 사죄한다) 자연스레 그 상대방에게 매력을 못 느끼고, 하찮게 느꼈을 요인이 다분하다.


2. 나와 소개팅녀 VS 나와 채용담당자
- 매커니즘은 똑같다. 어떻게든 마음에 들기 위해, 어떻게든 뽑히기 위해 절실한 마음을 가지는 순간! '을'로 포지셔닝 된다. 당신이 생각하는 진심! 열정! 절실함!은 낭만적인 뜬구름 잡는 소리일 가능성이 높다. 현실은 절실한 순간, 실수하고 불안해 보이고 없어 보인다는 거다. 그렇다고 갑질을 하라는 소리는 절대 아니다. 마인드가 '을'인데 표현만 갑질을 하면 더 없어 보이고 허세 잔뜩 들어간 븅신으로 보이기 십상이다. 소개팅이든 취업이든 모든 관계에서는 이런 역학 관계가 발생한다. 그래서 '진심', '정성', '열정'과 같은 낭만적인 생각보다는 '설득', '마케팅', '전략' 측면에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전략]
1. NO! 절실
- '꼭 이 회사에서 꼭 이 직무를 하고 싶다'라는 생각을 버려라. 그러나 취업에 목말라있는 취업준비생들에게 '절실해 하지 말아라'라는 말은 정말 혹독한 말이다. 하지만 절실해 질수록 구렁텅이에 빠진다는게 현실이다. 어떻게든 극복해야 한다. 사겨달라고 절실하게 매달리는 사람에게 사랑을 줄 사람은 많지 않다는 걸 깨달아야 한다.
 꼭 이 회사에서 꼭 이 직무를 하고 싶다는 말을 번역하면 '전 이 회사 말곤 갈 데가 없어요. 제발 꼭 뽑아주세요'라는 말로 표현된다. 이런 말을 쓰거나 말해서는 안될 뿐더러 마인드 자체를 바꿔야 한다.
 어떻게 바꿔야 할까? 우선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상위 카테고리를 찾아야 한다. 예를 들면 이 회사, 이 직무보다 위에 있는 가치 혹은 산업을 생각해 봐라. "난 이런 저런 이유 때문에 이 산업에서 일을 하고 싶었다. 그리고 이 산업에서 이런 가치를 가지고 이렇게 구현해 보고 싶었고, 이런 계획을 꿈꾸고 있다. 이 회사를 선택한 이유는 다른 회사보다 이러저러한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하는 것과 함께 발전해 나갈 수 있다고 판단했다"라는 식으로 말한다면 담당자는 생각의 프레임이 바뀐다.
'어라? 얘 뭔가 있어 보이는데? 우리 회사가 아니더라도 갈 곳이 많은 거 같은데, 놓치면 안 될 사람인가? 당당한게 생각이 있어 보인다'
E01에서 이야기 했지만 자소서는 후킹이다. 없어 보이는 표현은 후킹이 되지 않느다. 있어 보이는 프레임으로 담당자의 호기심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


2. NO! 대학생 마인드
- '을의 포지션으로 내려 가는 가장 빠른 방법은 대학생 마인드를 갖는 것이다. 대학생 마인드 중에서도 '배우겠다'라는 것이다. 학교는 내가 돈을 내고 배우는 곳이다. 반면 회사는 내가 돈을 받는 곳이다. 회사에서 배우고 돈을 받는다면 회사는 자원봉사단체아닐까? 회사는 절대 배우겠다 라는 사람을 매력적으로 보지 않는다. 물론 태도 측면에서 잘 배우는 사람을 좋아한다. 하지만 그건 당당한 상태에서 경험을 배운다는 맥락이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빠르게 배우겠다라는 수동적인 의미를 좋아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대학생 신분이기 때문에 배우는 것에 익숙하기 때문에 열심히, 성실하게 배우겠다 라는 생각에 사로 잡히기 쉬운데 빠르게 벗어나라! 부족하더라도 최선을 다해서 내가 할 수 있는, 내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어필해라! 배우겠다는 수동적인 자세보다는 하고자 하는 일과 회사에 대해 깊은 고민을 했다는 적극적인 당당한 자세를 보여라!


[반전]
1 '나'를 모른 상태에서 표현만 사용하면 븅신 취급 될 수도
- '갑' 마인드를 가지려면 내가 실제로 어떤 강점이 있고, 어떤 일을 좋아하고,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지에 대해 아주 구체적이진 않아도 방향성은 알아야 한다. 나 자신에 대해 파악이 안된 상태에서는 당연히 '을'의 입장이 될 수 밖에 없다. (번번히 떨어지는)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다.
'시켜 주시면 모든 열심히 하겠습니다'
열심히는 기본이다. 그리고 당신보다 열심히 할 절실한 사람은 너무너무 많다.
나 자신에 대해 알아야 자신감이 생긴다.


나 자신에 대해 파악하는 방법은 다음 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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